최종편집 : 2025.01.13 16:13
TODAY : 포덕166년 2025.01.13 (월)
(지난 호에 이어) 보은 충경포 수접주 윤경신은 눈자위와 상체가 헌헌한 중년의 남자였다. 청수잔을 올려 한울님께 심고하는 것으로 상견례를 대신한 후, 신재길은 구해온 총을 더 살펴보겠다며 일행을 남겨두고 자리를 떴다. 윤경신이 두루마기를 벗어 횃대에 걸고는 나달나달해진 짚신을 잔솔가지로 털어 한쪽에 밀어놓았다. 사려 깊음이 몸에 밴 사람처럼 보였다. “경기도에서 예까지 오시느라 여독도 안 풀리셨을 텐데 이리 찾아주심에 감읍할 따름입니다.” “작년 보은 취회 이래 전국 각지에서 솔병해 모여드는 도인들을 치르시느라 되레 노고가 ...
(지난 호에 이어) 2. 혁명 괴산전투가 끝난 후, 동학군은 큰물 들어오듯 척양척왜의 깃발과 지역별 포접을 알리는 깃발을 앞세워 보은을 향해 진군해 나아갔다. 워낙 많은 숫자의 이동이라 정해진 길은 따로 없었다. 이천포는 청안, 미원을 지나 보은의 지경으로 접근해 들어갔다. 행군 도중 여장을 푼 숙영지마다 흰옷 입은 동학군이 밀려들어 수천 마리 백로가 날아든 듯 가을 들판을 뒤덮었고, 밥때를 알리는 호군장(犒軍將)의 징소리가 가마솥이 풍기는 밥 냄새와 어우러져 산야로 퍼져나갔다. 보은 장내리 대도소에 도착하기 하루 전, 이...
조선후기 성리학의 통치이데올로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변혁을 시도한 동학은 35년이 지난 1894년 동학혁명을 전개함으로써 조선사회 변화의 큰 물줄기로서 역할을 하였다. 양반과 상민, 그리고 천민의 철저한 신분을 부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적서와 남녀의 차별을 해소하고자 한 동학은 조선 정부의 극심한 탄압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1894년 사회변혁을 주도하였지만 그 과정에 조선 정부 뿐만 아니라 일분군으로부터 적지 않은 탄압을 받고 피해를 받은 것 또한 역사적 사실이기도 하다. 동학혁명 초기 동학군과 관군의 전투에서는 동학군의 전과가...
탄핵 집회를 마치고 뒤풀이 자리에서 한 친구가 그랬다. “사람이 술을 과하게 먹으면 실수도 하는 법인데 윤석열이 한번 봐 주자”고. 다들 농담인 줄 알지만, 옆자리 친구는 “한두 번도 아니고 안 돼”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예수가 일곱 번씩 일흔 번 용서하라고 말하지 않았느냐. 마태복음에 있다. 그때 예수가 ‘윤석열이 말고’라는 말을 안 했으니 용서하자”라고 거들었다. 여기까지는 탄핵 집회의 뜨거운 열기가 뒤풀이 자리까지 이어진 농담 섞인 대화였다. 한 친구가 옆 의자에 놓아둔 손팻말을 집어 들었다. ‘국민의 명령이다. ...
지난 호에 이어 그러나 벼린 무기가 미흡하고 쌓인 전량이 부족하다 하여 천심을 회복하려는 한울님의 뜻을 저버리고 출진을 망설여서 되겠습니까? 철성(鐵聲) 소리만 듣고서도 떨쳐 일어서는 기백이 있어야 천지가 돕고 신명이 동할 것입니다. 이미 호남의 전봉준 장군이 일어섰다 하고, 해월선생께서도 기포를 명하셨는데 무얼 더 주저한단 말입니까? 내 안에 한울님이 모셔져 있음을 아직도 믿지 못한단 말입니까?” 이창진 접주의 절명(絶命)이라도 불사할 만한 토로가 있자 의기소침해 있던 좌중에 일순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한규석은 평소 이창...
중편소설 하얀 혁명(1) 1. 출진 “이보게, 규석이. 소식 들었는가?” 이창진은 접소 안을 민틋하게 정리한 후 청수상(淸水床)을 닦아 선반 위에 올리며 물었다. “무슨 소식?” “해월선생께서 드디어 기포령을 내리셨다네.” “전봉준의 호남동학군이 기포했다는 소식은 들었네만 우리 경기동학군에서도 기포를 했단 말인가?” “그렇다네.” “경거망동하지 말라 하신 게 칠월 아니었던가?” “그랬었지.” “그런데 왜 이리 경황이 없으신 게야?” “오늘은 접주(接主)와 접사(接司)들만 은밀히 모이라 했으니 도소(都所)에...
용담수류사해원 길 걷기 도보 성지순례로 용담정에서 기념촬영을 하였다. 수운 최제우 대신사 출세 200년을 기념하여 도보 성지순례 행사를 지난 10월 24일 개최하였습니다. 이번 행사는 천도교부산교구연합회에서 주최ㆍ주관하고 천도교중앙총부에서 후원하는 행사였습니다. 평일이고 도보순례라 참석율 저조를 걱정했으나 공지한지 3일만에 당초 계획한 모집인원 35명이 모두 마감되었습니다. 이번 도보순례에는 그 취지에 맞게 비교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결과, 비교인 2명 휴면교인 1명도 참가하...
용담성지 포덕문 사람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업적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수운 최제우 선생께서는 인류가 살아가는 방법을 세세히 교훈으로 후학들에게 알려 주시고 대구장대에서 순도하신 것이다. 수운선생의 탄신과 득도 및 순도의 순간순간 들이 모두 신비에 쌓여 있다. 신인임을 말해 주는 위대하신 분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중요한 순간들을 살펴보면서 다시 한 번 수운 선생의 200주년 탄신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먼저 수운선생의 탄신에 대해 살펴보...
1789년 7월 14일 프랑스의 성난 민중들이 파리의 바스티유 감옥을 공격했다. 세금인상을 위한 형식적인 삼부회에 동원된 평민대표들은 사제들과 귀족층의 일방적인 회의결정에 분노해 민중 폭동을 일으킨 것이다. 자유, 평등, 박애의 민주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프랑스대혁명의 순간이었다. 프랑스의 봉건적 구체제 하에서 고통받던 민중이 비로소 국가의 주인이 자신이라는 자각을 하고 혁명을 일으킨 것이다. 그러나 혁명의 열기는 구체제의 파괴를 명분으로 왕과 왕비를 처형하는 등 극도의 공포정치로 이어졌다. 영국은 프랑스보다 먼저 시민혁...
어떤 사람이 좋으냐고 묻는다면 십중팔구는 편한 사람, 이해심 많은 사람, 화를 잘 안 내는 사람, 말이 무겁고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 배려심 있는 사람, 양보하며 베풀기를 잘하는 사람 등을 꼽는다. 그런 사람은 남을 공경하는 사람이라 하겠다. 누구나 그런 사람을 좋아하리라. 나는 매일 새벽 수련을 하는 사람들과 같이 읽는 ‘오늘의 말씀’이 있다. 오늘 말씀에는 자기 자신과 남들을 공경하라는 취지의 말이 있었다. 공경하며 사는 게 쉬울까 어려울까? ‘오늘의 말씀’에서는 많은 사람이 힘들게 산다는 사실을 알면 된다고 한다...
강령주문(降靈呪文)「지기금지원위대 강(至氣今至願爲大 降)」 본주문(本呪文)「시 천주조화정영세불망만사지(侍 天主造化定永世不忘萬事知)」 수운 최제우 대신사께서는 논학문(...
설교 : 현암 윤석산 교령
지난 여름의 폭염과 올겨울 첫눈의 폭설은 모두 기록적인 기상재해였습니다.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이런 기상재해는 해마다 기록을 경신해 갈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로 인해 인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