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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준 교령, “제2의 현도를 천명할 때”포덕 166년(2025) 12월 1일(월) 오전 11시, 제120주년 현도기념식이 영등포교구 교당에서 봉행되었다. 의암성사의 대고천하 12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며 현도 120주년을 맞은 이날 기념식에는 의암성사의 유지를 되새기며 준암 박인준 교령의 기념사와 함께 천덕송 합창, '샘'연합합창단의 공연 등이 함께했다. 박인준 교령의 기념사 전문은 다음과 같다. 기 념 사 공경하는 동덕 여러분! 오늘은 의암성사님께서 포덕 46(1905)년 동학을 천도교로 대고천하 하신 지 120주년이 되는 뜻깊은 현도기념일입니다. 의암성사님의 천도교 현도는 동학혁명과 갑진개화운동이 잇달아 좌절되고 청일(淸日)전쟁과 러일(露日)전쟁을 계기로 전 세계의 열강들이 동아시아의 세력 재편에 달려들어 각축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위기에 처한 동학 교단을 일거에 새로운 궤도에 올려놓는 대전환 선언이었습니다. 의암성사님은 해월신사님으로부터 도통을 전수 받은 때로부터 선천 운과 후천 운이 갈마드는 세계 곳곳을 몸소 순방하고 체험함으로써 새로운 비전을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일본에 체류하는 5년 동안 세계 대세를 조망하고, 종교의 자유와 문명개화라는 시대적 변화를 체감하고 동학을 천도교로 대고천하 하셨습니다. 그러나 당시 천도교를 대고천하 하는 광고문을 살펴보면 현도의 근본정신은 단지 동학의 종교화를 알리는 것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세계 문명의 표준을 마련함으로써 새로운 시대정신을 선도하고 인심을 교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었습니다. 현도의 핵심이 되는 천도교라는 이름은 학즉동학(學則東學) 도즉천도(道則天道)라는 말에서 유래하였다고 말하지만, 그 근본정신은 수운대신사의 다시 개벽을 이은 제2의 다시 개벽, 해월신사의 고비원주(高飛遠走) 사명을 이은 제2의 고비원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천도교단은 포덕 46년(1905) 당시와 유사한 전환의 시대에 서 있습니다. 탈종교 시대라는 사회적 환경과 기후 위기와 자연재해가 점증하는 인류세의 위기, 그리고 인공지능의 가속화로 인해 인류 사회의 정치·사회·경제 질서가 전면적으로 재편되는 대격변의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시금 ‘현도’의 본뜻을 되새기며, 제2의 현도를 세상에 널리 알려 나가야 할 때입니다. 공경하는 동덕 여러분! 저는 이제 ‘제2의 현도’를 통해 다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하여, 새로운 각오를 다짐과 함께, 실천 가능한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신앙심 확립입니다. 신입 교인과 미래세대 교육과 수도연성을 지원하고 포덕의 생활화를 통해 모든 교인이 ‘살아있는 신앙인’으로 설 수 있도록 해나가야 합니다. 둘째, 건실한 교단 재정 실현입니다. 의암성사님이 현도를 결단그때 전국의 교인들이 헌신적으로 성미 납부를 하였듯이, 제2의 현도는 재정의 건전화를 위한 중앙총부와 교구, 교인의 삼위일체된 정성으로만이 가능할 것입니다. 셋째, 교구 중심 시대의 개척입니다. 의암성사께서 중앙총부를 정점으로 전국에 대교구와 수백 개의 교구와 전교실을 조직하셨던 기본정신을 되살려, 교구가 중심이 되는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찾아가는 설교’와 ‘작은 교구 살리기’를 통해 신앙이 생활로, 생활이 신앙으로 이어지는 현장 신앙의 시대를 열어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반도의 분단 현실을 직시하고 남북한 형제들이 장벽을 허물고 함께 평화롭게 살아가는 통일 세상을 위해 시천주 사상을 남북한 방방곡곡에 전파하고, 아울러 기후 환경 위기를 극복하고 지구 생명을 살리는 일에 앞장섬으로써 진정한 포덕천하를 이루어나가야 합니다. 이 밖에도,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교화사업을 펼치고, 문예와 학술 등을 통해 천도교의 세계화를 꾀하며, 동학혁명 참여자의 국가유공자 서훈 사업, 천도교 성지 순례길 조성 등을 통해 현도 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나가야 합니다. 스승님 가르침대로 한울님을 믿는다는 것은 사람을 믿는 일이며, 사람을 섬긴다는 것은 한울님을 섬기는 일입니다. 이 단순하지만 위대한 신앙의 진리를 오늘의 행동으로 되살려 실천하는 것이 바로 다시 개벽입니다. 이제 우리 교단은 신앙 회복과 참신앙 활동을 통해 다시 세상과 만나야 합니다. 물질문명의 발달이 극에 달하고, 인간의 영성까지 넘보는 이 시대에 인간과 만물이 한울님과 이어져 있음을 재확인하고 재조명하는 일이야말로, 나를 살리고 우리를 살리고 세상을 살리는 최고의 포덕이라고 할 것입니다. 이 한울님의 이름으로 천도교는 다시, 이 시대의 희망 신앙으로 꿋꿋이 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공경하는 동덕 여러분! 현도는 지나간 사건이 아닙니다. 한울님을 향한 믿음이 다시 세상을 향해 열리는, 그때가 곧 현도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천도교인의 삶의 현장이, 곧 천도의 현장이요, 다시 개벽의 출발점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한울님께서 우리 모두의 정성과 공경과 믿음에 감응하시어, 다가올 새해는 천도교단과 천도교인 모두, 나도 성공 너도 득의(得意)하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모든 동덕이 함께해 주시기를 당부드리며 기념사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포덕 166(2025)년 12월 1일 천도교 교령 박 인 준 심고 -
의암성사 현도 120주년, 영등포교구에서 봉행포덕 166년(2025) 12월 1일(월) 오전 11시, 제120주년 현도기념식을 영등포교구 교당에서 봉행하였다. 중앙대교당이 안전진단 공사 중인 관계로 올해 현도기념식은 영등포교구에서 진행되었으며, 박인준 교령, 강병로 종무원장, 각 교구 교역자 및 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현도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날 기념식은 개식-청수봉전-심고-주문 3회 병송-경전 봉독(권도문)-천덕송 합창(제13장, 1절~3절)-기념사(박인준 교령)-천덕송 합창(포덕행진곡 1절~3절)-심고-폐식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샘 연합합창단의 천덕송 제13장과 포덕행진곡 합창은 현도 120주년의 의미를 음악으로 되살린 순간이었다. 합창단의 정제된 화음은 행사장을 가득 채우며 참석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박인준 교령, “오늘 우리는 제2의 현도를 다시 열어야 한다” 이어진 박인준 교령의 기념사는 올해 현도기념식의 핵심이었다. 박 교령은 먼저 의암성사가 역사적 결단을 내렸던 당시 시대적 상황을 돌아보며, "의암성사님의 천도교 현도는 동학혁명과 갑진개화운동이 잇달아 좌절되고 청일(淸日)전쟁과 러일(露日)전쟁을 계기로 전 세계의 열강들이 동아시아의 세력 재편에 달려들어 각축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위기에 처한 동학 교단을 일거에 새로운 궤도에 올려놓는 대전환 선언이었습니다.” 박 교령은 이어 당시의 국제 정세와 교단 현실을 짚으며, 의암성사가 일본 체류 5년 동안 시대의 변화를 직접 체감하고 ‘대고천하(大告天下)’를 결단한 배경을 상세히 설명하였다. 이어 " 현도의 근본정신은 단지 동학의 종교화를 알리는 것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세계 문명의 표준을 마련함으로써 새로운 시대정신을 선도하고 인심을 교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었습니다. 현도의 핵심이 되는 천도교라는 이름은 학즉동학(學則東學) 도즉천도(道則天道)라는 말에서 유래하였다고 말하지만, 그 근본정신은 수운대신사의 다시 개벽을 이은 제2의 다시 개벽, 해월신사의 고비원주(高飛遠走) 사명을 이은 제2의 고비원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오늘의 시대 역시 그때와 닮아 있음을 진단하고 ‘제2의 현도’를 천명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였다. ‘제2의 현도 실천 과제’ 박 교령이 기념사를 통해 제시한 4가지 실천 조항은 ▲신앙심 확립 ▲신입 교인·미래세대 교육 강화 ▲수도·포덕의 생활화 ▲ 살아있는 신앙 공동체 확립으로 건실한 교단 재정을 실현하고 중앙총부와 교구, 교인의 삼위일체를 강조하였다. 또한 교령은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교화, 학술·문예 활동의 세계화, 동학혁명 국가유공자 서훈, 천도교 성지 순례길 조성 등 현도정신의 현대적 계승 과제도 함께 언급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은 결의를 밝히며 기념사를 마무리하였다. “현도는 지나간 사건이 아닙니다. 우리가 한울님을 향한 믿음을 행동으로 되살리는 그때가 바로 현도입니다. 다시 개벽의 출발점에 서서, 나도 성공하고 너도 득의하는 새 시대를 함께 열어갑시다.” 폐식 후 참석자들은 현도 120년의 역사와 의암성사의 뜻을 다시금 마음에 새기며, “현도가 오늘의 나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다짐을 나누었다. 영등포교구 조광걸 교구장은 “많은 교인들이 협조해주신 데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기념식 준비에 함께한 모든 인원의 노고를 전했다. 올해 제120주년 현도기념식은 환경 변화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봉행되었으며, '샘'연합합창단은 축하공연으로 '현도일', '초청약수음', '의암의 뜻'을 노래하며 큰 박수와 호흥을 얻었다. 이번 기념식을 계기로 ‘제2의 현도’, ‘다시 개벽’의 새 시대를 향한 발걸음을 더욱 굳게 할 것을 약속하였다. 한편 중앙총부는 오는 12월 24일 128주년 인일기념일 역시 이곳 영등포교구 교당에서 봉행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날 발표한 120주년 현도기념사의 전문이다. 기 념 사 공경하는 동덕 여러분! 오늘은 의암성사님께서 포덕 46(1905)년 동학을 천도교로 대고천하 하신 지 120주년이 되는 뜻깊은 현도기념일입니다. 의암성사님의 천도교 현도는 동학혁명과 갑진개화운동이 잇달아 좌절되고 청일(淸日)전쟁과 러일(露日)전쟁을 계기로 전 세계의 열강들이 동아시아의 세력 재편에 달려들어 각축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위기에 처한 동학 교단을 일거에 새로운 궤도에 올려놓는 대전환 선언이었습니다. 의암성사님은 해월신사님으로부터 도통을 전수 받은 때로부터 선천 운과 후천 운이 갈마드는 세계 곳곳을 몸소 순방하고 체험함으로써 새로운 비전을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일본에 체류하는 5년 동안 세계 대세를 조망하고, 종교의 자유와 문명개화라는 시대적 변화를 체감하고 동학을 천도교로 대고천하 하셨습니다. 그러나 당시 천도교를 대고천하 하는 광고문을 살펴보면 현도의 근본정신은 단지 동학의 종교화를 알리는 것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세계 문명의 표준을 마련함으로써 새로운 시대정신을 선도하고 인심을 교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었습니다. 현도의 핵심이 되는 천도교라는 이름은 학즉동학(學則東學) 도즉천도(道則天道)라는 말에서 유래하였다고 말하지만, 그 근본정신은 수운대신사의 다시 개벽을 이은 제2의 다시 개벽, 해월신사의 고비원주(高飛遠走) 사명을 이은 제2의 고비원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천도교단은 포덕 46년(1905) 당시와 유사한 전환의 시대에 서 있습니다. 탈종교 시대라는 사회적 환경과 기후 위기와 자연재해가 점증하는 인류세의 위기, 그리고 인공지능의 가속화로 인해 인류 사회의 정치·사회·경제 질서가 전면적으로 재편되는 대격변의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시금 ‘현도’의 본뜻을 되새기며, 제2의 현도를 세상에 널리 알려 나가야 할 때입니다. 공경하는 동덕 여러분! 저는 이제 ‘제2의 현도’를 통해 다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하여, 새로운 각오를 다짐과 함께, 실천 가능한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신앙심 확립입니다. 신입 교인과 미래세대 교육과 수도연성을 지원하고 포덕의 생활화를 통해 모든 교인이 ‘살아있는 신앙인’으로 설 수 있도록 해나가야 합니다. 둘째, 건실한 교단 재정 실현입니다. 의암성사님이 현도를 결단그때 전국의 교인들이 헌신적으로 성미 납부를 하였듯이, 제2의 현도는 재정의 건전화를 위한 중앙총부와 교구, 교인의 삼위일체된 정성으로만이 가능할 것입니다. 셋째, 교구 중심 시대의 개척입니다. 의암성사께서 중앙총부를 정점으로 전국에 대교구와 수백 개의 교구와 전교실을 조직하셨던 기본정신을 되살려, 교구가 중심이 되는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찾아가는 설교’와 ‘작은 교구 살리기’를 통해 신앙이 생활로, 생활이 신앙으로 이어지는 현장 신앙의 시대를 열어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반도의 분단 현실을 직시하고 남북한 형제들이 장벽을 허물고 함께 평화롭게 살아가는 통일 세상을 위해 시천주 사상을 남북한 방방곡곡에 전파하고, 아울러 기후 환경 위기를 극복하고 지구 생명을 살리는 일에 앞장섬으로써 진정한 포덕천하를 이루어나가야 합니다. 이 밖에도,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교화사업을 펼치고, 문예와 학술 등을 통해 천도교의 세계화를 꾀하며, 동학혁명 참여자의 국가유공자 서훈 사업, 천도교 성지 순례길 조성 등을 통해 현도 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나가야 합니다. 스승님 가르침대로 한울님을 믿는다는 것은 사람을 믿는 일이며, 사람을 섬긴다는 것은 한울님을 섬기는 일입니다. 이 단순하지만 위대한 신앙의 진리를 오늘의 행동으로 되살려 실천하는 것이 바로 다시 개벽입니다. 이제 우리 교단은 신앙 회복과 참신앙 활동을 통해 다시 세상과 만나야 합니다. 물질문명의 발달이 극에 달하고, 인간의 영성까지 넘보는 이 시대에 인간과 만물이 한울님과 이어져 있음을 재확인하고 재조명하는 일이야말로, 나를 살리고 우리를 살리고 세상을 살리는 최고의 포덕이라고 할 것입니다. 이 한울님의 이름으로 천도교는 다시, 이 시대의 희망 신앙으로 꿋꿋이 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공경하는 동덕 여러분! 현도는 지나간 사건이 아닙니다. 한울님을 향한 믿음이 다시 세상을 향해 열리는, 그때가 곧 현도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천도교인의 삶의 현장이, 곧 천도의 현장이요, 다시 개벽의 출발점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한울님께서 우리 모두의 정성과 공경과 믿음에 감응하시어, 다가올 새해는 천도교단과 천도교인 모두, 나도 성공 너도 득의(得意)하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모든 동덕이 함께해 주시기를 당부드리며 기념사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포덕 166(2025)년 12월 1일 천도교 교령 박 인 준 심고 -
박인준 교령,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창립 4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 발표지난 17일, 서울 그랜드 앰배서더 호텔 2층 랑데뷰 홀에서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창립 40주년 기념식에서 협의회 소속 종단 대표 및 임원진이 참석한 가운데 천도교를 대표하여 박인준 교령이 축사를 전했다. 박인준 교령은 축사에서 “한국민족종교협의회는 우리나라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대동단결하여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해 왔습니다.”라고 말하며 “민족종교는 항상 우리 민족과 운명을 같이 합니다. 그런 점에서 민족종교는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공동체적 운명을 개척함으로써 활로를 모색하는 일에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라며 협의회의 역할 확대를 당부했다. 이번 기념식은 한국 고유 민족종교들이 걸어온 40년의 연대와 협력의 역사를 돌아보고, 향후 민족정신의 계승과 상생의 가치를 모색하기 위한 뜻깊은 자리로 마련되었다. 다음은 박인준 교령의 축사 전문이다. 축 사 모시고 안녕하십니까? 존경하는 민족종교 지도자와 이웃 종교 지도자 여러분, 그리고 함께 자리해 주신 종교인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은 한국민족종교협의회가 창립된지 4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이런 뜻깊은 날에 초대해 주신 김령하 회장님과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민족종교협의회는 우리나라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대동단결하여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해 왔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나라는 남북이 분단된 채로 너무 오랜 세월이 지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민족의 동질성을 상실하고 이민족처럼 살게 될 것입니다. 거기다가 지금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급속도로 다문화 사회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이제 민족이라는 말의 개념도 다시 정립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원래 민족이란 말은 일정한 지역에서 오랜 세월 동안 공동생활을 하면서 언어와 문화상의 공통성에 기초하여 역사적으로 형성된 사회집단을 말합니다. 그러나 현대는 다문화의 전역적인(global) 사회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이 땅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하고 피를 섞으며, 공통된 역사와 공통된 문화를 창조하면서 동화되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비록 생래적 DNA가 다를지라도 같은 민족으로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무튼, 우리는 지금 신민족 사회로 이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민족종교의 개념과 그 역할 또한 새롭게 정립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민족종교는 항상 우리 민족과 운명을 같이 합니다. 그런 점에서 민족종교는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공동체적 운명을 개척함으로써 활로를 모색하는 일에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천도교 또한 창도 배경이나 역사성에 비추어 볼 때 민족종교로써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데 한치의 소흘함도 없어야 할 것입니다. 천도교는 앞으로도 민족종교협의회와 함께 나아갈 것이며, 보국안민과 광제창생의 정신으로 이웃 종교와도 힘을 합하여 민족의 대동단결과 대한민국의 융성, 그리고 세계 평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창립 40주년 기념일을 축하하며, 한국민족종교협의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포덕 166년 11월 17일 천도교 교령 박 인 준 -
동학농민혁명 131주년 아산 기념식 및 문화제 열려‘2025 동학농민혁명 계승 충남 아산 기념식 및 문화제’가 지난 11월 9일 오후 2시, 온양온천역 광장에서 아산시기념사업회 주최로 열렸다. 올해 기념식은 「1894 동학혁명에서 2025 인내천(人乃天) 응원봉 빛의 혁명까지」를 주제로 진행되었다. 장명진 아산시기념사업회 이사장은 기념사에서 “갑오년 동학혁명 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윤석열 내란을 보국안민으로 극복한 빛의 혁명”을 강조하며, 동학혁명 2차 봉기에 대한 국가 서훈과 헌법 전문 수록을 촉구했다. 기념사업회는 당시 폐정개혁안 정신을 오늘에 되살린 ‘2025년 신폐정개혁안’을 발표하고, 참석 시민들과 함께 “사람이 주인되는 세상, 사람이 곧 하늘님인 세상”을 힘차게 외쳤다. 천도교 아산시교구, 시민과 함께하는 현장 운영 천도교 아산시교구는 행사장에 ‘동학혁명을 천도교에서 이어갑니다’라는 안내판을 설치하고, 참석 시민들에게 따뜻한 커피와 음료를 제공하며 현장 참여를 도왔다. 또한 무대에서는천도교 송가 ‘동학행진곡’과 ‘동학의 딸’을 불러 큰 호응을 얻었다. 융합예술 무대 「녹두꽃, 불꽃이 되다」, 동학의 현재 가치 조명 문화제에서는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한 창작융합극 「녹두꽃, 불꽃이 되다」가 공연되었다. 북과 탈, 노래, 무용, 풍물이 어우러진 무대는 동학의 인내천 정신이 과거에 머물지 않고, 현재와 미래 가치로 이어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현장을 지나던 시민들도 공연에 발걸음을 멈추고 집중해 보는 등 공연장은 활기를 띠었다. 지자체·동학단체 함께한 의미 있는 연대 행사에는 아산시 부시장, 아산시의회 의장 및 시의원들, 충남동학단체협의회, 동학실천시민행동 등 여러 동학 관련 단체가 참석했다. 광장에는 시천주, 사인여천, 척왜양, 보국안민 등 동학정신을 담은 대형 세로깃발 10여 개와 아산동학농민혁명 전개 과정을 소개하는 20여 점의 홍보판이 설치되어 시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
제131주기 하동고성산 동학혁명군 위령식 봉행제131주기 하동고성산 동학혁명군 위령식이 11월 11일 오전 11시, 하동 고성산 위령탑 앞에서 봉행되었다. 이번 위령식은 사천교구 하재식 교화부장의 집례로 시작되어 내빈 소개와 국민의례 후, 천도교 의례에 따라 진행되었다. 청수봉전은 삼천포교구 명지당 박윤자 동덕, 경전봉독은 대동교구 경선당 최경자 동덕이 맡았으며, 이어 남해동학혁명기념사업회 용암 김환용 회장이 동학혁명군 12개조 폐정개혁안을 낭독하였다. 이후 천도교중앙총부 노암 강병로 종무원장이 박인준 교령의 추념사를 대독하였다. 박 교령은 추념사를 통해 “1894년 10월 14일(음력) 진주·하동·남해·산청 등지의 동학군이 고성당산으로 집결하여 일본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며 “신식 무기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은 선열들은 결사항전하였고, 500여 명이 장렬히 전사하였다”고 전했다. 이어 “선열들이 목숨 바쳐 지키고자 했던 보국안민(輔國安民)의 뜻을 이어받아 상호부조와 화합의 민주사회를 완성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향해 매진하자”고 강조하였다. 또한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신순철 이사장의 추모사는 한민욱 기념사업부장이 대독하였으며, “지난 2023년 5월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면서, 동학혁명은 한국의 역사를 넘어 인류가 함께 기억해야 할 역사로 자리매김하였다”고 밝혔다. 분향은 유족 신만식(사천교구), 하재호(산청내대리)를 비롯해 강병로 종무원장, 연원회 관계자, 각 교구장, 하동군 교육기관장 등의 순으로 진행되었다. 이어 부산연합합창단의 선창으로 동학혁명군 추모가를 합창하고, 경상도연원회 철암 김영욱 운영위원장의 선창으로 “대한민국 만세, 천도교 만세, 동학혁명군 만세”의 만세삼창을 외치며 위령식은 마무리되었다. 위령식 후에는 부산연합합창단의 기념공연과 서만석 명창의 판소리 공연이 이어졌으며, 점심식사을 끝으로 모든 행사가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글.사진 제공 서소연(천도교중앙총부 교무관장) -
남해에서 펼쳐진 대동세상, 동학문화예술제 뜨거운 호응지난 11월 9일(일) 오후 2시, 경남 남해문화센터 다목적홀 및 로비에서 ‘인내천(人乃天), 모두가 어우러지는 대동세상’을 주제로 한 2025 남해동학문화예술제가 열렸다. 본 행사는 ‘사람이 곧 하늘이다’라는 동학의 인내천 사상을 오늘의 사회 속에서 다시 구현하고, 지역 시민과 청소년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을 만들고자 기획되었다. 남해군수는 축사를 통해 "남해군은 역사적으로 동학·천도교 신앙이 매우 활발한 고장입니다. 현재 천도교 박인준 교령님을 비롯해, 우리 지역에서 일곱 분의 교령을 배출했다는 사실만 보아도 그 전통의 깊이를 알 수 있습니다. 나라가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동학은 평등·민주·생명존중의 사상을 실천하며 큰 역할을 했지만, 해방 이후에도 그 가치가 온전히 자리 잡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남해 역시 천도교 활동이 제약을 받는 환경 속에서 조용히 신앙과 선양을 이어왔습니다. 이제는 이러한 문화·정신적 자산을 제대로 드러내고 계승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적·종교적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정신문화로서 동학 정신을 더 크게 펼쳐야 합니다. 오늘 문화예술제를 통해 동학의 사상이 평등, 민주주의, 자연과 생명 존중의 철학으로 우리 마음에 다시 새겨지길 바랍니다. 저 또한 군수로서 이 가치가 지역에서 더욱 살아 움직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바쁜 일정에도 함께해 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김환용 이사장은 "1894년 30만 명이 참여한 동학농민혁명은 이 땅을 우리 스스로 변화시켜 '사람과 만물이 평등하고 존엄한 세상'으로, '우리 공동체를 굳세게 만들어 스스로를 편안하고 행복하게 하자'는 기치로 희망의 문을 열고자 한 위대한 혁명이었다"고 평가하고 "이러한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하였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는 박인준 천도교 교령의 축사가 발표되었으며, 현장에는 이동희 경리관장이 참석해 교령의 메시지를 대신 대독했다. 이동희 경리관장은 “동학의 정신은 오늘 우리가 계승해야 할 시대적 가치”라는 교령의 메시지를 전달해 큰 호응을 얻었다. 박인준 교령은 축사를 통해 이번 남해동학문화예술제가 지닌 역사적 의미와 시대적 가치를 강조했다. 교령은 먼저 “남해는 동학‧천도교의 성지가 될 만큼 정신적 전통이 깊은 고장”이라며, 동학농민혁명 당시 남해 지역 인사들이 보여준 헌신과 희생, 그리고 이후 천도교의 신앙 전통이 면면히 이어져 온 사실을 언급했다. 이어 동학의 핵심 사상인 시천주·사인여천·인내천을 현대적으로 조명하며 “사람은 한울님을 모신 존재이자, 모든 사람은 평등하고 함께 살아야 한다는 대동의 정신은 오늘날 민주주의의 뿌리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동학농민혁명은 군사적 실패가 아니라 한국 근대정신을 열어젖힌 정신혁명이었으며, 이 정신을 계승하는 일이야말로 오늘 우리가 맡은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박 교령은 이번 문화예술제가 “선열들의 숭고한 뜻을 잇고,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현실에 세우는 데 필요한 마음을 모으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동학 사상을 지역사회와 대한민국의 정신문화 자산으로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행사를 준비한 남해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남해군의회, 남해군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동학의 정신이 남해에서 다시 꽃피고 대한민국 전체로 퍼져나가기를 바란다”고 축사를 마무리했다. 역사학자 심용환 강사는 ‘동학, 시대의 소리 사람의 소리’라는 특별강연을 통해 19세기 동학운동의 개혁성과 평등 사상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였다. 강연에서는 특히 인내천 사상이 “모두가 존중되고 상생하는 새 사회를 여는 출발점”이라는 메시지가 강조되었다. 남해지역에서 활동하는 ‘힐링보이스' 김경훈의 노래무대가 이어졌고, 이어서 ‘2025 신폐정개혁안 선언’이 공식 발표되었다. 이 선언은 동학정신을 오늘날의 사회개혁 담론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었다. 이날 남해에서는 동학정신을 오늘의 사회적 과제로 새롭게 되살리고자 ‘동학후예의 신폐정개혁안 12개조’가 공식 발표되었다. 발표된 12개 조항은 다음과 같다. 동학후예의 신폐정개혁안 12개조 ① 대한민국 정부는 동학정신을 계승해 보국안민 정책을 펼칠 것 ② 헌법 정신에 기반한 정치를 구현하고 반헌법 세력을 엄중 처벌할 것 ③ 권력자에 의한 부정부패 범죄를 자세히 조사하고 처리할 것 ④ 재벌과 자본가들의 부정을 엄중히 처벌할 것 ⑤ 우리나라의 이익에 반해 일본과 외세와 상통하는 자를 엄벌할 것 ⑥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하여 일하는 사람이 행복한 사회를 추구할 것 ⑦ 탈탄소 정책과 기후위기 대책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 ⑧ 식량주권을 확보하고, 생명을 살리는 생태적인 농업정책을 수립할 것 ⑨ 정부는 사회의 약자에 대한 차별금지법을 신속히 제정하고, 여성과 청소년, 노인과 약자에 대한 국가 돌봄을 적극적으로 실시할 것 ⑩ 무한경쟁 교육을 강요하지 말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존중하는 교육을 할 것 ⑪ 수도권과 농어촌 차별을 해소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적극적으로 도모할 것 ⑫ 그리하여 사람과 만물이 존엄하고 평등한 세상을 만들 것 한편, 본 행사는 남해군민과 청소년, 예술인이 함께한 가운데 ‘인내천 모두가 어우러지는 대동세상’을 주제로, 남해의 역사와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한 풍성한 프로그램들로 채워졌다. 앞서 진행된 남해동학예술제 백일장은 지역 청소년들이 동학 사상과 인권의 가치를 스스로 생각해보는 역사 교육의 장으로 마련되었다. 으뜸상에는 『동학농민군 대장 녹두장군 마법의 두루마리』를 쓴 최해린(남해여중 2학년) 학생이 선정돼 작품을 직접 낭독하며 큰 박수를 받았다. 버금상은 정지후(남해여중 1학년) 학생의 『동학에서 촛불까지』, 입금상은 김예은(남해여중 1학년) 학생의 『우리는 동학농민운동의 정신을 기억해야 합니다』가 각각 수상했다. 시상은 김환용 이사장이 직접 상장과 부상을 전달하며 청소년들의 참여에 감사와 격려를 전했다. 공연과 함께 행사장 곳곳에서는 다양한 전시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박금만 작가의 목탄화, 남해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회원들의 캘리그라피 작품이 전시되어 관람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동학 농민군의 정신과 남해 역사문화의 정체성을 예술로 풀어낸 이번 전시는 ‘예술이 곧 기록’임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올해 남해동학문화예술제는 청소년부터 예술가, 군민 참여까지 폭넓은 참여가 돋보인 행사로, 남해의 역사문화 콘텐츠가 지역 사회와 공감 속에서 재해석되고 확장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사음악회 〈모심의 길, 동학의 노래〉가 무대에 올랐으며, 가수 문진오와 작가 신채원이 함께 창작곡 <빛이 된 사람 해월 최시형>, <남해바다 시천주>, <보성사 이종일 바람의 혁명>을 비롯하여 <죽창가>, <내 나라 내 겨레>, <돌아와요 부산항에>, <홀로 아리랑> 등 서사와 노래가 어우러지는 형식으로 동학농민혁명 정신과 ‘모심’의 철학을 예술적으로 풀어냈다. 특히 ‘남해바다 시천주’라는 창작곡을 통해 남해 동학의 역사적 흐름과 신앙적 정신을 담아내어 참석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이번 문화예술제는 지역공동체가 함께 ‘대동(大同)’의 공동체적 비전을 공유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하였으며, “인내천 사상을 지역문화와 시민참여 중심으로 되살리는 시도였다”고 평가된다. 또한, 청소년 부문의 참여율이 높았다는 점에서 동학공동체의 미래세대 연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남해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는 폐회 선언에서 “남해동학문화예술제를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소회를 밝혔다. 이어 “우리는 사람과 만물이 조화롭고 평등한 남해, 서로의 다름을 차별하지 않고 존중하는 조화롭고 평화로운 남해를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는 동학의 근본정신인 *인내천(人乃天)*을 오늘의 남해 공동체 정신으로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선언이었다. 2025 남해동학문화예술제는 ‘사람이 곧 하늘이다’라는 동학의 핵심정신을 지역과 시민의 일상 속으로 불러온 의미 있는 자리였다. 앞으로도 이 행사가 단발성 축제가 아닌 지속가능한 지역문화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주최·참여자·시민이 함께 실천해 나가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 -
2025 수운문화제 미술 특별전, 인사아트프라자서 성황리 개최포덕 166년 11월 9일(일), 오후 3시 인사아트프라자 4층에서 ‘2025 수운문화제 겸 제35회 천도교미술인회 한마당전 개막식이 열렸다. 이번 수운문화제는 천도교중앙총부 주최, 천도교미술인회 주관,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제35회 천도교미술인회 한마당전과 제6회 인내천 예술명인 모심전, 미래세대 어린이학생 작품전이 함께 진행되어, 교단 안팎의 예술인들이 참여한 다채로운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였다. 전시 기간은 11월 5일(수)부터 11일(화)까지 7일간 진행되는 가운데 개막식은 많은 교인들의 참여를 위해 9일 시일식 후에 개최된 것이다. 개막식 행사에는 염정모 미술인회 회장과 박인준 교령, 윤석산, 송범두 전 교령, 이순종 미술인회 명예회장과 교인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부 개막식과 2부 축하공연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 개막식은 변종제 수운예술제운영위원장의 개회사 박인준 교령, 염정모 미술인회 회장의 인사말, 조민환 전 서예학회 회장의 축사 등으로 진행되었다. 변종제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우리는 동귀일체 정신을 실천하는 예술인들”이라고 밝히며 “이번 전시회가 많은 분들에게 감동과 깨달음을 전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인준 교령은 “바야흐로 세계는 K-문화 전성기로 접어들었다”고 전제하고 “이 K-문화와 예술의 저변에는 분명히 우리 천도교의 정신이 하나의 에너지로 작동하고 있다”면서 오늘의 K-문화 전성시대에 천도교의 정신과 예술은 K-문화의 ‘에너지이자 원류’로서, 이번 전시가 미래세대와 교단 예술인의 성장을 잇는 귀중한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전국의 동덕·청년·어린이 작가들이 함께한 이번 전시가 “교단 문화예술의 유종의 미를 거두는 뜻 깊은 시간”이 되기를 기원했다. 염정모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천도교는 ‘문화는 곧 국력’이라는 관점에서 문화예술 부흥을 지향하며, 사회에 공헌하는 차원에서 예술명인 모심전을 개최하고 있다”면서 제6회 인내천 명인모심전에는 전국의 예술 명인 150명이 천도교경전과 3·1정신, 민족의 정체성을 고양하는 작품을 출품하였다고 밝혔다. 염 회장은 “천도교의 지속적인 문화예술 사랑과 지원은 작가들에게 창작 의욕을 북돋우고, 발표의 장을 제공해 국민 정서 순화와 국가 정체성 고양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면서 ‘문화보국’의 관점에서 지원을 해준 천도교 주옥같은 작품으로 참여해 주신 명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1부 마지막 행사로 개막을 알리는 테이프 커팅에 이어, 2부 기념공연 순서가 진행되었다. 먼저 염정모 미술인회 회장은 즉석에서 ‘포덕천하(布德天下)’ 서예 작품을 창작하는 과정을 선보여 참가자들의 환호와 박수를 자아냈다. 모든 관람객 숨죽이며 지켜보는 가운데 한 획 한 획 써내려가는 염 회장의 모습은 경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였다. 이어 이관수 동덕(미술인회 감사)이 기타 및 하모니카 반주와 함께 가요와 가곡을 연주하여 전시장은 시와 그림, 글씨와 노래가 어우러진 풍성한 자리였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는 ‘역대 어린이·학생 수상자 작품 지상전’과 ‘미래세대 어린이·학생 작품전’이 함께 마련되어 의미를 더했다. 수십 년간 이어져온 어린이·청소년 미술 공모전의 성과를 되돌아보고, 미래세대의 창의적 표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로서 많은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그려낸 생명·평화·모심의 세계는 어른 예술가들의 작품과 조응하며 전시의 폭을 한층 넓혔다는 평가다. 천도교미술인회는 “앞으로도 예술을 통한 교단 문화 확산과 인내천 정신의 현장 구현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인 “이번 전시회가 교단 안팎의 다양한 예술적 흐름을 공유하고, 미래세대와 함께하는 ‘수운문화제’의 새로운 지평을 보여주었다”면서 “종교·예술·삶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전시”라는 소감을 밝혔다. -
“동학 정신을 우리 삶의 가치철학으로 가져가는 것, 그것이 제 꿈이자 바람”나이 마흔에, 서울살이를 끝내고 강원도 홍천 서석면에 새로 둥지를 튼 권소영 대표는 원래 동학과 특별한 인연이 없었다. 프랑스 출장길, 관계자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자유, 평등, 박애를 외친 프랑스혁명을 뛰어넘어, 세상 모든 존재의 존엄성을 인정한 동학사상에 대해 현지인들에게 설파한 뒤, 그다음 날 회의가 믿기지 않을 만큼 술술 풀렸던 경험이 동학과의 인연이라면 인연일 터였다. 한데 2007년, 그가 살러 온 홍천 서석면 풍암리가 동학혁명 전적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아, 인연이 오려는 길이었구나.” 하고 직감했다. 홍천에 내려온 뒤에는 마을 주민들 요청으로 4년 동안 아이들에게 동학과 동학혁명을 이야기했다. ‘시천주’ 사상에 담겨 있는 존엄과 평등, 공존과 존중을 가르쳤다. 홍천에 자리 잡을 때만 해도 집안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코칭도 하고 인성과 실력을 겸비한 인재를 키우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2017년, “동학 사업을 좀 키워보자”는 서석면 면장의 제안으로 국가유산청 공모사업에 나선 것이 본격적으로 ‘동학 사업’에 뛰어든 계기가 됐다. 이후 홍천 서석면 풍암리 동학혁명군 전적지를 알리는 프로그램을 구상하기 시작해, 2024년까지 동학혁명 전적지 탐방, 휘호대회, 백일장, 보드게임, 메모리카드, 동학탑놀이, 동경대전·용담유사 목활자 퍼즐, 선양극과 추모음악회, 명상과 심리 치유 프로그램 등 수많은 콘텐츠를 탄생시켰다. 그 무수한 콘텐츠의 아이디어 창구이자 이를 실제 구현으로 이끈 장본인이며, 11월 6일 발대식을 갖는 '강원동학21'을 이끌어나갈 권소영 대표를 만나, 그의 삶과 동학, 앞으로의 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인터뷰 진행: 노은정 전 편집장) ▶ ‘강원동학21’이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와 단체 설립 과정, 지금까지의 주요 활동을 소개해 주신다면? ‘강원동학21’이라는 이름에 세 가지 축을 담았습니다. 하나는 강원 지역 동학의 역사예요. 인제, 정선, 영월, 평창, 원주, 강릉, 고성, 홍천 등 곳곳에서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났고, 「동경대전」이 발간되고 보국안민의 기포가 다시 일어난 지역이기도 합니다. 둘째는 동학의 핵심 사상, 시천주와 삼경사상, 인내천과 사인여천 정신입니다. 셋째는 이 사상을 21세기 현재의 언어와 삶으로 풀어가겠다는 목표입니다. 그래서 ‘강원동학’ 뒤에 ‘21’을 붙였습니다. 제가 홍천에 온 지 20년이 되어 갑니다. 2017년에 당시 서석면 면장님이 제가 기획·컨설팅하는 걸 알고 “서석면에 동학혁명 유적지가 있는데, 이걸 제대로 키우고 싶다”며 동학 관련 사업을 제안하셨어요. 당시 서석면동학혁명추모사업회라는 이름은 있었지만, 주축 어르신들만 남아서 사실상 활동이 거의 없던 상태였어요. 한데 공모사업을 하려면 단체에 소속돼야 하니, “단체 이름을 좀 빌려 달라”고 요청했고, 그렇게 해서 2017년 국가유산청 지역유산활용사업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동학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2017년부터 2024년까지 14개의 프로그램 개발은 거의 완성된 상태라고 할 수 있어요. 동학 정신을 서예로 표현하는 전국 휘호대회와 학생들이 동학농민혁명 과정을 공부하며 글을 쓰는 백일장, 역사 흐름과 인물을 게임으로 배우는 보드게임과 메모리카드, 시천주·존엄·존중·공경 같은 키워드를 몸으로 익히는 ‘동학탑놀이’, 「동경대전」과 「용담유사」 목활자본 퍼즐과 인쇄 체험, 지역주민이 만든 선양극과 추모음악회, 동학 아카데미, 초등학교 체험, 중학교 자유학기제 프로그램, 동학사상과 명상을 결합한 심리 치유 프로그램과 동학군 복장을 입어보고 행진하는 체험과 동학 관련 유튜브와 캐릭터, 이모티콘 대회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초등학생, 중·고생, 학부모, 마을 주민과 군인들까지 합치면 대략 5천 명 정도가 홍천 동학과 동학혁명을 경험한 것 같습니다. 이제는 이 기반을 바탕으로, 홍천을 넘어 강원 전역으로 확장하기 위해 ‘강원동학21’이라는 새 이름으로 출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지금까지 개발해 오신 프로그램이 매우 다양합니다. 휘호대회, 보드게임, 심리 치유 프로그램, 음악회 등 조금 더 자세한 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저는 기획을 할 때 ‘한정된 틀’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예산 1,000만 원이면 2,000만 원 이상의 효과를 내야 한다는 마음으로 늘 고민합니다. 그래서 동학 프로그램들도 교육, 놀이, 예술, 심리를 한데 묶어 설계하고 있어요. 먼저 휘호대회는 강원도 교육감님께서도 칭찬하신 행사입니다. 대회에 참가하려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동학농민혁명의 전개 과정을 공부하게 되거든요. 그 과정에서 우리가 지금 누리는 민주주의와 인권이 어디서 왔는지를 생각해 보게 되고, 글씨에 담긴 마음도 달라집니다. 지금까지 다섯 번 진행했습니다. 심리 치유 프로그램은 동학사상을 현대 심리학 기법과 결합한 것입니다. 참가자들이 시천주·삼경사상, 수심정기를 체험형으로 접하도록 설계해서, 프로그램이 끝나면 마음이 굉장히 차분해졌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습니다. 이건 제가 아이들 코칭과 부모 상담을 오랫동안 하면서 쌓은 경험과 동학 공부가 만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축이 음악회입니다. 저는 어릴 때 클래식을 전공해볼까 고민할 정도로 음악을 좋아했습니다. 지금도 해마다 동학 스토리텔링 음악회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번 11월 6일 강원동학21 발대식에서도 음악과 동학 이야기를 엮으려 합니다. 이번 행사에서 첫 곡은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로 시작합니다. 인트로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내가 어떤 존재인지 돌아보게 되는 자각의 느낌이 있거든요. 이어서 「나 하나 꽃 피어」라는 가곡이 불립니다. 나 혼자만 피어서는 숲이 되지 않지만, 각자가 자기 자리에서 꽃을 피울 때 어떤 세상이 열리는지를 동학 정신과 연결해 설명하지요. 또 영화 「미션」에 나오는 「가브리엘스 오보에」를 들려줍니다. 이 곡을 들으며 동학군들이 목숨 걸고 지켜낸 존엄과 평화의 가치를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다는 메시지를 나눕니다. 이렇게 곡마다 스토리텔링 해설을 붙입니다. 음악적 분석만이 아니라 이 곡이 동학과 우리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감응 매치하여 이야기하면, 관객들이 깊게 공감합니다. “난 동학은 어려운 줄 알았는데, 이렇게 들으니 마음이 편해진다”고 하시죠. 아이들 교육 프로그램에서도 비슷합니다. 밥을 먹을 때 “농부가 쌀을 안 만들었으면 우리는 어떻게 했을까?”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엄마가 밥을 해 줄 때와 안 해 줄 때의 차이, 그 사이의 정성과 마음을 아이들이 스스로 깨닫게 하면, 생각의 폭과 깊이가 확실히 달라집니다. 저는 그 과정을 ‘동학식 수심정기 교육’이라고 부릅니다. ▶ 최근 홍천군의회 본회의에서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 지원 조례안’이 부결되면서 지역사회에서도 논란이 있었습니다. 당시 어떤 생각이 들었고, 이후 어떤 대응을 준비하고 계신지요?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는 말씀드린 대로 어이없기도 하고, 화도 많이 났습니다. 그동안 쌓아 온 기념사업과 주민들의 호응, 전국적인 평가를 생각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었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동학 정신을 이야기하는 내가, 동학이 말하는 수심정기와 시천주를 어느 만큼 실천했는가를 먼저 돌아보게 됐습니다. 일부에서는 군의회 내 갈등, 몇몇 기사에 따른 감정적 반향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그동안 해 온 활동의 진정성과 필요성을 더 깊이 이해시키는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지금은 2026년 재발의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군의회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기념사업의 의미와 내용, 강원특별자치도 조례와의 연계, 홍천이 갖는 상징성을 차분히 설명할 예정입니다. 또 하나는 추모일에 대한 인식의 차이입니다. 동학농민혁명 관련 추모일이 양력 10월 23일로만 알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은 음력 10월 23일입니다. 올해부터는 이 부분도 바로잡고, 음력 추모일을 기준으로 강원동학21이 준비하는 추모·기념 행사를 체계화해 보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과 논쟁도 결국 조금 더 좋은 길로 가기 위한 성장통이라고 보고, 끝까지 책임 있게 풀어가려 합니다. ▶ 조례 제정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조례가 통과될 경우 지역사회와 동학 기념사업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시는지요? 조례는 결국 공공의 약속입니다. 강원특별자치도에는 이미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 조례’가 있어서, 큰 틀에서 강원동학21 사업을 하는 데 제도적 장애는 없습니다. 하지만 홍천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의 실제 무대는 홍천군입니다. 홍천군에 조례가 제정되면, 다른 시·군에 선도적인 모범 사례가 될 수 있고, 기초자치단체가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과 동학 정신 계승을 법적 책무로 인식하게 됩니다. 지금까지는 민간의 열정과 자발적 재능기부에 의존한 측면이 크다면, 조례 제정 이후에는 예산·인력·교육·관광 정책과의 연계가 훨씬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동학 정신을 강원도 정체성의 한 축으로 삼겠다는 공적 선언이 되는 셈이지요. ▶ 강원동학21이 비영리 사단법인, 궁극적으로 재단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현재 추진 상황과 법인화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지요? 현재는 비영리 사단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고, 최종 목표는 재단법인화입니다. 사단법인은 사람 중심의 조직이고, 재단법인은 재정과 자산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플랫폼입니다. 강원동학21이 장기적으로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면 재단법인이 꼭 필요합니다. 지금은 강원도 곳곳에서 동학과 동학 정신에 공감하는 분들을 모아 ‘강원동학21 재단법인 추진위원회’를 꾸리고 있습니다. 이 법인을 통해, 재정적 안정화를 이루고, 동학 해설사, 강사, 프로그램 기획자 등 전문 인력을 양성하며, 학교·지자체·문화재단·시민단체·천도교 교구와의 협력 구조를 정비해, 동학 정신을 강원의 정체성과 공동체성으로 뿌리내리게 하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합니다. 특히 저는 천도교 입교 여부와 상관없이, 현대화된 동학 정신을 삶의 철학으로 전하고 싶어 하는 일반인들의 네트워크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동시에 천도교중앙총부와도 마인드 교육, 직무·인성 교육 등에서 협력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천도교도 함께 알려지고, 강원도의 정체성 확립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 강원 지역의 동학 유적을 잇는 ‘동학길’ 사업과 2027년 해월 최시형 신사 탄신 200주년을 앞두고 준비 중인 계획이 궁금합니다. 강원동학21이 준비하는 큰 축 중 하나가 ‘강원 동학길’ 역사 투어예요. 원주–홍천–인제 권역, 홍천–평창–횡성 권역, 홍천–고성–강릉 권역, 홍천–영월–정선–원주 권역으로 나누어 1박 2일 또는 2박 3일 코스를 구상하고 있어요. 단순히 “여기서 이런 일이 있었다”고 설명하는 수준이 아니라, 동학농민혁명 전개 과정과 시천주·삼경사상, 인내천·사인여천의 의미를 몸으로 느끼는 여행이 되도록 설계 중입니다. 특히 2027년 해월 최시형 선생 탄신 200주년을 앞두고, 해월 선생 평전을 쓴 분들의 책을 거의 다 구입해 읽었습니다. 그 내용을 바탕으로 해월 신사의 삶과 사상을 담은 선양극·뮤지컬 시나리오를 세 편 정도 써 두었고, 앞으로 검토를 받아 무대에 올려보려 합니다. 해월 선생이 걸었던 길을 실제로 따라가며, 공연과 강의, 명상과 음악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해월의 길을 따라서’라는 이름으로 강원도와 함께 개발하는 것이 목표예요. 이 과정에서 춘천교구, 원주교구, 강릉교구 등 강원 지역 천도교 교구들과의 네트워크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합니다. 각 교구가 지닌 역사와 인적 자원을 살리면, 교구 입장에서도 창조적인 선도 역할을 할 수 있고, 강원동학21은 종교색을 과도하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동학·천도교의 가치를 넓게 알릴 수 있다고 봅니다. ▶ 여러 자리에서 “정치는 멈춰도 동학 정신은 멈출 수 없다”고 말씀해 오셨습니다. 오늘 우리 사회에서 동학 정신은 어떻게 되살아나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동학은 1860년 수운 최제우 선생께서 창도하신 이후, 해월 최시형 선생, 의암 손병희 선생으로 이어지는 차원이 다른 생각의 가치혁명이었습니다. 희망이 거의 없던 시대에 ‘하늘이 사람 안에 있다(시천주·인내천)’는 말은 글자 그대로 빛이었죠. 지금 우리는 겉으로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누리는 것 같지만, 자기 삶의 주권을 온전히 행사할 자질은 오히려 부족해진 부분을 많이 보곤 합니다. 무엇이 잘못되면 환경과 타인 탓만 하고, 정치·사회적 문제도 내 마음과는 별개라고 생각하지요. 시천주 사상은 한울님을 모시기 위해 수심정기, 마음을 닦고 기운을 바로 세우라고 가르칩니다. 삼경사상은 만물을 공경하라는 가르침입니다. 저는 이걸 오늘의 언어로 정리하면 존엄, 존중, 공존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자기 자신을 존엄한 한울님으로 여기며 수심정기를 실천하고, 타인과 다른 존재들을 존중하는 태도를 기르고, 함께 어우러지는 공존을 목표로 삼는 것.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소통 이전에 존중이 없습니다. 만나서 각자 자기 말만 하고 돌아가면서 그걸 대화라고 부르기도 해요.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과 감정이 앞서다 보니 조율과 조화가 설 자리가 적습니다. 그래서 저는 동학 정신을 AI 시대, 포스트휴먼 시대의 K-철학, K-동학으로 정리하고 싶어요. 인간의 존엄과 마음의 평화, 타인과 자연과의 공존이라는 동학 정신이 오늘의 사회 가치로 뿌리내린다면, 정치적 양극화와 혐오, 차별, 공동체 붕괴 같은 문제의 뿌리가 조금씩 바뀔 수 있지 않을까요? ▶ 조직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가장 크게 느끼는 어려움, 그리고 시민사회나 지방정부, 중앙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서석면동학혁명추모사업회는 1976년부터 있었지만, 오랫동안 일부 주축 인물 중심으로 돌아가며 조직의 임무와 기능, 목표와 가치가 거의 사장된 상태였어요. 2018년부터 제가 사무국장을 맡으면서 공모사업을 따오고, 프로그램을 만들고, 예산을 끌어오며 조직의 틀을 새로 짜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서석면 원주민도 아니고, 여성, 그것도 아줌마라는 이유로 괜한 트집과 반발을 겪기도 했습니다. 서석면 안에만 동학을 가둬두고 싶어 하는 분들은 “왜 홍천 전체를 대상으로 하느냐, 왜 강원 전체를 이야기하느냐”며 반대하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같이 일하자”고 나서는 사람보다, 멀찍이 서서 지켜보거나 트집을 잡고 험담하는 사람이 더 많은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참 많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시·군이나 도 단위에서 이 사업을 바라보는 분들은 ‘너무 필요한 일’이라고 평가해 주시더라고요. 사회 문제와 조직 문제로 고민하는 리더들은 동학 정신 계승 사업을 보면서 “우리 지역에도 이런 게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가까이에서는 홀대받고, 멀리서는 부러움을 사는 모습이 종종 헛헛하게 느껴지기도 하지요. 앞으로는 강원동학21 발대식을 계기로, 강원 지역의 뜻있는 인재와 명망 있는 추진위원들을 적극적으로 모실 생각이에요. 시민사회에는 “이건 종교 이야기가 아니라 삶과 공동체의 가치 이야기”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고, 지방정부에는 “정신문화의 토대가 튼튼해야 지방자치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중앙정부에는 동학 정신을 전국적 가치로 확산하는 데 꾸준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드리고 싶고요. ▶ ‘동학’과 ‘예술’을 결합한 문화기획이 권 대표님만의 강점인 듯합니다. 앞으로 꿈꾸는 음악·예술 프로젝트와 5년 안에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지요? 저는 동학을 책 속의 사상으로만 두고 싶지 않아요. 노래와 연극, 클래식과 국악, 뮤지컬, 영상과 유튜브 채널 등 사람들이 실제로 감동하고 눈물을 흘릴 수 있는 형식으로 전하고 싶습니다. 이미 홍천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러 공연과 강연, 프로그램을 올리고 있고, 이번 강원동학21 발대식에서도 클래식과 동학 스토리텔링을 결합한 음악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전문 음악인들이 “우리끼리만 좋다”고 만족하는 데 머무르면 확장이 안 된다고 늘 말합니다. 예술은 결국 남이 듣고 감동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앞으로 5년 안에, 강원동학21을 재단법인으로 세우고, 해월 최시형 선생 탄신 200주년에 맞추어 해월 선생 선양극·뮤지컬을 무대에 올리고, 정치·사회·교육·문화·예술 전반에 동학 정신을 녹여낸 가치 프로젝트를 단계별로 수행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개인적으로 ‘21세기형 동학운동’을 거창한 혁명으로 보지 않습니다. 각자가 스스로를 존엄한 한울님으로 여기고, 그 눈으로 타인과 자연을 바라보는 순간부터 이미 개벽은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명상도 결국은 ‘자기라는 한울이 자기 마음을 경계하는 과정’이니까요. 그렇게 보면 매일이, 지금 이 순간이 이미 동학운동의 현장입니다. 강원동학21이 그 현장에서 작은 촛불이 될 수 있다면,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가 “강원도에는 동학으로 공동체를 다시 세우려 했던 사람들이 있었다”고 기억하고 느리지만 또 저 같은 분이 나오셔서 이어간다면, 저는 그걸로 충분합니다. 그 기억을 남기는 일도 있지만 누군가의 사명으로 넘겨주는게 제 마지막까지의 과업이라고 생각하고, 오늘도 한 걸음씩 걸어가고 있습니다. -
설교의 목적과 방법설교의 목적과 방법에 대해 한 번은 심도 있게 논의해 보고 싶었다. 설교, 수련, 천덕송 보급, 교리의 체계화, 천도교 용어사전 편찬, 각주 경전 편찬, 어린이 강재 보급, 자선사업, 봉사활동 등이 모두 포덕․교화의 한 방편이 되겠지만, 이 중 설교가 포덕․교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에서이다. 한울님에 대한 굳건한 믿음과 정성, 공경으로 한울님의 성령이 충만한 설교자의 말씀은 육체적․정신적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에게는 무위이화(無爲而化)로 병을 나을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에게는 정신적 평화와 안정감을, 사업에 실패한 사람에게는 성공에 대한 확신을, 사랑에 실패한 사람에게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을 갖게 하는 영적 에너지가 있다. 이처럼 설교는 복잡한 현대문명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한울님에 대한 좀더 확고한 믿음을 가지게 하고 인생의 온갖 어려움과 고통에서 벗어나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는 좌표를 제시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게 하고, 나와 가정, 나아가서 사회 및 국가에 대해 폭넓게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한다. 그러나 인생을 살아가는데도 분명한 목적을 세우고 노력할 때 보람 있고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듯이, 설교에서도 분명한 목적의식이 있게 되면, 이에 맞게 계획을 수립하고 노력하여 설교 원고를 만들고 몇 번의 연습을 통해 본래 계획한 의도를 성취할 수 있다. 또 설교를 한 뒤에는 무엇이 잘못 되었나 스스로 반성해 보는 교역자의 자세가 될 때, 우리 교회의 장래는 그만큼 더 밝아질 것이다. 천도교에서의 설교 목적은 대신사님의 『동경대전』<포덕문〉에 밝혀놓으신 것처럼, 첫째 동덕들이 주문 수련을 통해 ‘영부(靈簿)’를 받아 세상 사람들의 육체적․정신적 질병을 건지도록 하는 것이고, 둘째 동덕들이 주문수련을 통해 한울님의 은덕을 깨닫고 ‘시천주’ 한울님의 진리를 온 세상에 밝히며, 한울님의 진리에 맞게 올바른 생활과 실천을 할 수 있도록 감동과 감화를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우선 천도교 내의 설교의 문제점을 살펴보기로 하자. 첫째, 각 교당에 설교를 할 만한 신앙의 실력자가 거의 없다는 점이며, 게다가 대부분 충분히 준비된 것이 아니라, 임시방편적인 내용 위주라는 점이고, 둘째, 동덕들의 일용행사와 가정문제, 사회문제를 도외시한 ‘자아완성’, ‘이신환성’, ‘보국안민’, ‘남북통일’, ‘포덕천하’와 같은 너무나도 크고 이상적인 목적만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며, 셋째는 경전내용을 고지식하게 인용, 열거하는 식으로 실생활이나 시대조류와 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겠다. 이러한 현행 설교의 문제점 등을 고려해 형식적 ․ 내용적 측면에서 설교의 올바른 방향과 설교의 단계를 한 번 정립해보자. 먼저 설교자가 갖추어야 할 형식적 조건으로 첫째, 설교에 임하는 사람은 설교를 명(命) 받은 그 주에는 몸과 마음을 정결히 해야 한다. 둘째, 고저장단에 따라 물 흐르듯 어조 및 성량을 조절해야 하며, 설교 내용에 알맞게 감정이입이 되어야 한다. 셋째, 설교 시간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 교중에서 시간 문제가 가끔 거론되는 경우를 듣게 된다. 설교시간은 기왕이면 짧으면 좋다는 견해, 1시간을 다 채워야 한다는 견해 등이 있지만, 규모일치를 위해 설교시간도 의절에 분명히 명시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청중의 수준 또한 고려해야 한다. 즉 노년층, 장년층, 청년층, 유소년 층이냐에 따라 그 수준에 알맞은 언어 선택과 설명 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같은 내용이라 하더라도 그 청중의 수준에 맞는 언어를 선택할 때 더욱 많은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설교자가 갖추어야 할 내적 조건으로, 첫째 설교 내용은 수련을 통한 깨달음이어야 한다. 수련하면서 깨달은 보편적인 생각은 누구에게나 가슴 속 깊이 심금을 울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경전은 이의역지[(以意逆志) : 읽는 이의 생각으로 스승님의 생각을 거슬러 구하는 방법]로 공부해서 반영한 내용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스승님 말씀을 바르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설교 내용에는 시대에 맞는 시사 내용이나 스승님 또는 선인들의 예화를 적절히 인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흥미와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다섯째, 폭넓은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으로 진리의 말씀을 보강하거나, 증명하는 논거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컨대 불교계의 성철 스님도 그러한 분중의 한 사람으로, 불교의 인연설, 윤회 사상 등을 증명하기 위해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영적 세계를 공부한 학자들의 책을 인용했고, 사후세계를 증명하기 위해 영혼사진을 예로 들기도 했으며, 심지어는 물리학까지 섭렵해 불교사상을 과학적으로 체계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바 있다. 또한 프랑스의 미셸 노스트라다무스, 조선조 명종 때 철인 격암 남사고, 미국의 에드가 케이시․루스 몽고메리 등의 예언가 말들을 인용하면서 후천 개벽의 운수를 설파하여 비판이 되기도 한 증산도의 『이것이 개벽이다(안경전 편저)』란 책도 이런 아류에 들지 않나 싶다. 그런데 우리 종단은 어떠한가? 우리 도의 가장 근본인 수련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 많지 않으며, 더구나 경전과 교사를 연구하는 사람도 극소수이며, 나아가 폭넓은 독서와 연구로 천도교의 진리를 좀더 시대에 맞게 체계화하고 증명하여 널리 알리려는 도인도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다음으로 설교의 단계에 대해서 생각해 보도록 하자. 설교의 단계는 편의상 원고 설교, 메모 설교, 강화(降話) 설교로 나눌 수 있는데, 초보자 입장에서는 원고 설교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원고를 써서 설교를 하다가 메모를 해서 설교한 뒤, 차원 높은 경지에 가면 강화 설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제는 시대의 변천과 함께 설교도 다양하게 바꿔져야 한다. 일용행사를 다루는 설교, 개인의 삶과 가족 문제를 다루는 설교, 사회문제, 국가문제를 다루는 설교 등 다양한 설교가 필요한 때이다. 이상 수련의 목적과 방법 및 설교의 단계에 대해 지극히 단편적이고 수박 겉핥기 식의 논의를 해 보았다. 동학은 여느 종교와는 달리 믿음의 종교요, 깨달음의 종교이기에 무극대도에 신명을 바칠 수운 학도는 정성, 공경, 믿음으로 공부와 수련에 능한 자가 되어 높은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러 진정한 설교자가 되어야 한다. 깨달음은 로고스(이성)의 분석력과 파토스(감성)의 직관력이 만나는 교차점에서 불이 붙는다. 이럴 때, 우리는 황홀감을 느끼고 영대(靈臺)가 환하게 열린다. 부디 훌륭한 설교자들이 많이 나와 동덕님들에게 이런 경지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글 운암 오제운( 신태인교구장, 동귀일체 고문) -
제35회 태안 동학농민혁명 추모문화제 열려동학농민혁명 131주년을 기리는 제35회 태안 동학농민혁명 추모문화제가 10월 29일 태안 백화산 동학농민혁명 위령탑 앞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가세로 태안군수, 전재옥 태안군의회 의장, 지재규 교육장, 박인준 천도교 교령, 문영식 유족회장 등 지역 기관 및 단체 인사와 군민들이 참석해 순국선열의 넋을 추모했다. 행사는 김도윤 학생의 시 「함성, 들불이 되자」 낭송으로 시작되어, 홍주성 전투와 태안 방갈리 봉기 등 동학농민군의 치열했던 항전을 되새겼다. 이어 고종남 태안문화원장이 위령문을 낭독하며 “동학농민혁명은 우리 역사상 최초의 민중 항쟁이며 항일 투쟁의 시원으로, 민주정신의 근간이 되었다”고 밝혔다. 추모탑에서 청수봉전과 헌화로 시작된 본 행사는 추모 기념식과 함께 식전공연으로 풍물, 위령퍼포먼스(행위예술가 서승희)가 이어졌으며 학생 백일장 시상식, 위령문 낭독, 기념사, 추모사가 이어졌다. 박인준 천도교 교령은 추모사를 통해 “태안 방갈리에서 울려 퍼진 기포의 함성은 단순한 봉기가 아니라, 시천주와 다시개벽의 신앙으로 타올랐던 민중의 외침이었다”며 “그 뜻은 오늘의 민주정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문태식 태안군기념사업회 회장은 기념사에서 “동학농민군의 구호인 ‘보국안민, 제폭구민, 다시개벽’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 있는 시대정신”이라며, “인내천의 뜻을 이어 모든 이가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세로 군수는 추모사에서 “태안은 북접의 기포지로서 자유와 평등, 자주와 민주를 향한 불굴의 정신이 깃든 고장”이라며 “사람이 하늘 되는 세상을 위해 끊임없이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전재옥 의장은 “동학의 정신은 오늘날 지역 발전과 국민 화합의 밑거름”이라며 통합과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재규 교육장은 “동학농민혁명이 보여준 ‘사람이 곧 하늘’의 가르침은 오늘날 교육의 핵심 가치와 맞닿아 있다”며, “학생들이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주체로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문영식 유족회장은 “2차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들도 항일 투쟁을 전개한 독립운동가로서 정당한 서훈을 받아야 한다”며 “국가가 이들의 명예를 반드시 회복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추모제는 국회의원 성일종의 추모 메시지 낭독과 함께 분향식으로 마무리되었다. 참가자들은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동학의 정신을 되새기며, 평등과 자주의 이상을 실현하는 새로운 개벽의 세상을 향한 의지를 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