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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자유 운동 100주년 기념…춘천 출신 언론인 차상찬 선생 업적 조명
춘천 출신으로 일제 강점기 대표적인 언론인이자 민족문화운동가였던 청오(靑梧) 차상찬 선생(1888~1946)의 업적을 기리고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2025년 차상찬 학술대회’가 오는 26일(금) 오후 2시, 한림대학교 국제회의실에서 열린다. 이번 학술대회는 ‘언론 자유 운동 100주년 기념’의 의미를 담아 진행되며, (사)차상찬기념사업회, 차상찬학회, 한림대학교 도헌학술원, 한림대학교 아시아문화연구소가 공동으로 주최·주관한다.
차상찬 선생은 1925년 3월부터 ‘전조선 기자대회’ 준비위원으로 추대되어, 같은 해 4월 15일부터 사흘간 서기를 맡아 언론 자유를 위한 5개 항의 결의문을 채택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일제의 언론탄압에 굴하지 않고 언론인의 양심과 사명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저항하며 조선의 언론 자유 수호와 민족정신 고취에 앞장섰다.
천도교와 개벽사, 그리고 차상찬
차상찬 선생의 언론 활동 중심에는 천도교와 개벽사가 있었다.
당시 천도교는 독립운동을 비롯해 교육, 출판, 언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민족계몽운동을 주도했다. 개벽사는 천도교가 설립한 출판·언론 기관으로, 잡지 『개벽』을 비롯해 『신여성』, 『어린이』, 『제일선』 등 시대를 대표하는 간행물을 발행하며 사상과 문화를 선도했다.
차상찬 선생은 개벽사의 주요 편집자이자 필자로 활동하며, 민족의 현실을 비판하고 대중의 의식을 고양하는 기사와 칼럼을 다수 집필했다.
특히 잡지 『제일선』의 발행과 편집을 맡아 사회 문제를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내는 한편, 젊은 문인들에게 지면을 제공해 새로운 문학 운동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는 민족언론과 문화예술운동이 결합한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천도교와 개벽사가 차상찬의 언론 활동의 든든한 기반이 되었기에, 선생은 일제 강점기라는 억압적 상황 속에서도 언론인의 양심을 지키며 민족정신을 알리고 확산시킬 수 있었다.
다채로운 발표와 토론
이번 학술대회는 2016년부터 매년 열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한다.
발표 이후에는 유정월 교수(홍익대), 이승은 교수(고려대), 박정애 교수(강원대)가 참여하여 심도 깊은 토론을 이어간다.
전시 ‘시대를 기록하다: 차상찬과 김유정’
학술대회에 앞서 오전 11시부터는 국제회의관 로비에서 김유정문학촌 기획전 ‘시대를 기록하다: 차상찬과 김유정’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두 인물이 지녔던 풍자와 해학, 그리고 민중의 삶에 대한 관심이라는 공통점을 중심으로 그 관계를 재조명한다. 특히 차상찬 선생이 김유정 작가의 문학 활동에 결정적 계기를 마련해 준 일화가 소개된다.
김유정의 첫 작품 「산골나그네」는 차상찬이 발행·편집을 맡았던 『제일선』을 통해 세상에 나왔으며, 이후 『신여성』과 『개벽』에도 김유정의 작품 「총각과 맹꽁이」, 「금 따는 콩밭」을 실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두 사람의 기록과 시선은 오늘날에도 강원도 문화사의 중요한 자산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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