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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언어로도 포덕이 될 수 있습니다”“이 글씨체로 폰트를 만들면 정말 아름답겠다.” 『용담유사』 목판본을 다시 펼쳐 든 순간, 강정환 교구장의 머릿속에 불현듯 떠오른 생각이었다. 그로부터 반년여, 천도교를 담은 새로운 글씨가 탄생했다. 이름하여 ‘수운천도체’. 수운 최제우 대신사가 창명한 동학 정신이 담긴 순우리말 경전 『용담유사』(1883)의 활자를 디지털 글꼴로 되살린, 최초의 천도교 서체다. 수운천도체 개발은 강정환 교구장의 기획 아래, 연세대학교 박종욱 교수와의 협업으로 이루어졌다. 2024년 말 기획서를 구상하고, 2025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이 시작됐다. “그저 예쁜 글씨를 만드는 게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글자 하나하나에 담긴 사상을 복원하고, 그것을 통해 대중에게 천도교가 낯설지 않게 스며들게 하고 싶었습니다.” 개발 방향은 명확했다. 고전 원본에 가장 가까운 형태를 기준으로 한 ‘본체’와, 현대적 감각의 가독성을 높인 ‘각체’,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3월 한 달은 본체 개발에 집중했고, 4월은 각체의 형태 다듬는 데 할애했다. “본체는 금세 완성됐습니다. 각체는 수십 차례 수정했어요. 너무 딱딱하지 않으면서 본체의 특성을 살려야 했거든요.” 문제는 비용이었다. 폰트 개발은 최소 수천만 원에서 억 단위가 드는 커다란 프로젝트라서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그때 박종욱 교수가 말하기를, ‘지금 예산이 부족하더라도 모금에 최선을 다하시죠. 저는 이 취지에 공감합니다. 함께하겠습니다.’” 그 말이 신호탄이 되어 천도교인이 아닌 지인들이 적극 나서면서, 전국의 천도교 교인들도 하나둘 마음을 모으기 시작했다. 천도교 대동교구와 동두천교구를 중심으로 시작된 후원은 곧 동천, 수원, 마산, 옥구 등 다른 교구로 퍼져나갔다. 강 교구장의 딸도 대만에서 후원금을 보내왔다. “제 딸은 천도교 교인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 폰트가 갖는 문화적 의미에 공감해서 후원금을 보냈어요. 저는 그게 포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앙을 말로 설명하기 전에 먼저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하니까요.” 수운천도체는 2025년 5월 21일, 공식적으로 중앙총부에 기증되었다. 현재 디자인 출원이 완료된 상태이며, 정식 등록까지는 약 10개월에서 1년이 소요될 예정이다. 따라서 일반 공개는 빠르면 2026년 상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등록이 완료되면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무료 공개 서체’로 배포될 예정이다. “전 세계 한국어 학습자들에게 이 폰트를 뿌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언젠가 교재나 간판, 또는 한글 캘리그라피 작품 속에서 ‘수운천도체’라는 글씨를 보고 누군가 ‘이게 뭐지?’라고 궁금해한다면, 그 순간이 바로 포덕의 시작 아닐까요?” 실제로 수운천도체는 해외 교류와 청소년 교육에서 활용 가능한 시각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앙총부는 향후 이 서체를 기반으로 △포덕 교재 제작 △ 천도교 안내 책자 및 홈페이지 서체 통합 △ 교인용 의절 문서 개편 △ 청소년 인문교양 콘텐츠 개발 등 다양한 활용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교단 고유의 시각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있어서도 수운천도체는 핵심 자산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강 교구장은 이 글꼴을 ‘디자인 자산’이 아닌 ‘포덕의 도구’로 보고 있다. “수운 대신사의 사상이 말씀에서만 드러나는 게 아니라, 그 글자자체의 형태, 그 결, 그 여백 안에도 깃들어 있다고 믿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정신을 시대의 언어로, 오늘의 시선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글꼴이 그 시작이 될 수 있죠.” 한편, 동두천교구에서는 올해 5월 소파방정환색동도서관을 개관하고 지역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책장 정비와 도서 기증으로 마련된 이 공간은 주 3일 개방 중이며, ‘천도교는 지역과 함께하는 종교’라는 메시지를 담은 교화의 현장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입교자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10명, 올해는 상반기에만 7명이 입교했고, 교인 모두가 천도 말씀을 전하는 ‘순번 설교’를 7월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완벽할 필요는 없습니다. 교인이 직접 말하고, 공부하고, 나누는 것이 교화의 시작이니까요.” 강 교구장은 말한다. “『용담유사』가 그 시대 민중에게 말을 걸었던 방식 그대로, 우리는 수운천도체를 통해 오늘날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겁니다. 그것이 서체든 영상이든 음악이든, 새로운 세대와 천도교를 잇는 통로가 된다면 그 자체로 포덕이지요. 글씨 하나로도, 새로운 신앙의 문은 열릴 수 있습니다.” [수운천도체 후원 명단] [일반 13명] 강신택, 강영철, 강우영, 남관희, 남상용, 노병인, 박진화, 이면우, 이원용, 장수봉, 조명균, 천경배, 최종현 [교인 75명] 강병로, 강인숙1, 강인숙2, 강정환, 구옥주, 구정애, 권영철, 김대영, 김명자, 김 산, 김성수, 김성희, 김순자, 김영희, 김용성, 김정숙, 김종권1, 김종권2, 김종원, 김창석, 김창호, 김채옥, 김춘성, 김희수, 박인준, 박정성, 박종주, 배영선, 배윤지, 서소연, 서은용, 성강현, 성충모, 송봉구, 신동명, 신동순, 신용성, 신태주, 심국보, 안상호, 안춘보, 우창수, 유영자, 유정수, 윤미옥, 윤석운, 이도엽, 이미숙, 이부자, 이상우, 이순임, 이옥련, 이유연, 이윤정, 이창용, 임순화, 장인갑, 장효재, 전경훈, 정시영, 정윤택, 조남혜, 주선원, 진향선, 최갑성, 최무생, 최미순, 최성만, 최지현, 최창식, 하수희, 홍정인, 황서윤, 황지영, 황추미 [단체 명의] 세종교육문화진흥원, 청송회, 천도교동천교구, 천도교마산교구, 천도교옥구교구 -
소파방정환색동도서관, 천도교 전용서체 개발 완료…천도교중앙총부에 전격 기증소파방정환색동도서관이 주관하고 천도교동두천교구와 대동교구가 앞장선 천도교 전용서체 개발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었다.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천도교의 창시자인 수운 최제우 선생의 사상을 담은 「수운천도본체」와 「수운천도각체」 한글 전용서체 2종(총 4타입)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되어 왔다. 5월 21일, 해당 서체들은 천도교중앙총부에 정식으로 기증되었으며, 소파방정환색동도서관 측은 서체에 대한 저작권을 포함한 모든 권리를 중앙총부에 전면 양도하였다. 이로써 서체는 천도교 내 각종 출판물, 교육자료, 디지털 콘텐츠 등에 자유롭게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이번 서체 개발은 천도교의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구현하고, 대중과의 소통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관계자에 따르면 특허 신청을 위한 디자인 서류 역시 5월 말까지 중앙총부로 전달될 예정으로, 법적 보호를 위한 절차도 마무리 수순에 들어섰다. 서체개발을 주도한 강정환 동두천 교구장은 “민족 문화의 뿌리를 잇고, 신앙 공동체의 표현력을 높이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스승님의 가르침이 담긴 용담유사의 가치를 재조명, 대중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종교적, 문화적 유산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서체개발에 일반인 13분 포함 88분이 후원해 주셨고, 성강현 대동교구장, 김성수 마산교구장, 안춘보 수원교구장, 김대석 동천교구장, 최행룡 옥구교구장 그리고 많은 동덕분들의 지지와 격려로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강병로 종무원장은 "강정환 동두천교구장님의 봉사와 헌신에 경의를 표합니다. 수운천도체 개발 취지처럼 포덕을 위해 널리 잘 활용하겠습니다"라고 말했으며, 정윤택 서울교구장은 "스승님의 가르침을 널리 알릴 수 있는 효과적인 일을 착안하고 헌신적으로 추진해 오신 정성에 감사드립니다"라고 발언하였다. -
천도교동두천교구, 소파방정환색동도서관 개관어린이날을 제정하고 아동문화운동을 이끈 소파 방정환 선생의 뜻을 기리는 ‘소파방정환색동도서관’이 지난 5월 22일 오후 2시, 동두천 지역에 문을 열었다. 이날 개관식은 천도교동두천교구 주최, 천도교중앙총부 후원으로 성대하게 개최되었으며, 지역사회와 천도교 관계자, 시민들이 대거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에서는 청수봉전, 심고, 참석자 소개, 인사말, 축사, 폐식 순으로 이어졌으며, 2부에서는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바리톤 강신택, 소프라노 남상임, 테너 이정현, 피아니스트 양해나 등이 참여해 <산촌>, <눈>, <가고파>, <뱃노래>, <꽃구름속에>, <거문고 뱃노래>, <사랑가(오페라 춘향전 중)> 등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 축사를 맡은 준암 박인준 천도교 교령은 “작은 도서관 운동의 뿌리를 찾아보면 천도교와 닿아있다”며, “1921년 소파 방정환 선생의 주도로 창설된 천도교소년회는 어린이의 지위 향상을 목표로 했고, 1922년에는 최초의 어린이날을 제정했다”고 강조했다. 박 교령은 이어 “색동회 창립, 아동 예술 강습회 개최, 기관지 『어린이』 창간 등 천도교는 아동문화운동의 중심에 있었다”며, “오늘 개관한 소파 방정환 색동도서관은 역사적, 종교사적으로도 깊은 의미를 갖는다. 이곳이 동두천 지역의 어린이 문화 활동에 선구적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정환 소파방정환색동도서관 관장은 "소파방정환색동도서관은 지역 주민들에게는 희망과 꿈을 전하는 작은 도서관입니다. 어린이를 사랑하셨던 소파 방정환 선생님의 뜻을 이어받아 청소년 교육에 힘쓰고, 다양한 멀티미디어 교육 콘텐츠도 개발해 동두천이 미래 청소년 교육의 중심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후원해 주시는 분들과 기업들과 함께 청소년들이 행복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도서관은 소파 방정환 선생의 정신을 계승해 어린이 인권과 문화를 위한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며, 천도교와 지역사회가 협력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향후 소파방정환색동도서관이 지역사회에서 어린이 문화의 새로운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사진제공 : 교령사 -
한글서체 <수운용담체>, 전통과 현대의 만남으로 탄생하다2월 2일 천도교 동두천교구는 첫 시일식에서 그동안 논의해 왔던 수운용담체 만들기를 공식화했다. '수운용담체 만들기'는 천도교경전인 『용담유사』의 글씨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용담유사 서체'를 새롭게 개발하는 것이다. 동두천교구의 연암 강정환교구장은 2024년 수운 최제우 대신사 출세 200년 기념사업 중 기념 전시회에서 공개된 순우리말로 된 용담유사 1883년 목판본을 직관하고, 그 담백한 아름다움을 널리 알려야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때마침 수운회관과 천도교중앙대교당 현판 글씨를 교체하며 새로운 현판의 글자를 용담유사에서 집자하여 만든 것을 보고 이러한 프로젝트에 박자를 기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소파방정환 색동도서관”(대표 연암 강정환)에서 주최하며 천도교 대동교구, 동두천 교구의 후원, 천도교 지방교구 및 교인, 일반 시민의 성금으로 제작되어 2025년 4월 5일 천일기념식에 천도교중앙총부로 기증할 계획이다. 이번 <수운용담체>는 전통 서체를 디지털화하여 현대적인 감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용담유사』는 동학의 제1세 교조인 수운 최제우 대신사가 한글로 기록한 경전으로, 조선 후기의 한글 서체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디지털화가 되어 있지 않아 활용이 어려웠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용담유사』에서 보이는 독창적인 서체의 특징을 분석하고, 현대적 디자인 요소를 가미하여 가독성을 높인 디지털 폰트로 제작할 예정이다. 강정환 동두천교구장은 “142년 전 용담유사 목판본 순우리말 한글이 이렇게 아름다운데,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는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아름다운 한글을 살릴 수 있을까’ 궁리하다가, 최근 지방자치단체나 대기업에서 자비로 한글 서체를 만들어 홍보하고 있는 것을 보고 결국 우리 천도교도 한글전용 서체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스승님의 가르침이 담긴 용담유사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대중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용담유사 서체는 출판, 디자인, 웹, 모바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며,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이번 개발이 전통 한글 서체의 현대적 활용 가능성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교구장은 “최종결과물로는 <수운용담본체>, <수운용담각체>, <수운용담영문체> 등으로 젊은 세대들에게 자연스럽게 수운 최제우 대신사와 동학, 천도교를 알 수 있도록 이해를 돕고 한글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들도 동학과 천도교를 쉽게 만날 수 있게 하고자 한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많은 교인들의 관심과 후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사진 및 자료 제공 : 천도교동두천교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