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상세페이지

[칼럼] 지금, 내 마음은 어떤 색인가요

기사입력 2025.09.04 03:47 조회수 14,174 댓글수 0

SNS 공유하기

fa tw
  • ba
  • ks url
    [크기변환]ChatGPT Image 2025년 9월 4일 오전 09_34_17.png
    이 글을 읽고 챗GPT가 그린 그림(편집자 주) 

     

    누군가 우리에게 자연은 무엇이냐고 질문한다면 어떤 답을 내릴 수 있을까요. 

    자연은 반드시 이렇다고 정의 내릴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자연은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생명의 보존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자연을 통하여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혜택은 무한하지만, 우리가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자연의 범위가 너무나 광범위한 데다, 그 속성 또한 말이나 글로써 나타내기 어려울 정도로 깊고 심오하기 때문입니다. 


    당장 우리의 시야에 들어오는 산, 나무, 숲, 흙, 물, 공기, 풀, 등의 생태적 감각을 정확히 추론해내기도 그렇고, 따뜻한 햇살과 대지를 흐르는 공기와 산소 그리고 낮과 밤, 내면과 외면을 아우르는 지기(至氣)의 활동을 살피기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여기에다 기국 따라 형성되는 자연색의 오묘함도 있습니다. 사실 자연을 보며 느끼는 색에 대한 감정이란 아침에 떠오르는 햇살을 보면서 느껴지는 신선함이나 해질 무렵 석양으로 장식된 하늘을 보며 느끼게 될 상념 정도일 것입니다. 


    비록 이러한 색들이 자연 전체를 대변하는 색이 아닐지라도 자연미(형태와 색상)가 주는 아름다움을 간접적으로 느끼는 계기가 된다면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는 늘 색상에 젖은 채 생활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러한 색상에 포위되어 있기에 색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색은 감성뿐만 아니라, 감정을 다스리는 데에도 일조하고 있다면 마음을 다스리는 차원에서도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의 마음이나 감정은 기분의 정도나 상태에 따라 색상이 수시로 변하는데, 노여운 감정이 일어나면 붉은 색상이, 기쁨에 겨우면 장밋빛 형상이 자리합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전개되는 색의 성질을 유추해보면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색이 지니는 상징성은 심리와 건강과 직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색상의 상징성에 비유하여 만약 산이나 들이 온통 붉은색으로 장식되어 있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지겠습니까? 

    아마 하루 내내 흥분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피로감이 높아질 것입니다. 이러한 색 담론에서 색으로 사람은 물론 온 생명의 감정을 조율한다는 논리가 불연(不然)처럼 들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를 감내해야 하는 것은 성품과 마음과 몸의 향상성을 촉진하는데 색상의 기여도(색의 속성과 심미안, 한색, 난색, 흥분, 침착, 편안함, 긴장감)가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개개의 성향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나겠지만, 기쁘고 감사하고 사랑이 가득한 마음이라면 한층 밝고 경괘한 색감이 드러날 것이요, 반대로 분노와 두려움, 긴장과 불안에 사로잡힌 감정 색이라면 마음에 불편이나 분노의 기세가 드리워져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런 색 담론에 유념하면서 이 순간 나의 얼굴이 붉은색인가? 아니면 푸른색인가? 노란색인가? 하얀색인가? 아니면 검은색인가를 바라보며, 심리적 연상으로 오늘 내 마음을 사로잡은 감정은 무엇인가를 자문해본다면 어떻겠습니까? 

     

    박 철 인물사진.jpeg

     

    글, 송암 박철(선구교구장)

     

     

     

    * 본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