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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치바현 관음사 ‘보화종루’와 위령비,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100년의 기억을 잇다1923년 9월 1일, 일본 관동지역을 강타한 대지진은 수많은 희생을 남기고 조선인 학살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당시 일본 동경에는 천도교 해외 거점인 동경종리원이 있었는데, 지진과 화재에도 무사히 보존되어 이재동포위문반의 임시사무소가 되었다. 이곳에서 희생자 조사와 피해 동포 구호 활동이 이루어졌다. 1924년 천도교중앙대교당에서는 1주기 추도식이 열렸고, 지난 2023년에는 100주기 추모문화제까지 개최했다. 본 연재는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이 가진 상징적 기억의 의미를 탐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일본 치바현에 위치한 관음사에는 1923년 관동대지진 당시 억울하게 희생된 조선인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보화종루(普化鐘樓)’가 자리하고 있다. ‘보화(普化)’라는 이름에는 ‘넓을 보(普)’, ‘될 화(化)’, 그리고 ‘쇠북 종(鐘)’, ‘세울 루(樓)’의 뜻이 담겨 있다. 1982년부터 일본시민사회를 통해 전개된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의 시민운동과 함께 국내에서는 이 '보화종루' 건립을 위한 모금운동이 펼쳐졌으며, 1985년에 이르러 이 종루가 완공됐다. 이어 1998년 9월 24일, 나기노하라에서 조선인 희생자들의 유골이 발굴되었고, 이 유해는 1999년 세운 위령비 아래에 안치되었다. 보화종루는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역사의 아픔을 후세에 전하기 위한 상징적인 공간으로, 한국 전통 단청으로 장식되어 있어 두 나라의 화합과 기억을 함께 담고 있다. 보화종루, 다시 울리다 2023년,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100주년을 맞아 한일 양국 시민들의 모금으로 보화종루의 개보수 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 2025년 8월 26일, 보화종루는 새롭게 단장되어 완공되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한 ‘조선인 희생자 위령 종루 보화종루 개수완공기념식’이 관음사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한국과 일본의 시민들이 함께한 가운데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는 세키 타쿠마(関琢磨) 관음사 주지의 개안공양(開眼供養)으로 시작해, 살풀이춤 공연이 이어졌다. 이후 야치요시 시장과 다카츠 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의 일본 측 인사와, 한국 측 대표로 참석한 유라시아문화연대 신이영 이사장의 축사가 있었다. 또한 개보수된 보화종루 안의 종을 직접 울리는 타종식과 함께, 개보수에 힘쓴 양국 인사들과 한국의 단청 장인들에게 감사장이 전달됐다. 2부는 본당으로 자리를 옮겨, 치바현 간토대지진과 조선인 추도 조사실행위원회 와타나베 아키라 대표와 도쿄 한국상공회의소 김순차 회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이후 1983년부터 현재까지 40여 년간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 사건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는 오충공 감독이 제작한 사진 슬라이드를 통해 보화종루의 40년 역사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마지막 순서에서는 재일동포 탄고단의 사물놀이 공연과 함께 저녁 만찬이 진행되어, 한일 양국의 우정을 다지는 자리가 되었다.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 1923년 9월 1일, 도쿄를 중심으로 한 일본 관동 지역에 규모 7.9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직후 민심이 혼란해지자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탔다’, ‘부녀자를 강간했다’, ‘방화와 약탈을 했다’와 같은 허위 소문이 확산됐다. 이를 빌미로 일본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군대와 경찰, 소방대, 그리고 일반인들까지 가세해 조선인들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했다. 이 사건으로 6천여 명의 조선인이 목숨을 잃었다. 천도교는 당시부터 사건의 진상규명과 추모사업에 앞장서 왔다. (본 내용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자세히 이어가겠다.) 이동초 천도교 교서편찬위원이 저술한 『천도교중앙대교당 50년 이야기』에 따르면, 1924년 사건 1주기 추모식이 천도교중앙대교당에서 열렸다고 전한다. 이는 일제의 삼엄한 감시 속에서도 희생자를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한 조선 청년들의 숭고한 의지를 보여준다. 기억을 이어가는 현재 이번 보화종루 개수완공기념식은 과거의 비극을 되새기며, 한일 양국이 함께 역사적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 세대가 기억을 이어가야 한다는 과제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1923년의 아픔을 100년이 지난 오늘까지 기억하고, 이를 통해 평화와 화해의 길을 모색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계속) -
울산 여시바윗골 ... 을묘천서 받고 이적을 체험하다(1)울산은 대신사의 처가 동네이다. 대신사께서 젊은 시절 가족을 용담에 두고 주유팔로(周遊八路)를 떠나자, 살기가 어려워진 대신사 사모님은 가족을 이끌고 친정으로 돌아갔다. 사모님의 친정 동네는 울산 여시바윗골에서 좀 떨어진 ‘성동(城洞)’이라는 곳이다. 주유팔로를 하며 이룬 것 하나도 없이 대신사는 1854년 울산 처가 동네인 성동으로 돌아온다. 이곳 성동에서 좀 떨어진 산간 마을인 유곡동(幽谷洞) 여시바윗골 일명 호암리(狐岩里)에 작은 초당을 짓고 매일 같이 머물며 공부를 했다. 이러던 중 어느 이인[異人, 혹은 이승(異僧)이라고도 함]으로부터 천서(天書)를 받는 일종의 종교체험을 한다. 대신사께서 을묘년(乙卯年, 1855년)에 「천서(天書)」를 받았다는 여시바윗골은 울산광역시 유곡동(幽谷洞)에 자리하고 있다. 지금은 개발이 되어 아파트와 빌딩들이 즐비하지만, 대신사 시절에는 울산 변두리의 깊은 산골이었다. 앞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대신사께서 세상을 구할 가르침을 얻고자 길을 떠나 10여 년을 떠돌았으나, 아무것도 얻지를 못하고 이곳 울산 여시바윗골로 돌아왔다. 이곳에서 좀 떨어진 성동(城洞)이라는 곳이 대신사 사모님인 박씨 부인의 친정이다. 대신사께서 길을 떠나 집안을 돌보지 못하자, 사모님은 살길이 없어 자식들을 이끌고 이곳 친정에 와 있었다. 그리하여 대신사는 주유팔로 끝에 이곳 처가 동네인 성동으로 온 것이다. ✦ 다음 회 예고 : <울산 여시바윗골 ... 을묘천서 받고 이적을 체험하다> 2편이 이어집니다. 수암 염상철 (守菴 廉尙澈) 한국종교인연대(URI-K) 공동상임대표 3·1운동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공동대표 수운최제우대신사출세20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공동대표 천도교서울교구 후원회장 천도교중앙총부 종의원 의장, 감사원장대행 역임 (사)한국사회평화협의회 감사 역임 -
신인간 8월호 발간신인간 2025년 8월호가 발간됐다. 이번 호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해방공간 속 천도교의 발자취와 그 정신’을 주제로 한 특집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천도교의 역사적 흐름을 되짚고 오늘의 의미를 성찰하는 풍성한 내용으로 꾸며졌다. 광복 80주년 기념 특집 이번 호의 핵심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특집 기사다. 편집실에서 준비한 「해방공간에서의 천도교 종횡기」를 시작으로, ▲「해방공간의 종교지형 재편과 천도교」(박길수) ▲「해방공간의 천도교 동향」(성강현) ▲「해방공간과 천도교청우당의 활동」(성주현) ▲「해방공간의 천도교 이상국가론」(임형진) 등 4편의 심층 기사가 실렸다. 이들 글은 광복 직후 혼란스러운 정치·사회적 상황 속에서 천도교가 어떠한 역할을 해왔는지를 다각도로 분석하며, 특히 해방공간에서의 종교 지형 변화 속 천도교의 위상과 사상을 조명한다. 이를 통해 오늘날 천도교의 정체성과 과제를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권두언과 성명서, 천도교의 방향성 제시 권두언은 「‘신인간’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로 시작된다. 이는 신인간의 정체성과 사명을 되묻는 글로, 오늘을 사는 천도교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또한 「자주독립의 정신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지구촌의 개벽을 향하여」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게재하여 광복 80주년을 맞는 천도교의 입장을 밝히고, 평화와 개벽을 향한 실천적 방향을 제시했다. 다양한 코너로 더욱 풍성해진 8월호 이외에도 천도교의 교리와 실천, 교화 현장을 담은 다양한 코너들이 독자들을 맞이한다. 지상설교: 정윤택의 「귀귀자자살펴내어」, 신인간 명품 30선: 김명호의 「먼저 자기를 알자」, 순방기: 박인준 교령의 「천산 분지, 중앙아시아를 가다(하)」, 수상: 김응조의 「광복 80주년의 단상」 등의 풍성한 기사들이 눈길을 끈다. 신인간 편집부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해방공간에서 천도교가 걸어온 길을 다시 살펴보며, 오늘의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성찰하고자 이번 특집을 준비했다”며, “사람을 중심에 두고 함께 읽을 때 더 큰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잡지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신인간 8월호는 전국 천도교 교구와 관련 기관, 그리고 정기 구독자를 통해 배포된다. -
교육에서 찾은 교화의 새 동력, 교단 도약의 길을 열다중앙총부는 포덕 166(2025)년 8월 23일부터 24일까지 경주 용담수도원에서 제2차 신입 교인을 위한 특별수련을 열었다. 이번 수련에는 전국에서 모인 신입 교인(복교인 포함)과 전교인 30명이 참석해 한울님을 모신 존재로서의 자각을 새기고 천도교 신앙의 기초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첫날 개강식에서는 환영 인사와 함께 수운 대신사와 해월신사의 생애를 영상으로 되새기며 천도교의 뿌리를 돌아보고, 이어 의절과 수련 실습을 통해 시천주 신앙의 의미를 몸소 체험했다. 이튿날 새벽 기도와 경전 봉독으로 수련을 마무리한 참가자들은 각자의 교구로 돌아가 성실히 오관 실행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이번 제2차 수련까지 포함해 중앙총부는 8월 한 달간 총 2차례의 신입 교인 특별수련을 진행하였다. 1차는 8월 9~10일 서울 의창수도원에서 15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으며, 2차는 경주 용담수도원에서 2배 더 많은 인원이 함께하며 그 열기를 이어갔다. 연령 분포는 60~70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20~30대 청년층의 참여도 3분의 1가량에 이르러 교단의 미래를 이끌어갈 가능성을 확인케 했다. 성별로는 남성과 여성이 고르게 분포하여 다양한 계층이 함께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사전 설문과 사후 후기를 종합한 결과, 참가자들이 가장 크게 도움을 받은 부분은 ‘신앙과 교리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는 점이었다. 1차 참가자들은 “그동안 알지 못했던 교리 내용을 정리할 수 있었다”, “주문과 기도의 집중 경험이 새로웠다”고 밝혔고, 2차 참가자들은 “경전과 교리 강의를 통해 신앙생활의 기초를 다졌다”, “공동체 생활 속에서 연대와 질서를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천도교 수련의 독자적 가치에 대해 “단순히 건강법이나 명상이 아니라, 한울님의 감응을 체득하는 길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다”는 의견이 다수 제시되었다. 참가자들의 기대와 제안도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 교리에 대한 더 깊이 있는 체계적 강의, △ 연령과 수준 차이를 고려한 맞춤형 교육, △ 수련 프로그램의 다양화와 현대적 보완, △ 후속 모임과 교재 발간을 통한 지속적 신앙 교육 필요성 등이 꼽혔다. 특히 “수련을 마치고 나니 나도 이제 ‘천도교인’이라는 자부심이 들었다”는 소회와 함께 “앞으로도 정기적인 교육과 만남이 이어지길 바란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번 두 차례의 특별수련은 신입 교인들에게 천도교 신앙의 뿌리를 심는 출발점이 되었을 뿐 아니라, 교단의 미래를 열어가는 동력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중앙총부는 참가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 신입 교인 교육의 정례화, △ 체계적 교재 개발, △ 청년회·대학생단과의 연계 강화 등을 차후 과제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신입 교인들이 입교 단계에 머물지 않고, 참된 신앙인으로 성장하며 교단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든든히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
“이 상은 남해천도교봉사회에 드리는 상입니다”선구교구 최진심 선도사는 수년간 남해 지역에서 사회봉사 활동을 선도하며 천도교의 위상을 널리 알린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지일기념식에서 박인준 교령으로부터 공로패를 수상했다. 수상 소감을 묻자 최 선도사는 한결같이 겸손한 자세로 답했다. “이 상은 남해천도교봉사회에 주시는 상이라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너무 과분한 상인 것 같아 어깨가 무겁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봉사하라는 뜻으로 알고 열과 성을 다하여 봉사하도록 하겠습니다”라며 함께 봉사해온 동덕들에게 공로를 돌렸다. 최진심 선도사가 활동해온 남해천도교봉사회는 포덕 137(1996)년에 창립되었다. 남해교구, 선구교구, 포상교구, 고현교구의 여성 동덕 23명으로 시작해 현재는 17명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환경 정화 활동, 남해군 주관 행사 지원, 독거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봉사 등 지역 사회 곳곳에서 손길을 보태왔다. 최 선도사는 “환경 정화 활동부터 각종 행사 안내까지 맡아왔으며, 무엇보다 생활이 어려운 분들을 찾아가 청소, 반찬 제공, 말벗이 되어드리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30여 년간의 봉사 활동 중 기억에 남는 순간들도 많다. “남해천도교봉사회가 창립되기 전인 포덕 133(1992)년 처음 봉사를 시작했을 때 만난 할아버지가 기억납니다. 설암으로 일반식은 전혀 드시지 못하고 음료만 드시다가 4년 뒤 환원하셨습니다”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또 청각장애인 할머니와의 인연도 오래도록 남아 있다. “20여 년간 목욕과 반찬 제공, 청소 등을 하며 가족처럼 지냈습니다.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셨지만 우리가 찾아가면 반갑게 소리 지르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올해 5월 환원하셨을 때는 제 가족을 잃은 듯한 슬픔이었습니다.” 그에게 봉사는 단순히 도움이 아닌 인생의 한 부분이었다. 봉사 현장에서의 마음가짐에 대해 최 선도사는 특별한 것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 한마디에는 천도교인다운 철학이 배어 있었다. “교인으로서 특별한 마 음가짐보다는 인내천 정신과 진실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봉사가 곧 신앙이 되고, 신앙이 곧 삶으로 이어진다는 믿음이 담긴 대답이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특별한 계획은 없습니다. 모든 분을 가족처럼 생각하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지금처럼 봉사를 계속하고 싶습니다.” 쉼 없는 봉사의 길을 걸어온 그에게 중요한 것은 화려한 성과가 아니라 일상의 꾸준함이었다. “우리 천도교봉사회는 이제 정착되었습니다. 함께 봉사한 회원들과 교인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앞으로 우리 교인 모두가 한 달에 한 번,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봉사할 수 있도록 중앙총부나 여성회본부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30여 년 동안 봉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묵묵히 응원해준 남편과 딸에게, 그리고 작은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키워주신 부모님께 고맙습니다”라며 가족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최진심 선도사의 땀과 눈물로 쌓인 나눔의 시간들은 천도교가 지향하는 인내천 정신을 삶으로 드러낸 길이었다. 그리고 그 진실한 울림은 교단과 사회 속에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
“가장 큰 보람은 가족이 입교한 순간이었습니다”제162주년 지일기념식에서 박인준 교령으로부터 공로패를 받은 대구대덕교구 김정수 전 교구장은 포덕 157(2016)년 3월부터 포덕 166(2025)년 7월 12일까지 10여 년 동안 교구장을 맡아 교구 발전을 위해 헌신해 왔다. 교인들은 그의 노고를 기려 교단의 최고 영예인 교령 표창을 상신했고, 이날 그 뜻이 결실을 맺었다. 수상 소감을 묻는 말에 김정수 전 교구장은 겸손한 마음을 드러냈다. “수련을 포함해서 모든 면에서 부족한 저에게 교구장을 맡겨주신 것만 해도 송구한 마음인데, 이렇게 공로패까지 주시니 감사한 마음과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라고 말했다. 그간 교구를 이끌며 가장 보람됐던 순간으로는 가족의 입교를 꼽았다. “제 내수도와 장인, 장모님께서 입교한 일이 가장 보람 있었습니다”라는 김 전 교구장의 말에서 시천주 신앙이 개인의 삶을 넘어 가족에게까지 이어진 기쁨을 읽을 수 있었다. 그간 특별히 힘을 쏟은 사업으로는 교구 건물 보수와 공간 개선이 있다. “노후된 교구 건물을 보수하고 1층 공간을 식당 및 휴게공간으로 리모델링했습니다.” 교인들이 편안히 모이고 교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일은 김정수 전 교구장의 대표적인 업적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지난 10년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약 7년 전 직접도훈 선출 과정에서 교인 간에 오해와 의견 충돌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 교구에 나오지 않는 선배님이 계신데, 몇 번의 시도에도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계십니다”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교구의 화합을 바라는 그의 바람은 여전히 간절하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생업 관계로 포항으로 이사할 예정이라 아직은 구체적으로 생각해볼 여유가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구장을 내려놓은 뒤에도 생활 속에서 천도교 신앙을 이어가는 데는 이렇다 할 변화가 없다. 끝으로 중앙총부와 교인들에게 전하는 당부의 말에는 현실에 대한 성찰과 미래를 향한 고민이 담겨 있었다. “천도교는 종교로서의 매력이나 소구점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이비 종교처럼 혹세무민할 수 있는 신앙도 아니고, 21세기 문화에 맞는 포교 방법이나 조직을 갖춘 종단도 아니라고 봅니다”라며 냉철한 현실 인식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상황일수록 교인들 각자가 오관 실행에 더욱 충실해야 할 것입니다. 동시에 앞으로의 시대 흐름을 내다보며 필요한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을 선도할 수 있는 연구와 궁리가 필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특히 인공지능 시대를 언급하며, “AI, 챗GPT가 주도하는 세상에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지켜낼 수 있는 생활방식과 문화의식을 발전시키는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우리 모두 생활종교인이 되는 길을 함께 고민하면 좋겠습니다” 라는 당부를 남겼다. 김정수 전 교구장의 발자취는 대구대덕교구의 발전을 넘어 교단의 미래를 위한 성찰로 이어진다. 그의 진솔한 목소리와 고민은 천도교가 시대와 더불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
오늘의 소사(小史) ○ 9월 5일○ 1987년, 방송 금지 가요 500곡 해금. 가수 이미자가 부른 「동백아가씨」, 김민기의 「아침이슬」 등 500곡에 대한 방송 금지 조처가 해제됐다. 해당 곡들은 표절, 왜색 가요, 저속 퇴폐, 기타 방송 부적격 등의 사유로 그간 방송이 금지되었다. 그러나 「아침이슬」은 1971년 ‘건전가요 서울시문학상’을 받기도 한 노래여서 방송 부적합 규제 사유가 애매한 것 아니냐는 평이 있어 왔다. ○ 1997년, 테레사 수녀(1910~1997), 생을 마감하다. ‘사랑의 선교회’를 설립하고 빈민과 병자, 고아, 죽어가는 이들을 위한 자선 활동에 평생을 바친 로마 가톨릭교회 테레사 수녀가 인도 콜카타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테레사 수녀는 1979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으며, ‘마더 테레사’로 불린다. ○ 2004년, 14세 김연아 선수, 우리나라 피겨 스케이팅 사상 처음으로 국제대회에서 우승. 2003년 13세의 나이로 최연소 국가대표로 선발된 김연아 선수가 2004년 9월 5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여자 싱글에서 합계 148.55점을 기록하며 정상에 올랐다. -
민주주의를 노래하다…뮤지컬 ‘나의 대통령’대한민국 현대사의 격동 속에서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헌신했던 故 김대중 대통령의 삶이 뮤지컬로 되살아난다. 뮤지컬 <나의 대통령>은 정치인의 일대기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김대중을 무대 위에 생생히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이번 공연은 8월 29일부터 10월 26일까지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협동조합 ‘손에손에’가 주최·주관하고, 부천시·부천문화재단·김대중평화센터 등이 후원한다. 민주주의와 평화를 향한 길, 무대 위에서 되살아나다 뮤지컬 <나의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업적뿐 아니라 인간적인 고뇌와 용기를 함께 담았다. 작품은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국민 화합을 위해 평생을 바쳤던 그의 삶을 다양한 음악과 춤으로 표현한다. 권호성 연출가는 “정치인의 위대한 업적보다는 고통과 시련 속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한 인간으로서의 김대중을 무대에 세우고 싶었다”며 연출 의도를 밝혔다. 김대중 역은 배우 안덕용, 이희호 여사 역은 손현정이 맡았다. 또한 조휘, 김경일 등 다수의 배우들이 출연해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꾸민다. 출연진은 시대의 격랑 속에서 인간적인 갈등과 희망을 동시에 표현하며 관객들에게 몰입감을 선사한다. 모두가 함께 성찰하는 민주주의의 무대 뮤지컬 속에는 관객들에게 던지는 강렬한 질문이 담겨 있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민주주의의 주체로서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이 물음은 과거의 역사를 단순히 회상하는 것을 넘어,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세대를 잇는 울림 뮤지컬 <나의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역사를 직접 겪었던 세대에게는 그 시절의 기억을, 젊은 세대에게는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이 공연은 세대와 이념을 넘어 모두가 함께 공감하고 성찰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며, 민주주의와 평화의 가치를 다시금 확인하게 한다. 이번 공연은 단순히 과거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살아있는 이야기다. 김대중 대통령의 삶과 철학이 무대 위에서 다시 피어나며,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의 염원이 새로운 울림으로 전해지고 있다. -
자유민주주의, 자본주의(1) - 가치관과 사상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본질을 탐구 현대 사회를 지탱하는 두 축,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가치와 사상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이 콘텐츠는 그 답을 찾기 위해 17~18세기 계몽철학으로 거슬러 올라가, 절대 개인의 탄생이라는 역사적 전환점을 집중 조명한다. 개인의 자유, 사유재산, 시장경제, 경쟁이라는 핵심 원칙들이 어떤 철학적·역사적 맥락에서 형성되었는지 깊이 있게 분석하며, 이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제도와 가치관이 사실은 수많은 논쟁과 선택의 결과임을 보여준다. 특히, 현대 자본주의가 필연적으로 물질 중심주의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철학적 기반을 파헤치며, 신과 도덕이 배제된 이후 인간과 물질의 관계가 어떻게 재정립되었는지를 명확히 드러낸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개인의 한계와 체제의 모순은, 우리가 현재 직면한 사회 문제들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이 콘텐츠는 역사 강의가 아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왜 지금의 사회 시스템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또 그 시스템이 앞으로 어디로 나아갈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숨겨진 본질과 한계를 알고 싶은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
천도교중앙총부 감사원, 2025년 정기감사 마무리천도교중앙총부 감사원은 8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진행된 2025년 정기감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정기감사는 천도교중앙총부와 주요 산하기관의 행정과 운영 전반을 점검하기 위해 실시되며, 감사 대상 기관에는 천도교유지재단, 천도교여성회, 천도교청년회, 동학민족통일회, 시천주복지재단 등이 포함됐다. 교헌과 규정의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각 기관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을 파악하며 향후 개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정기감사는 1년 동안의 활동을 종합적으로 돌아보고, 교단의 행정과 재정이 건전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중요한 절차다. 감사원은 “정기감사는 교헌과 규정의 틀 안에서 교단이 보다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며, “이번 감사에서 발견된 개선 사항들은 이후 각 기관의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기감사를 통해 중앙총부와 각 산하기관의 운영 전반을 점검하고, 향후 조직 활성화와 발전을 위한 실천 가능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며 교단의 지속적인 성장을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