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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여시바윗골 ... 을묘천서 받고 이적을 체험하다(2)

기사입력 2025.09.17 15:36 조회수 10,170 댓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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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남도 울산광역시 유곡동 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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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시바윗골 ‘수운 최제우 유허지’의 초당-대신사께서 움막을 짓고 공부했다고 추정되는 곳으로, 개발 할 당시에 기와와 그릇들이 나왔다.

     

    대신사는 성동에서 조금 떨어진 유곡동 여시바윗골에 작은 움막을 짓고 그곳에서 공부를 했다. 여시바윗골은 그 지형이 마치 소쿠리같이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곳이다. 가끔 사람들이 대신사를 찾아와 도담(道談)을 나누고는 했다. 

    이곳 여시바윗골에서 대신사는 어느 이인(異人)으로부터 세상 사람들이 해득하지 못한다는 책을 받고, 이 책의 내용대로 기천(祈天), 곧 하늘에 기도했다. 이를 ‘을묘천서(乙卯天書)’라고 한다.

    을묘천서는 실제로 어떤 책을 받았다기보다는, 지금까지 많은 연구자가 말하고 있는 바와 같이 수운 대신사께서 체험하게 되는 종교체험의 한 현상이다. 즉 대신사는 울산 여시바윗골에서 이인을 만나 천서를 받는 신비 체험을 하게 되고, 이 신비 체험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깨달음을 얻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새로운 차원의 깨달음이란, 지금까지 자신의 밖에서 도(道)를 구하는 방식을 버리고 자신의 안에서 도를 구하는 방식을 택하게 된 것을 말한다. 세상으로부터 도를 얻고자 했던 방식을 버리고 기도를 통해 하늘, 또는 한울님이라는 절대적 존재로부터 도를 얻고자 하는 방식을 택한것이라고 하겠다.

    윤석산 교수의 견해에 의하면 을묘천서 이전까지는 무신론(無神論)의 입장에서 가르침을 얻고자 했다면, 이후부터는 유신론(有神論)의 입장에서 신으로부터 도(道)를 받고자 했던 것이다. 그런가 하면 수운 대신사는 자신이 발 딛고 있는 세상이라는 일상적 차원에서, 지금까지 세상에 있는 기존의 가르침을 만나기 위하여 세상을 떠돌았지만, 을묘천서 이후 기천(祈天)을 통하여 하늘, 또는 한울님이라는 일상을 뛰어넘는 차원에서 지금까지 세상에 없는 전혀 새로운 가르침, 새로운 도를 구하고자 했던 것이다. 즉 구도의 방법이나 대상 등 그 양상이 을묘천서를 기점으로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전환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을묘천서 이후의 변화는 수운 대신사로 하여금, 용담에서 경신년 4월 결정적인 종교체험을 하게 하였고, 동학이라는 가르침을 세상에 내놓게 한 그 징검다리와 같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을묘천서는 바로 이와 같은 면에서 수운 대신사, 그리고 동학이라는 가르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울산광역시는 이곳 일대를 1997년 역사문화보존지구로 고시하고 울산광역시기념물 제12호로 지정하였다. 1997년 10월 9일 ‘전 수운 최제우 유허지’로 지정된 후, 1998년 최제우의 종현손녀인 천도교인 최말란의 기부채납으로 수운 최제우 유허비가 건립되었으며, 1999년에는 비각이 세워지고 2004년 초가·초당 복원 공사가 완료되었다. 울산광역시는 2005년 유허지 명칭에서 ‘전(伝)’자를 삭제해 달라는 교단의 요청을 받아들여 심의를 거쳐 ‘수운 최제우 유허지(水雲崔濟愚遺墟地)’로 명칭을 바꾸었다. 

    이후 2015년 국토부의 개발제한구역 내 생활공원 사업 공모에 울산광역시 중구청이 선정되어 최제우 유허지 생활공원이 조성되었다. 또한 최근에 이르러 대신사의 소유였다는 육두락(六斗落)의 논이 있던 자리에 동학관이 건립되었다. 동학관은 총 23억 원의 예산을 들였으며, 건축 면적은 859.46㎡(약 260평)이다. 건물 형태는 단층 콘크리트 한옥이다.

    울산광역시와 울산 중구가 함께 추진한 ‘동학관’ 건립 사업은 울산이 동학의 모태가 된 곳임을 알리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2020년 3월에 건립 사업 첫 삽을 떠서, 2022년 3월 31일 개관식을 진행했다.

    동학관 자료실은 수운 최제우 선생과 을묘천서, 울산과 동학, 민족종교 동학의 역사 등에 대한 전시물로 꾸며지고, 관리할 울산 중구는 향후 유허지 전체를 관리하면서 ‘최제우’, ‘동학’, ‘울산독립운동’ 등을 주제로 한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하게 된다.

    여시바윗골 유허지는 2011년을 기준으로 학생, 관광객 등 단체 관람객은 물론 천도교인과 국내외 동학 천도교 연구자, 문화계 인사 등 연간 5천여 명 이상이 방문하는 곳이다. 앞으로도 동학 천도교는 물론 우리 정신문화의 중심지로서 그 위상을 떨쳐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 다음 회 예고 : '<내원암과 적멸굴> : 대신사께서 득도 전에 수련을 하신 곳'이 이어집니다. 


     

    수암 염상철 (守菴 廉尙澈)


    염상철.png

    한국종교인연대(URI-K) 공동상임대표

    3·1운동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공동대표

    수운최제우대신사출세20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공동대표

    천도교서울교구 후원회장

    천도교중앙총부 종의원 의장, 감사원장대행 역임

    (사)한국사회평화협의회 감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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