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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소사(小史) ○ 10월 18일○ 1685년, 프랑스의 루이 14세, 낭트칙령을 폐지하다 프랑스의 절대왕 루이 14세는 프랑스 내 개신교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던 ‘낭트칙령’을 폐지하였다. 이 조치로 개신교 신자 수십만 명이 국외로 망명했으며, 프랑스의 산업과 학문, 상업 발전에도 큰 타격이 이어졌다. 절대왕정의 권위는 강화되었으나, 결과적으로 프랑스 사회의 다양성을 억압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 1867년, 미국,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매입하다 미국은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720만 달러에 매입하였다. 당시에는 ‘쓸모없는 얼음 땅’이라며 비판을 받았으나, 이후 금과 석유가 발견되면서 미국 경제 발전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이 날은 오늘날까지 ‘알래스카의 날(Alaska Day)’로 기념되고 있다. ○ 1985년, 서울 지하철 3·4호선 준공 서울 지하철 3호선과 4호선이 준공되어 수도권 대중교통망의 중심축이 완성되었다. 이는 서울 시민의 이동 편의를 크게 높였을 뿐 아니라, 도시 교통 체계의 혁신을 이끈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이후 도시철도는 5호선부터 9호선까지 확장되며, 오늘날 수도권을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 1993년, 서울대 성희롱 사건 소송 제기 이날, 서울대 조교가 지도교수를 상대로 우리나라 최초의 직장 내 성희롱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교수의 책임을 인정하고 배상 판결을 내렸으며, 이 사건을 계기로 대학 내 ‘성폭력특별위원회’가 설치되고 성희롱 예방교육이 제도화되었다. -
천도교 고유 서체 ‘수운천도체’, 홈페이지에서 무료 다운로드 가능천도교의 첫 공식 서체인 '수운천도체’가 이제 천도교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게 되었다. 지난 5월 21일 중앙총부에 공식 기증된 이후 약 5개월 만에, 천도교의 정체성과 동학 사상을 담은 글꼴이 대중에게 첫선을 보이게 된 것이다. ‘수운천도체’는 『용담유사』 목판본의 활자 형태를 디지털로 복원한 서체로, 수운 최제우 대신사의 사상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자 강정환 교구장이 기획하고, 연세대학교 박종욱 교수 연구팀이 공동 개발하였다. 서체는 천도교 정신의 상징어인 ‘경천(敬天)·경인(敬人)·경물(敬物)’의 균형미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자음과 모음의 조화, 여백의 품격, 필획의 생명감이 특징이다. 홈페이지에서 자유롭게 다운로드 현재 수운천도체는 천도교 공식 홈페이지(www.chondogyo.or.kr) '동학천도교아카이브'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 한글·워드프로세서·디자인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OTF·TTF 두 가지 형식으로 제공된다. 또한 교단 기관과 교구, 청소년 포덕활동 단체가 인쇄물이나 교재, 영상 콘텐츠 제작 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강정환 교구장은 “수운천도체는 단순한 디자인이 아니라 신앙의 언어이자 포덕의 매개체”라며, “『용담유사』의 혼이 깃든 글씨로 천도교의 말씀과 철학이 세상 속에 스며들길 바란다”고 밝혔다. 교단 시각 정체성 확립의 첫걸음 중앙총부는 수운천도체 배포를 계기로 향후 교단 인쇄물 및 홍보물 서체 통합, 청소년 교화 자료 및 포덕 콘텐츠 제작, 교구별 행사 포스터·배너 서식 제공 등의 후속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글씨 하나로도 신앙의 문이 열린다’는 신념 아래 탄생한 수운천도체가 천도교의 사상과 미학을 전 세계로 전하는 ‘포덕의 글씨’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 본다. -
제6회 평화합창제, 삼경합창단 참가-교인 관람 신청 접수 중오는 11월 4일(화) 오후 7시 30분, 경기도 고양시 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열리는 제6회 평화합창제를 앞두고, 천도교 삼경합창단이 교인들의 관람 참여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이번 합창제는 ‘광복·분단 80년! 부르자 평화의 노래를!’라는 주제로, 천도교·불교·기독교·천주교·원불교 등 다양한 종단이 한자리에 모여 한반도의 평화와 종교 간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는 뜻깊은 무대다. 천도교 삼경합창단은 이번 공연에서 가곡 「청산에 살리라」와 창작곡 「감응하소서」를 선보이며, 의암 손병희 성사의 이신환성(以身換性) 정신과 평화의 염원을 음악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삼경합창단 김인환 단장은 “평화합창제 관람을 원하시는 분들은 교구를 통해 신청해 주시기 바란다”며, “10월 26일 시일에 티켓을 배부할 예정이며, 이후에는 공연 당일 현장에서 수령해야 하므로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다. 미리 신청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김 단장은 “교인 여러분의 관람이 단원들에게 큰 격려로 다가올 것”이라며 “많은 참여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
포덕 166년 종의원 1차 예결산소위원회 개최포덕 166년(2025) 10월 15일 오후 2시, 수운회관 9층 천도교중앙총부 회의실에서 종의원 1차 예결산소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정정숙 의장을 비롯하여 변종제 부의장, 김재훈 사무장, 김금자, 유원진, 이미애, 정해진, 차상근 종의원 등 8명이 참석했다. 회의는 청수 봉전과 심고, 주문 3회 병송의 의절에 따라 진행되었다. 정정숙 의장은 인사말에서 “올해 구성된 예결산소위원회의 첫 회의인 만큼 상견례와 함께 내년도 예산 구조 전반을 미리 점검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히며, 다가오는 12월 예산총회와 2월 결산총회에 앞서 소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더불어 “종무원과 유지재단에서 11월 말 제출하는 예산안은 충분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며, 소위원회 논의를 토대로 종단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변종제 부의장의 보고가 있었다. 보고 자료에는 금년도 종의원 회무 진행 상황과 특별회계 사업 집행 현황 등이 포함되었다. 특히 특별회계 사업비가 7억 원 이상으로 일반회계 규모를 넘어서는 점이 주목되었다. 정정숙 의장은 “특별회계 사업이 대부분 하반기에 집중되어 집행 부담이 크다”며 집행 구조의 개선과 효율성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회의에서는 인내천 수운문화제, 인내천 서예 모심전, 지도자 캐릭터 홍보 사업, 경전 앱 개발 사업 등 특별회계 주요 사업이 상세히 검토되었다. 인내천 수운문화제는 서울과 포항 두 지역에서 추진되며 총 1억 2,200만 원의 국고보조금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공연 기획과 무대 설치, 영상 제작 등 다양한 항목이 포함된 만큼 집행 과정의 투명성과 예산 구조의 명확한 공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경전 앱 개발 사업은 천도교 경전의 접근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사업으로 평가되었다. 다만 외부 인력 중심으로 구성된 개발 구조에 대하여, 교단 내 IT 전문가의 참여 가능성 등 운영 방식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또한 독거노인 대상 물품 지원으로 이루어지는 ‘인내천 모심과 나눔’ 사업에 대해서는, 향후 천도교인을 위한 나눔 체계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안되었다. 정정숙 의장은 특별회계 집행과 관련하여 “견적서와 선정 과정이 보다 투명하게 제시되어야 심의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며 향후 제출 자료에는 업체별 견적 비교표와 선정 사유를 명확히 정리할 것을 요청하였다. 또한 내년도 예산안 제출 이전에 추가 자료 요청이 필요한 항목은 소위원회에서 정리하여 종무원에 전달하기로 하였다. 소위원회는 종무위원회의 일정에 따라 11월 말까지 제출될 내년도 사업계획안과 예산안을 검토한 뒤, 12월 초 2차 회의를 열어 본격적인 심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정숙 의장은 “예결산소위원회는 종단의 재정 운용을 점검하는 동시에 인내천 정신을 따라 사업 방향을 밝히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며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
어린 시절의 귀신 나무『홀로 피어 꽃이 되는 사람』 천도교신문에서는 시인이자 숲 해설가인 이시백 동덕의 생활 명상 글과 라명재 송탄교구장이 엄선한 동학 경전 구절을 함께 엮어, 자연과 인간, 그리고 동학의 지혜를 전합니다. 독자 여러분이 일상의 삶 속에서 꽃피우는 동학의 길을 함께 사유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어린 시절의 귀신 나무 느티나무 마을에 바람이 세차게 불면 나무가 운다. 없어진 피붙이가 그리워 운다. 가슴팍 깊은 구멍에 한 서린 회오리가 치는 것이다. 깊은 밤에 들으면 귀신이 찾아와 운다. 동구 밖 느티나무귀신이 찾아와 함께 운다. 난 무서워 언능 잠이 든다. 내 마음이 곧 네 마음이니라. 사람이 어찌 이를 알리오. 천지는 알아도 귀신은 모르니 귀신이라는 것도 나니라. <東經大全 : 논학문> 어릴 때는 보이지 않는 귀신이 제일 무서웠다. 귀신이 있다면 지금도 무서울 것 같다. -
검등골에 아직 남은 숨결검등골에 아직 남은 숨결 산줄기들이 겹겹이 어깨를 맞대고 안개는 골짜기 이마 위에 낮게 드리운다. 계류는 돌틈 사이로 속삭이며 시간의 기억을 살짝 씻어 흘린다. 바람은 잎맥 위를 스치며 숨겨진 말을 일깨운다. 검등골, 그 깊은 골짜기에 해월 최시형 선생께서 서셨다. 말씀은 울림이 아니라 물결처럼 돌과 흙 사이로 스며드는 조용한 숨결이었다. 경천(敬天) 하늘을 공경하라. 빛과 어둠, 별과 안개, 바람과 구름— 모두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다. 경인(敬人) 사람을 존중하라. 서로의 눈과 손길을 살피며 차별과 굴레를 내려놓고 흙냄새처럼 평등을 품는다. 경물(敬物) 모든 만물을 존중하라. 돌과 나무, 흐르는 물, 부는 바람— 생명의 겹겹 속에서 감사와 경외가 숨 쉰다. 오늘, 우리가 이 골짜기를 다시 찾는 것은 기억을 좇기 위함이 아니라 마음을 깨우기 위함이다. 사람을 사람답게, 세상을 세상답게 보는 눈을 다시 새기기 위함이다. 검등골이여, 당신의 산세와 계류, 바람과 안개 속에서 해월의 숨결이 우리의 발걸음을 이끌게 하소서. 삼경의 마음으로, 서로를 사람이라 부르는 그 순간까지 당신의 기억은 길이 되어 흐르게 하소서. 군암 박남문(포항교구) -
물질문명에 대한 근본적 성찰<동귀일체>는 천도교의 중흥과 발전을 목표로, 신앙심이 깊고 헌신적인 젊은 동덕들이 모여 결성한 종교결사 단체이다. 포덕 140년 12월, 천도교 신인간사가 주최한 대토론회 ‘새 천년, 천도교 무엇을 할 것인가’에서 처음 그 필요성이 제기되었으며, 이후 전국의 뜻있는 동덕들이 자발적으로 연대하여 창립되었다. <동귀일체>는 한울님을 모시는 마음(侍天主)과 대동세상 건설의 이상을 실천하기 위해 신앙 수련, 교리 연구, 교단 활성화 활동 등을 전개하고 있으며, 현대 사회 속에서 천도교가 지향해야 할 길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영상은 동귀일체가 직접 기획·제작한 콘텐츠로, 단체의 창립 정신과 주요 활동, 그리고 앞으로의 비전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동귀일체의 설립 배경과 활동 방향을 이해하고, 함께하는 동덕들의 뜨거운 열정을 느껴보실 수 있다. 최근 '동귀일체'에서 공개한 콘텐츠가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체제의 근본적 한계를 깊이 있게 탐구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영상은 우리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온 사회 시스템의 구조적 모순과 내면의 그림자를 날카롭게 짚어내며, 물질 중심 가치관이 초래한 인간성과 공동체의 붕괴를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콘텐츠는 제도 개혁이나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근본 원인을 ‘인간 본성에 대한 성찰’에서 찾는다. 경쟁과 이윤 중심의 문명 구조가 인간을 소외시키고, 생명의 본래적 가치와 조화를 무너뜨린 현실 속에서, 참된 회복은 ‘마음의 전환’에서 비롯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천도교의‘인내천(人乃天)’, 즉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가르침과도 맞닿아 있다. 인간을 단순한 경제적 존재로 보지 않고, 하늘의 도를 품은 주체적 생명으로 보는 관점은 오늘날의 자본 중심 사회를 되돌아보게 한다. 현대 사회의 복잡한 딜레마를 이해하고 새로운 시야를 얻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번 콘텐츠는 사유의 전환과 가치의 재정립을 촉구하는 통찰의 계기가 될 것이다. -
남원 은적암대신사께서 신유년(辛酉年, 1862년) 6월 용담의 문을 활짝 열고 세상을 향해 가르침을 펴기 시작했다.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고 한다. 대신사로부터 배움을 받기 위해 용담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았음을 『동경대전』과 『용담유사』에서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문을 열고 맞이하니 그 수를 헤아릴 수가 없었다[開門納客 其數其然].’ 또 일 년이 지난 후에 먼 곳 혹은 가까운 곳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많았다고 한다. 당시의 이러한 풍경을 대신사의 수양딸이 회상하는 기록이 있다. 대신사의 수양딸은 1920년대 후반까지 살았는데, 그때 이미 나이가 팔순이 되었다. 이 수양딸을 천도교의 이론가인 김기전(金起田)이 인터뷰한 기록이 있다. 인터뷰 기사에 의하면, 신유년 포덕 당시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대신사께 예물로 곶감을 많이 가지고 왔는데, 찾아오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용담정 부근에 버려진 곶감꽂이만을 짊어지고 가도 인근 마을 사람들의 땔나무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너무 많은 사람이 찾아와서, 손님들 조석(朝夕) 준비에 수양딸과 부인 박씨 부인은 나날이 바쁘고 힘이 들었으며, 특히 날이 저물어 저 많은 사람이 어디에서 다 잠을 자나 하고, 아직 어렸던 수양딸은 혼자 걱정을 했다고 한다. 그러므로 용담으로 들어가는 작은 산길은 마치 장터마냥 늘 사람들로 북적였다고 한다. *(小春, 「大神師 收養女인 八十老人과의 問答」, 『新人間』 통권 16호, 1927. 9.) 이렇듯 많은 사람이 용담으로 모여들고 동학을 공부하니 유생(儒生)들과 관이 관심을 두게 되고, 마침내는 탄압을 하게 된다. 이에 대신사는 용담을 떠나 전북 남원으로 가게 된다. 용담을 떠난 대신사는 먼저 울산으로 갔다. 이곳에서 여러 도인을 만나고, 며칠을 머문 후 부산으로 간다. 부산에는 누이동생이 살았다고 한다. 표영삼 선생의 증언에 의하면, 부산 대신동에 누이동생이 대신사의 혼령을 달래기 위해 지은 산당(山堂)이 아직 남아 있다고 한다. 부 산에서 배를 타고 오늘의 진해시(鎭海市)에 속한 웅천(熊川)이라는 마을에 가서 유숙하게 된다. 이곳에서 잠시 머물다가, 다시 길을 떠나 승주(升州)를 지나며 충무공(忠武公)의 사당에 배알하고, 충무공이 남겨 놓은 보국(輔國)의 정신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겨 보기도 한다. 이어서 전라도 무주(茂州)에서 잠시 머문 뒤에 다시 길을 떠나 남원(南原) 땅에 이르게 된다. 대신사는 이렇듯 며칠을 걷고 걸어 남원에 이르게 되고, 남원 광한루(廣寒樓) 근처에 살고 있는 서형칠(徐亨七)의 집을 찾아가게 된다. 다른 기록에는 서공서(徐公瑞)라는 사람을 만난 것으로 되어 있다. 이때가 12월 중순 무렵으로 추정된다. 길을 떠난 지 두 달이 지난 뒤이다. 서형칠은 한약방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당시 대신사의 제자 중 최자원(崔子元) 등 약종상을 하는 사람이 있어, 이들 제자들의 알선으로 남원의 한약상인 서형칠의 집을 찾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서형칠의 집에서 잠시 머물다가, 서형칠의 생질(甥姪)되는 공창윤(孔昌允)의 집으로 거처를 옮겨 열흘 가까이 머물게 된다. 이곳에 머물며 대신사는 서형칠, 공창윤, 양형숙(梁亨淑), 양국삼(梁國三), 이경구(李敬九), 양득삼(梁得三) 등을 포덕하기에 이른다. 남원에 도착한 지 10여 일이 지난 12월 그믐쯤 대신사는 이들의 안내를 받아 남원 교외의 교룡산성(蛟龍山城) 안에 있는 선국사(善國寺)라는 절을 찾아가게 되고, 이곳에서 산속으로 조금 떨어진 덕밀암(德密庵)이라는 작은 암자로 가게 된다. 이곳에 머물면서 수운 대신사는 자신이 스스로 이곳에서 ‘자취를 감춘다’라는 뜻의 은적암(隱跡菴)으로 그 암자의 방 하나를 이름하고, 1862년 3월까지 머물고 나서 경주로 돌아온다. 은적암이 있는 덕밀암은 전북 남원 동편, 교룡산성(蛟龍山城) 속에 있는 선국사(善國寺)라는 절에 딸려 있던 작은 암자이다. 이 산성은 원래 백제 시대에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현재 남아 있는 성은 조선 시대에 쌓은 것이다. 이곳은 국방상 매우 중요한 요새지로서 남으로부 터 침략하는 왜구를 견제하기 위하여 산성을 구축했다. 당시는 남원부(南原府)의 관리를 받아왔고, 남원부를 중심으로 하는 호남 일대와 호남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길목을 수비하던 전략 요새의 외성(外城)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산성 입구에는 이 산성을 지키고 수비하던 비장(碑將)들의 비석이 줄줄이 서 있어, 험난했던 지난 역사를 말하고 있는 듯하다. 은적암을 품에 안듯이 둘려 있는 교룡산성 뒤쪽으로 솟아 있는 산을 황룡산(黃龍山)이라고 부른다. 산등선이 그리 높지는 않아도, 산의 정상으로는 제법 기암괴석이 작은 병풍마냥 펼쳐져 있다. 이 산의 골짜기마다 어느 시대에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어도, 아흔아홉 개의 우물이 돌무덤으로 만들어져 있다. 산성의 이름이 교룡(蛟龍)이듯이, 백 개의 우물을 만들면 용이 승천을 한다는 전설에 따라 아흔아홉 개의 우물을 만들었다고 한다. 교룡이라는 산성의 이름처럼 아직 은 용이 되지 못한, 그러므로 이무기의 슬픔과 잠재적 가능성이 꿈틀거리듯 자리하고 있는 산성. 이 산성의 이름은 이곳 지형과 무관하지 않으리라고 본다. 이곳에 은거한 대신사는 달이 뜨는 밤이면 능선에 올라 「처사가(處士歌)」를 부르기도 하고, “시호(時乎) 시호 이내 시호 부재래지(不再來之) 시호로다.” 하는, 상원갑(上元甲)의 새로운 전기를 이룰 때가 왔음을 암시적으로 노래한 「검결」을 부르며, 목검을 잡고 검무를 추기도 하였 다. 대신사께서 제세(濟世)를 위한 열망과 심신을 아울러 단련시키기도 했던 것이다. 이 은적암에 머물면서 대신사는 앞의 『도원기서』 인용문에서 말하듯이 동학의 중요한 경편인 「논학문」과 「도수사」, 「권학가」를 짓는다. 은적암은 대신사께서 새로운 계획을 세운 곳이자 동학의 중요한 경전이 저술된 곳으로 매우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이 자리에는 다만 천도교서울교구 동덕들이 세운 표지판만이 덩그러니 서 있다. 1989년 대신사 탄신 165돌을 기념하여 서울교구에서 7일간 특별수련회를 개최하고 마지막 날인 10월 29일(시일) 은적암으로 서울교구 교인 226명이 성지순례를 하면서 ‘은적암 터’ 성지 표지판을 세웠다. 저자도 표지판을 세울 때 청년회 부회장으로 참여하여 표지판과 시멘트, 모래, 자갈, 물통 등을 등에 지고 산 중턱에 올라 표지판을 세우고 나서 대신사의 당시 상황을 그리며 남원 시내를 바라보며 감회에 젖었던 기억이 새롭다. 이렇듯 작은 표지판이라도 세운 까닭에 은적암을 세상에 알리고 이곳을 성역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듯이 동학의 유적지 발굴을 비롯한 표지석 또는 표지판을 세우는 사업에 조그만 힘이라도 보태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다음호 예고 : 흥해 손봉조의 집 '수운 대신사, 최초로 접주제를 시행하다' 편이 이어집니다. 수암 염상철 (守菴 廉尙澈) 한국종교인연대(URI-K) 공동상임대표 3·1운동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공동대표 수운최제우대신사출세20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공동대표 천도교서울교구 후원회장 천도교중앙총부 종의원 의장, 감사원장대행 역임 (사)한국사회평화협의회 감사 역임 -
제1회 동학농민혁명 청산기포령 기념축제 열린다제1회 동학농민혁명 청산기포령 기념축제가 오는 11월 1일(토) 오전 9시 30분, 충북 옥천군 청산면 문바위골(청산면 한곡리 223-5) 일대에서 개최된다. 이번 행사는 옥천군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하고 옥천군이 후원하며, 동학농민혁명의 지역 발상지인 청산에서의 첫 공식 기념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행사는 오전 10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시 20분 기포령 재현 행사, 10시 50분 진혼제(교사·씻김굿 등), 12시에는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초청 강연회, 그리고 13시 오찬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기포령 재현은 당시 동학농민군이 탐관오리의 폭정과 외세의 침략에 맞서 민중의 의지를 하나로 모아 봉기하던 역사적 장면을 재현해, 지역 주민과 청소년들이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생생히 체험할 수 있는 자리로 마련된다. 옥천군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청산은 충북 지역에서 가장 먼저 동학농민군이 봉기한 역사적 현장”이라며, “이번 기념축제를 통해 지역의 항일자주 정신과 인내천 사상이 다시금 시민의 삶 속에 되살아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행사 문의는 사무국장(010-3644-9570) 또는 회장(010-5462-9771)에게 하면 된다. -
한울연대, 창립 15주년 맞아 경주교구에서 1박 2일 행사천도교 생태기후환경 임의단체인 천도교 한울연대(한연)가 창립 15주년을 맞아 뜻깊은 자리를 마련한다. 오는 10월 18일(토) 오후 6시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천도교 경주교구(경상북도 경주시 원효로 119-1)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한연 15주년 가을밤 잔치’라는 이름으로 진행된다. 이번 행사는 지난 15년 동안 생태적 신앙 운동과 환경 교화를 이어온 한울연대가 그 발자취를 돌아보고, 다가올 15년의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다. 관계자들은 “오랜만에 전국의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연의 어제와 내일을 이야기하고, 한울사상 속에 깃든 생명·평화의 가치를 다시 새기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천도교 한울연대는 ‘사람과 하늘, 자연이 하나’라는 인내천 사상을 바탕으로, 기후위기 시대에 걸맞은 생태 신앙 실천과 환경 감수성 회복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다. 그동안 각 교구와 지역에서 생태 세미나, 환경 정화 운동, 지속 가능한 삶을 주제로 한 교화 프로그램 등을 펼쳐왔다. 이번 15주년 행사는 회원들이 함께 참여하고 교류하는 축제의 밤이자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참가 문의는 한울연대 사무처(010-4742-0113)로 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