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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등골, 돌과 바람 사이

기사입력 2025.11.17 10:34 조회수 6,881 댓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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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등골, 돌과 바람 사이


    2002년 태풍 루사,

    2003년 태풍 매미

    골짜기를 휘몰아간 날


    부드럽고 아름다웠던 계곡

    돌 속에 묻히고

    사람의 길

    조그만 논밭

    흔적 없이 사라졌다


    그러나

    돌과 풀 사이

    시간 속 골짜기 너머

    한 숨결이 남아 있다


    해월 최시형

    검등골에서 도를 받고

    세상에 알린 자리


    평등

    존경

    바람과 물 속에도

    묵묵히 흐른다


    돌 속에도

    풀 속에도

    평등과 존경의 숨결

    여전히 살아

    검등골을 지키며

    시간 위를 흐른다


    그리고

    돌과 풀, 바람과 물

    그 모든 것 속에서

    골짜기는 조용히

    말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

    세상과 세상 사이

    흐르는 도의 숨결

     

     

    군암 박남문(포항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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