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세계화를 위한 천도교 문화예술 만들기(1)
전 세계적으로 K-POP, K-FOOD, K-DRAMA, K-MOVIE, K-BEAUTY가 세계인들에게 환호를 받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한글 배우기가 붐을 타고 있다. 우리 민족의 감성과 놀이문화가 세계화가 되고 있는 21세기이다. 또한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 계엄을 해제시킨 시민들에 의한 K-민주주의는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전 세계인을 놀라게 한 K-민주주의의 뿌리에는 동학농민혁명 정신이 있으며 동학농민혁명 정신은 후세들에게 유산으로 물려줄 그 가치를 인정받아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2023년 5월 18일 유네스코 세계기록물에 등재되었다. 이것은 동학정신이 세계화를 이루는 터전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손병희 의암성사께서는 법설 「천도교와 신종교」편에서 “천도교는 천도교인의 사유물이 아니요, 세계인류의 공유물이니라. 천도교는 문호적 종교가 아니요 개방적 종교이니라,~~천도교는 구역적 종교가 아니요 세계적 종교”라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은 천도교가 세계인류의 공유물이 되기 위해서 우리가 준비해야 할 일들이 있으며 또 이것은 우리 후학들의 사명이라는 것을 말씀해 주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21세기에 천도교 세계화를 위하여 우리는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인가?
인간의 삶을 자세히 살펴보면 희노애락의 연속이다. 즐겁고 화나고 슬프고 즐거운 일은 바로 인간의 생활에서 비롯된 인간의 감정이다. 그 감정에 다가가서 공감대를 형성할 때 인간은 비로소 감정이 표출되며 공감이 형성된다. 인간의 감성과 소통하는 천도교 동학문화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K-컬처처럼 K-동학컬처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만들어 가야 할까?
문화<CULTURE>는 일반적으로 한 사회의 주요한 행동 양식이나 상징 체계를 말한다. 다시 말을 하자면 천도교 문화란 종교행사, 의절, 일상생할에서의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문화에 포함된다. 예를 들자면 밥 먹을 때의 식고, 나가고 들어갈 때, 무슨 일을 할 때 하는 심고, “모시고 안녕하십니까?” 인사말 등과 제례, 상례, 입교식, 시일식 등 종교에 관련된 모든 것이 문화속에 포함된다. 따라서 문화란 너무 광범위하므로 하나하나 나누어서 생각해 보기로 하자. 본고에서는 예술분야 특히 천도교의 음악, 뮤지컬, 무용, 미술, 영화분야에 대해서 먼저 말하고자 한다.
음악을 먼저 알아 보자, 노래는 사람들의 감성에 호소하기가 참 좋다. 조용필 가수가 북한에서 노래를 하니까 공연을 보고 있던 사람들이 눈물을 흐리고 공감하는 모습을 TV를 통해 본 적이 있다. 이처럼 노래는 사람을 울리고 웃게 만드는 힘이 있다. 천도교 음악에는 천덕송과 송가가 있다. 천덕송 32편, 송가 26편, 합 58편의 노래가 있다. 그렇다면 천도교 세계화를 위하여 이 곡들이 사람들의 정서와 감성에 호소할 수 있는 곡들인지 생각해 보자. 또한 케네디홀에서 연주 혹은 공연할 수 있는 곡들인지, 오케스트라, 앙상블 연주가 가능한 곡들인지, 아니면 K-POP처럼 젊은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대중화 할 수 있는 곡들인지 생각해 보자. 부족하다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 전문 작곡가에게 의뢰하여 다양한 곡들이 탄생해야 한다고 본다. 클래식과 대중성 있는 음악, 때로는 장엄하면서도 함께 부를 수 있는 곡, 음악으로 감동받고 하나가 될 수 있는 곡들이 필요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이 권호성 감독의 ‘들풀’, ‘만고풍상 겪은 손’ 등 몇 편의 뮤지컬이 제작되어 국내에서 공연되었다. 이러한 공연은 국내에서만 공연되어질 것이 아니라 해외로 진출하도록 교단차원에서도 지원과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1994년도에는 동학농민혁명 100주년을 맞아 연극, 뮤지컬, 무용계에도 동학바람이 크게 불었다. 서울시립무용단이 선보인 <녹두꽃이 떨어지면>은 출연진이 110여명, 1시간 10분짜리 대작이었다. (안무: 한상근, 주옥녀, 홍경희, 연출: 황두진) 그리고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주최로 민족춤제전에서 동학관련 작품이 2개나 선보였다. 춤누리, 춤세상, 한두레 등이 공동 창작한 <검결-칼노래 칼춤> 과 춤사랑 해오름 무용단의 현대무용 <백년전 백년후> 역시 동학혁명을 통해 암울한 시대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농민들의 의지를 간절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시대가 흘러 현대에 올수록 동학관련 무용은 점차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다.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 연극 등에서 동학을 주제로 무용이 제작되기를 바라며 그 공연을 지원하고 장려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 또한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에 미술 분야를 한번 살펴보자. 천도교 미술인회가 올해까지 35회째 활동하고 있다. 어린이, 대학생, 성인들을 포함한 그림, 조각, 서예 등 다양한 장르를 포함하여 전시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작품 내용과 전시 분야에서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어야 할 것이다. 천도교인 작가뿐만 아니라 천도교 동학 작품에 관심 있는 전업 작가들을 초청 또는 섭외하여 천도교미술계가 더 전문화되고 깊이 있게 확장되면 좋겠다. 아마츄어와 전문가를 분리하여 외연 확대와 깊이 있는 활동을 나누어서 한편으로는 대중화와 또 한편으로는 깊이 있는 그림, 조각 작품 등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로마의 대성당을 방문했을 때의 건축물에 그려진 성화작품에서 받는 감동을 천도교 성지인 용담정, 봉황각, 중앙대교당에서도 받았으면 좋겠다. 그림, 조각, 서예, 공예 등 미술작품을 통해서 천도교를 찾는 방문객들에게 감동을 주기를 원한다.
동학 관련 영화를 살펴보자. 이현정 감독의 “삼례(2015)”, 박영철 감독의 “동학, 수운 최제우(2011)”, 임권택 감독의 “개벽(1991)”, 최훈 감독의 “동학난(1962)” 이 있다. 총 4편의 영화, 그것도 교단이 주최가 되어 만든 작품은 하나도 없다. 이것은 무엇을 말해 주는가? 잘 만든 영화 한편으로 국내외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그런 영화를 우리는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예산이 문제라면 영화를 만들기 위한 성금 모금과 클라우딩 펀드 등 방법을 모색하면 해결책이 나올 것이다. 작가, 감독, 주인공 등 최고의 전문가를 섭외하여 영화가 흥행하면 투자금을 회수하고도 수익이 발생한다.
예를 들자면 170억 투자로 2시간 20여분 상영시간인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 없다” 영화는 2025년 9월 24일 개봉하여 3주차 관객 수 2,206,429명, 누적 매출액 21,663,542,930원으로 대한민국 박스 오피스 영화 1위를 차지하였다. 물론 주연배우로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등 걸출한 배우들이 나온 것도 한몫했지만 이 영화가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베니스 국제영화제, 토론토 국제영화제, 부산 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되어 상영되었다. 미국작가인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 작가의 소설 액스 (The Ax)를 바탕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해고된 한 남성이 생존을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이 재취업을 위해 경쟁자를 제거하면서 벌어지는 과정을 블랙코미디형식으로 그리고 있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인간의 본성과 도덕성에 대한 질문을 계속 던지고 있다. 21세기 현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쟁사회에서의 취업난, 극도의 이기주의, 인간성 상실, 무너져 가는 도덕성, 상위10%의 부의 향유, 로봇이 대신하는 AI시대, 방향을 잘못 잡는 수사력 등등... 박찬욱 감독이 시사해주는 질문은 영화가 끝나도 관객들이 자리를 떠날 줄 모르게 하였다. 이처럼 영화가 주는 힘은 대단하다. 이 영화에서 던지는 문제를 동학으로 풀어내면 풀릴지 않는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동학이라는 엄청난 원석을 가지고 있다. 인간존엄, 생명, 평화, 생태, 우주, 자연, 어린이, 여성, 노동자, 평등 등 우리가 갈고 닦아서 보석으로 만들 원석들이 거대한 산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원석들을 잘 갈고 닦아서 문화 예술로 꽃 피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후학들의 책임이 아닐까 생각한다.
2027년은 해월신사 탄신200년이 되는 해이다. 해월신사 탄신200년을 기해 천도교의 세계화를 선포하고 음악, 미술, 뮤지컬, 무용, 영화가 동학 주제로 제작되어 세계인들에게 선보인다면 이 또한 얼마나 멋진 일이 아니겠는가!
글, 정정숙 (종의원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