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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영 동학혁명기념관장, 대서사 『모두가 하늘이었다』 펴내이윤영 동학혁명기념관장이 동학 166년의 사상과 역사를 하나의 인간 개벽 서사로 재구성한 신간 『모두가 하늘이었다』를 출간했다. 저자는 40여 년간 동학과 민중운동사를 취재·연구하며 축적해 온 방대한 기록을 토대로, 수운의 깨달음에서 동학농민혁명·의병전쟁, 그리고 오늘날 시민사회에 이르는 정신사적 흐름을 한 권에 담아냈다. 이번 책은 동학의 탄생과 실천·혁명·항쟁·계승의 전 과정을 ‘한 인간의 깨달음이 사회적 변화로 확장되는 과정’이라는 큰 줄기로 처음 엮어낸 대중서로 평가된다. 수운의 구도에서 시작된 “인내천의 탄생” 이윤영 저자는 수운 최제우 대신사의 생애를 ‘한 인간이 절망 속에서 길을 찾는 역사적 구도기’로 새롭게 조명한다. 여시바윗골의 체험, 천성산의 49일 수행, 용담정의 실존적 깨달음으로 이어지는 과정 속에서 “내 마음이 곧 네 마음(吾心卽汝心)”이라는 인간학이 탄생하는 순간을 서사적으로 재구성했다. 책은 다음과 같은 구절을 통해 수운대신사의 심경을 생생하게 전한다. “좋을시고 좋을시고 이내신명 좋을시고.” 그러나 기쁨 뒤에는 반드시 굴곡이 온다는 ‘무왕불복’의 가르침은 고난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스승의 각오였다. (p.133) 또한 을묘천서 설화를 수운대신사의 실제 기록과 비교하며 인간과 하늘의 만남이 어떤 체험에서 비롯되었는지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잠을 깨어 살펴보니 그곳에 아무도 없더라.” 이는 을묘천서를 낳은 체험의 흔적을 짐작케 한다. (p.60) 해월 최시형 신사, 깨달음을 생활로 구현한 ‘삶의 철학자’ 해월신사의 마당포덕, 대인접물(待人接物) 중심의 윤리 정립, 지도 체계 재건은 동학을 사상에서 공동체 실천으로 옮겨 놓은 결정적 활동이었다. 저자는 해월신사를 “스승의 깨달음을 민중의 삶 속에서 구체적 질서로 만든 실천의 지도자”로 규정한다. 동학농민혁명·동학의병전쟁 — “모두가 하늘이었다”의 역사적 실천 전봉준이 이끈 고부기포·백산대회·황토현 전투는 인간 존엄의 회복이라는 동학의 철학이 ‘실천적 혁명’으로 구현된 장면이었다. 저자는 특히 수운대신사 순도 30년 후인 1894년 혁명의 본격적 봉기가 모두 3월에 일어난 사실에 주목한다. “순도한 3월, 30년 뒤 백산대회 역시 3월에 기포했다. 이는 우연이 아니라 역사의 깊은 연속성이다.” (p.233) 또한 갑오년 동학의병전쟁이 일본군에 예속된 조선 관군의 체제 속에서 얼마나 치열하고 고독한 항쟁이었는지를 역사 자료와 함께 상세히 분석한다. 또한 혁명군의 집강소 통치가 한국 민주주의의 원형이라는 저자의 해석도 주목된다. “‘사람이 하늘’이라는 철학은 ‘모두가 하늘이었다’로 실천된다. 인간 존엄의 원리는 공화정과 민주주의의 시원이다.” (p.417) 저자 이윤영, 동학 현장과 기록을 평생의 과제로 삼아 온 연구자 1958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난 이윤영 관장은 1989~2024년까지 《전북일보》, 《전북도민일보》, 《오마이뉴스》, 《천도교신문》 등에 칼럼·논단·기고 100여 편을 집필하며 동학과 근현대사 기록에 헌신해 온 현장 중심의 연구자이자 언론인이었다. 특히 수운대신사 탄신 200주년과 동학농민혁명 130주년을 맞은 2024년, 『모두가 하늘이었다』의 원고를 《오마이뉴스》에 74화로 연재하여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으며, 그 공로로 2025 동학·천도교 문화대상을 수상했다. 이윤영 관장은 동학혁명연구소 소장, 동학민족통일회 공동의장, 2차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서훈국민연대 공동대표 등 동학 관련 기관에서 폭넓은 활동을 펼쳐 왔다. 저서로는 『만고풍상 겪은 손』(신인간사, 2014), 장편소설 『혁명』(모시는사람들, 2018), 『동학농민혁명 이야기』(거름, 2019) 등이 있다. 동학 166년을 ‘하나의 이야기’로 복원한 최초의 작업 출판사 리뷰는 이 책의 가치를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수운에서 해월, 전봉준, 의병장들, 그리고 3·1운동과 현대 시민사회까지 한 인간의 깨달음이 공동체의 실천이 되고, 혁명이 되고, 국가적 항쟁이 되고, 결국 한 시대의 정신으로 남는 흐름을 하나의 선으로 복원한 최초의 서사다.” 『모두가 하늘이었다』는 동학의 역사적 장면들을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인간은 무엇으로 존엄한가?” 라는 질문으로 꿰어낸 21세기 개벽의 기록이자, 오늘날 독자에게 던지는 시대적 메시지로 남는다. -
“포스트휴먼을 다시 묻다” 10명의 저자와 함께하는 콜로퀴움천도교 사상을 바탕으로 21세기 인류의 새로운 선언을 모색하는 인문학 연속 토론 ‘신인간선언21을 위한 콜로퀴움’이 9월 18일부터 격주 목요일마다 오후 7시에 온라인 줌(Zoom)을 통해 열리고 있다. 이번 행사는 ‘신인간 900호·신인간 창간 100주년 기념 특별기획’으로 마련되었으며, 신인간사와 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동학학당이 공동 주최한다. 이번 콜로퀴움의 주제는 “포스트휴먼을 다시 묻다”. 기후 위기와 인공지능, 생명공학, 감정 데이터화, 탈경계적 존재론 등으로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인간의 정체와 생명의 의미를 다시 묻는 자리다. ‘포스트 지구’, ‘포스트 휴먼’을 요구하는 시대에, 천도교의 ‘신인간 선언’을 21세기 버전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신인간선언21’은 160여 년 전 수운 최제우 대신사의 ‘동학 창도–다시개벽 선언’으로부터 이어지는 역사적 사유의 흐름 속에 있다. 이번 연속 토론에서는 인문, 철학, 영상, 생태, 젠더, 공동체, 종교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참여하여, ‘신인간선언21’을 향한 학문적 교류와 공동 사유의 장을 펼친다. 콜로퀴움은 총 5회로 구성되었다. 첫 회인 9월 18일에는 “한국적 인간론과 신인간의 선언”을 주제로, 주요섭, 박길수 연구자가 발표했다. 두 번째인 10월 2일에는 ‘자연 감각과 인간성의 재구성’이라는 주제로 조성환, 한윤정 연구자가, 세 번째인 10월 16일에는 ‘돌봄과 관계의 윤리, 포스트휴먼의 주체’를 주제로 이나미, 김은희 연구자가 참여했다. 이후 10월 30일에는 ‘동서고금의 영성 확장을 통한 신인간 사상’(우석영, 김용휘 연구자), 11월 13일에는 ‘테크놀로지 시대의 신인간과 감각 상상력’(양애진, 이원진 연구자)이 이어질 예정이다. 마지막 12월 11일에는 ‘신인간선언 심포지엄’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이번 콜로퀴움은 ‘동학의 현대적 계승’과 ‘신인간의 철학’을 구체적으로 재구성하는 실험적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참여자들은 인간을 자연과 분리된 존재로 보지 않고, 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새롭게 정의하는 동학적 사유를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는 포스트휴먼 담론이 말하는 ‘인간 이후의 인간’을, 곧 ‘새로운 인간 선언’으로 잇는 중요한 인문학적 전환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모든 회차는 줌(Zoom)을 통해 진행되고 있으며, 4~5인의 연구자와 저자들이 중심이 되어 발표와 토론을 이어간다. 문의: 010-5207-6487(박길수) -
천도교 경전이 궁금해요수운 최제우 대신사는 1860년 동학을 창명한 이후 교도들에게 가르칠 자신의 종교적 교의를 담은 글을 지어요. 이 글들은 대체로 세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어요. 첫째는 「포덕문」, 「논학문」, 「수덕문」, 「불연기연」 등 동학의 본체를 밝힌, 한문으로 쓰인 글들이에요. 둘째는 「용담가」, 「교훈가」, 「안심가」, 「도수사」, 「권학가」, 「몽중노소문답가」, 「도덕가」, 「흥비가」 등 한글 가사체 작품과 단가 형태의 「검결」 등 교리를 노래로 표현한 것들이지요. 셋째는 한문으로 된 「시문」들과 「결」, 「주문」, 「팔절」, 「필법」, 「축문」, 「탄도유심급」, 「좌잠」 등 수행에 필요한 글들이에요. 이 글들이 쓰인 연대는 우선 1860년에 「검결」, 1860년 후반기 「용담가」, 「안심가」, 1861년 봄에 「포덕문」, 1861년 11월 「교훈가」, 1861년 12월 「도수사」, 「권학가」, 1861년 12월에서 1862년 2월 사이 「논학문」, 1862년 6월 「수덕문」, 「몽중노소문답가」, 1862년 11월 「필법」, 1863년 1월 「탄도유심급」, 1863년 4월 「좌잠」, 1863년 7월 「도덕가」, 1863년 8월 「흥비가」, 1863년 11월 「불연기연」, 「팔절」 등이에요. 「시문」들과 「결」 등은 이 사이사이에 쓰인 것으로 보여요. 이와 같은 수운 대신사의 저술들은 후대에 해월 신사가 주도해서, 한문으로 된 글[文]과 한시들, 「결」, 「주문」 등을 합해 『동경대전』이라는 이름으로 책으로 출간해요. ‘동경(東經)’은 ‘동학 경전’을 줄인 말이고 ‘대전(大全)’은 ‘모든 것을 아우른다’는 뜻이에요. 이때가 1880년(庚辰年)이고 펴낸 장소는 강원도 인제 갑둔리에 있는 제자 김현수의 집이에요. 또 가사 8편을 합해 수운 대신사가 도를 받은 ‘용담정’ 이름을 빌려 ‘용담 선생이 남긴 글’이라는 뜻의 『용담유사』를 1881년(辛巳年)에 충북 단양 샘골 제자 여규덕의 집에서 목판으로 출간한답니다. 하지만 「검결」은 수운 대신사가 대구 감영에서 국문(鞫問)을 당할 때 문제가 된 노래여서 처음에는 제외되었다가 후에 다시 『용담유사』에 편입해서 오늘에 이르고 있어요. 현재 해월 신사가 주도해서 최초로 간행한 경진판(庚辰版) 『동경대전』이나 신사판(辛巳版) 『용담유사』는 전해지지 않고 있어요. 가장 오래된 판본으로 계미판(癸未版, 1883년)과 계사판(癸巳版, 1893)이 전해지고 있지요. 이 같은 경전이 판본으로 정착한 과정에서, 해월 신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영기(靈氣)로 외워 구송(口誦)한 것을 제자가 받아썼다는 구송설(口誦說)과, 해월 신사가 관의 지목을 피해 도망 다닐 때 늘 보따리를 짊어지고 다녔다는 것, 그리고 목판본 후기(後記) 등을 분석해 구송설이 아닌 원본설(原本說)이 제기되기도 해요. 천도교 교령을 역임한 윤석산 전 한양대 교수는 구송설과 원본설을 통합한 절충설을 제기하고 있지요. 『동경대전』과 『용담유사』는 모두 동학의 교의(敎義)와 사상을 전달하고 표현한 중요한 경전들임에도 그 표현 양상은 매우 달라요. 그에 담긴 세계관의 차이 때문이지요. 『동경대전』은 당시 지배 계층의 사상이었던 유교적인 인식과 방법이 문장 진술이나 전개, 표현에 많이 원용되었어요. 반면 『용담유사』에서는 당시 기층문화를 이룬 민간 사상, 즉 풍수지리나 도참설, 역(易)사상 등이 많이 원용되었지요. 수운 대신사는 『용담유사』에 민중의 꿈과 이상이 담긴 사상을 담고, 이를 통해 보다 쉽게 자신의 사상을 펴고 고취하려 했어요. 『동경대전』이 한문 문장을 통해 지식층에게 교의와 사상을 전달하고자 한 ‘의미 중심의 경전’이라면, 『용담유사』는 민중들의 꿈과 소망을 담아내며 이들을 감화시키고 한울님이라는 존재를 깨닫게 하는 경전이지요. 이처럼 『동경대전』과 『용담유사』는 서로 다른 언어와 형식으로 표현되었지만, 결국은 하나의 진리, 곧 ‘사람이 하늘’이라는 인내천(人乃天)의 깨달음으로 귀결돼요. 수운 대신사가 밝힌 진리는 지식인에게는 사유의 혁명이었고, 민중에게는 구원의 희망이었지요. 『동경대전』이 동학의 사상적 체계를 세운 기둥이라면, 『용담유사』는 그 사상을 노래와 언어로 풀어 민중의 삶 속에 스며들게 한 강물이라 할 수 있답니다. 두 경전은 서로의 결을 이루며, 하늘과 사람이 하나 되는 길을 제시한 동학의 근본 정신을 오늘까지 이어오게 한 생명의 경전이라고 할 수 있어요. ※ 참고한 자료: 윤석산 지음, 『동학 교조 수운 최제우』, 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 2004. -
「2025 경주동학문화제」 동학 정신, 세계로 비상(飛上)하다포덕 166년(2025) 9월 27일, 「2025 경주동학문화제」가 ‘동학정신 세계화의 비상(飛上)’을 주제로 경주동학교육연수원에서 열렸다. 올해 행사는 의식, 공연, 비전 선포, 체험 프로그램을 촘촘히 엮어 천도교 신앙과 예술, 지역 공동체가 한자리에 어우러진 축제의 장으로서 마련됐다. 현장에 모인 천도교인과 시민들은 ‘사람이 하늘’이라는 인내천 사상을 현재의 언어로 체험하며, 세계로 향하는 동학 정신의 다음 걸음을 함께 그렸다. 개막 의례는 용담교구 최중환 동덕의 집례로 청수봉전, 심고, 주문 3회 병송, 경전 봉독 순으로 경건하게 진행됐다. 이어 박인준 교령의 기념사, 주낙영 경주시장 환영사(송호준 부시장 대독), 경주시의회 이동협 의장 축사(임활 부의장 대독), 경상북도의회 배진석 부의장, 최재필 운영위원장의 축사가 차례로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는 김성환 연원회 의장, 강병로 종무원장, 명승철 연원회 부의장, 최상락 용담수도원장, 김명덕 여성회장, 박차귀 부산시교구장을 비롯한 각 교구장 등 교단의 주요 인사가 대거 참석해 축제의 의미를 더했다. 서울 및 지방 교구에서 참석한 교인들 외에 경주 지역 문화·예술계 및 시민사회 관계자와 시민들도 자리를 함께해 ‘경주에서 다시 밝힌 동학의 불빛’을 격려했다. 박인준 교령은 기념사에서 경주의 역사적 의미와 동학 정신의 세계적 가치를 강조했다. “경주는 신라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문화 고도로, 이곳 경주에서 동학 천도교가 창명되었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166년 전 경주에서 시작된 ‘다시개벽’의 커다란 울림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사람과 천지 만물, 너와 내가 하나 되는 삶을 살아가는 생명 사상, 모든 사람이 신분적, 인권적 차별이 없는 고귀한 인격체라는 만민 평등 사상의 정신은 동학농민혁명으로, 나아가 3·1운동으로 이어지며 대한민국 헌법 정신으로 자리매김하여, 오늘날 대한민국의 민주화운동, K-문화, K-예술로 나타나고 있다”고 역설했다. “천도교의 이름으로 과거,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꿈과 희망을 열어가기 위해 이곳에 모인 우리들인 만큼 경주동학문화제를 통해 동학 천도교의 참모습과 그 정신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주시 가정리 출신 최해춘 시인은 『용담유사』 「검결」을 모티브로 한 자작 축시를 낭송해 오프닝 의식의 여운을 문학으로 이어 주었다. 주무대 공연은 극단 하랑시어터의 뮤지컬 「하늘을 품은 백성들」이 이끌었다. 수운 최제우 대신사의 인내천 사상과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장면을 오늘의 언어와 음악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하늘은 멀리 있지 않네. 내 마음속에 숨 쉬고 있네”는 합창이 객석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그룹사운드 ‘롱아일랜드’가 폭발적인 사운드로 축제의 열기를 높였고, 남성 3인조 보컬 ‘세심관’이 감미로운 하모니로 무대를 채웠다. 올해 무대에서 특히 눈길을 끈 장면은 부산예술대학교 실용무용과 교수, 학생, 졸업생이 함께한 스트릿댄스 팀 ‘하단 패밀리’의 퍼포먼스였다. 이 공연은 천도교중앙총부–부산예술대학교–동천고등학교 간 업무협약(MOU) 의 첫 결실로 마련된 무대다. 협약에는 “부산예술대가 천도교의 각종 행사에 참여해 공연·전시 등 예술 활동을 펼치고, 중앙총부는 공간과 기회를 제공하며 천도문화를 현대적 감성으로 확장한다”는 실천 과제가 담겼다. 이번 스트릿댄스는 MOU 정신을 현장에서 구현하며 축제의 메시지를 강렬하게 증명했다. 스트릿 댄스 공연이 끝나자 무대 중앙에 펼쳐진 미디어 퍼포먼스와 함께 천도교의 미래 비전이 선포됐다. “한울님 은덕을 잊지 않겠습니다.” “내 모신 한울님과 하나임을 믿고 신인간으로 거듭나겠습니다.” “가족·이웃종교·길 위의 모든 분들을 한울님으로 대하겠습니다.” “만물을 내 몸같이 돌보는 삶을 살겠습니다.” “해월신사 탄신 200주년을 내다보며 조화를 이루는 동학문화를 선도하겠습니다”라는 다짐이 스크린 속 화려한 영상과 함께 울려 퍼졌다. 이어 21자 주문 합송이 진행됐다. 무대에 올라온 박인준 교령은 “대신사님, 해월신사님이 마당 포덕을 할 때도, 동학혁명군이 죽창을 들고 싸우러 나가면서도 주문을 외웠다. 3·1혁명을 앞두고 의암성사께서 전국 지도자들을 모아 49일 기도를 봉행할 때도 주문의 힘으로 나아갔다. 오늘의 천도교가 세상에 널리 펼쳐지려면 주문 공부로 힘을 채우고, 그 힘으로 세상을 선도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 말에 호응하듯 모든 교인이 함께 21자 주문을 21회 합송했다. 한편, 주무대 뒤편에서는 궁을장 노리개 만들기 체험, 활쏘기 체험, 신인간사·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 전시, 홍보 부스 등이 운영됐다. 본 공연 뒤에는 라임&붐업MC의 디제잉으로 EDM 트로트 파티가 이어져, 세대와 장르의 경계를 넘어 하나가 되는 축제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번 경주동학문화제에 참가한 교인들은 한목소리로 “젊어진 축제, 알찬 프로그램”을 꼽았다. 원주교구 김영덕 교구장은 “전반 구성과 완성도가 최고였다”고 평했고, 부산시교구 박차귀 교구장은 “21자 주문 합송과 함께 젊은 무대가 자부심을 일깨웠다”고 말했다. 용담교구 노상규 동덕은 “시천주 사상이 더 널리 퍼질 수 있는 계기”라고 평가했고, 대동교구 선영숙 동덕은 “가장 젊은 축제였다. 앞으로도 젊은 무대를 통해 새 세대 교화가 활기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시에 개선을 바라는 의견도 솔직하게 이어졌다. 대구시교구 서광우 동덕은 “내용은 뛰어난데 관객 동원이 아쉬웠다”고 지적했고, 울산교구 정의필 도정은 “햇빛 가리개 모자 등 현장 편의가 조금 더 세심했으면 좋겠다. 외부 주요 내빈이 참석한 만큼 앞줄 좌석 운영도 더 빈틈없었으면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교구 방자명 동덕은 “전반 연출과 그래픽은 훌륭했지만 사전 홍보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의견은 내년 프로그램 기획과 지역 시민 참여 확대, 현장 운영의 디테일을 가다듬는 실천 과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사람이 곧 하늘(人乃天)’이라는 가르침은 오늘날 환경, 평화, 인권의 의제를 관통하는 세계 보편가치로 확장되고 있다. 이번 문화제는 동학 천도교의 언어로 예술, 시민사회가 함께 만드는 교화 생태계의 가능성을 엿보는 기회였다. 2025 경주동학문화제는 그렇게 참석자들의 가슴에 ‘비상(飛上)’의 약속을 남기고 막을 내렸다. -
신인간 창간 100주년 기념 특별기획 콜로퀴엄 개막천도교 기관지이자 한국 근대 사상의 중요한 지평을 열어온 월간 <신인간>이 창간 100주년을 앞두고 대규모 학술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오는 2026년 4월 창간 100주년을 맞이해 새 시대의 방향을 모색하고자 마련된 이번 프로젝트는, 동학 사상과 현대 철학, 그리고 미래 인류의 전망을 아우르는 집단 사유의 장으로 기획됐다. 이번 특별기획의 첫 걸음은 “포스트휴먼을 다시 묻다”라는 주제의 콜로퀴엄이다. 이는 ‘신인간 선언 2’를 준비하기 위한 사전 스터디로서, 2024년 9월부터 11월까지 격주 목요일 저녁 7시, 온라인(Zoom)에서 5회에 걸쳐 진행된다. 포스트휴먼 시대, 새로운 존재 선언 21세기 인류는 인간 중심주의의 한계를 넘어선 ‘포스트휴먼(Post-Human)’ 시대와 ‘포스트지구(Post-Earth)’라는 새로운 지평에 직면하고 있다. 기후위기와 생태계 붕괴, 인공지능의 감정 데이터화, 탈경계적 존재의 등장, 그리고 신자유주의와 세계 질서 재편 등 급격한 변화 속에서 우리는 다시금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우리는 누구이며, 어떤 세계를 만들어갈 것인가” ‘신인간 선언 2’는 160년 전 동학 창도와 다시개벽 선언의 정신에서 출발하여, 오늘날 다양한 포스트휴머니즘 선언들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문명 선언이다. 근대적 인간관과 세계관을 넘어서는 존재와 문명의 전환을 목표로 하며, 이번 콜로퀴엄은 그 철학적 토대를 집단적으로 모색하는 과정이다. 두 번째 프로그램 – <신인간 선언 21> 심포지엄 12월 11일에는 천도교중앙대교당에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콜로퀴엄을 통해 축적된 논의들을 종합하고, ‘신인간 선언 2’의 방향성을 본격적으로 제시한다. 이후 12월부터 3개월간 선언문 작성 과정을 거쳐, 2026년 4월 창간 100주년 기념일에 맞춰 최종 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1926년 창간호에서 강우가 발표했던 「신인간의 선언」의 정신을 오늘에 되살리며, 다음 100년의 인류와 문명을 향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게 된다. 콜로퀴엄의 의미 ‘신인간’은 단순히 neo-humanity(새로운 인간)를 넘어, 새 세상, 새 사회, 새 문화, 새 윤리, 새 시대, 새 문명 등 포괄적인 비전을 담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강좌가 아니라, 철학·영성·생태·젠더·기술·공동체 등 다각적 시각을 통해 집단적으로 사유하고 토론하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2026년 발표될 <신인간 선언 21>의 초석을 다질 예정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신인간사 – 창간/설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준), 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 – 동학학당이 공동주최하며, ‘포스트휴먼 시대’의 문명적 전환을 모색하며, 100년 역사의 <신인간>이 다음 100년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존재 선언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문의: 010-5207-6487 (박길수 신인간 주간) -
동학 사상의 본질을 문학과 신화로 탐구하다지은이: 임금복 장르: 동양사/동양문화 일반 출판사: 모시는사람들 쪽수: 352쪽 발행일: 2025년 8월 10일 동학 사상의 근원을 문학적 서사와 신화적 상상력의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하는 책이 출간됐다. 성신여대 국제교육원 대우교수로 재직 중인 임금복 교수가 집필한 『동학의 사상적 서사와 신화적 상상력』(모시는사람들 刊)이 그 주인공이다. 이번 책은 동학 연구의 학문적 지평을 넓히는 한편, 종교와 철학, 문학, 신화가 융합된 통합적 해석을 시도해 주목받고 있다. 임 교수는 1997년 문학평론가로 등단한 이래 동학 사상과 문학을 꾸준히 탐구해왔다. 그간 『동학 문학과 예술 그리고 철학』(2004), 『그림으로 읽는 수운 최제우 이야기』(2014), 『수운 최제우와 함께하는 중국 탐방기』(2024) 등 다수의 저서를 통해 동학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 성과를 발표했으며, 이번 책은 그러한 연구를 집대성한 결정판이라 할 만하다. 세 갈래 시선으로 본 동학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부는 서로 다른 시선으로 동학의 사상과 세계를 해석한다. 제1부에서는 한승원의 『동학제』, 유현종의 『들불』, 박태원의 『갑오농민전쟁』 등 동학 관련 소설을 중심으로 동학 정신과 민중의 삶이 어떻게 문학 속에서 재현되는지를 살핀다. 특히 ‘개벽’과 ‘인내천’이라는 핵심 사상이 민중 서사와 어떻게 만나는지를 분석하며, 문학이 동학 정신을 계승하는 중요한 장치였음을 밝힌다. 제2부는 동학 경전에 담긴 신화적 상상력을 탐구한다. 요순 신화와 삼황오제 신화, 그리고 시천주의 개념 등을 토대로, 동학의 경전이 단순한 교리집이 아니라 신화적 언어와 수사학으로 구성된 서사임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동학의 교리가 지닌 상징성과 그 속에 담긴 우주적 상상력을 새롭게 해석한다. 제3부에서는 『동경대전』, 『용담유사』, 『해월신사법설』, 『의암성사법설』 등에 등장하는 중국의 역사적 인물들을 집중 분석한다. 공자와 노자, 제갈량 등 다양한 중국 사상가와 정치가들이 동학의 서사 안에서 어떤 의미로 변용되고 있는지를 규명하며, 동학이 단순히 한국적 사상에 그치지 않고 동아시아 문명 전체와의 대화를 통해 발전했음을 조명한다. 동학을 새롭게 바라보는 통합적 연구 『동학의 사상적 서사와 신화적 상상력』은 동학을 단순한 종교 운동으로만 바라보는 기존의 시각에서 벗어나, 철학·문학·신화·역사·윤리 등 다양한 학문적 관점을 교차시킨다. 이를 통해 동학을 오늘날의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동학 정신이 현대 사회에서 여전히 유효한 통찰을 제공함을 입증한다. 저자는 “동학은 민중의 삶에서 태어난 사상이며, 그 안에는 인간과 세계를 바라보는 풍부한 서사와 상상력이 담겨 있다”며,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동학을 더 깊이 이해하고 현대적 의미를 재발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책은 동학을 연구하는 학자뿐 아니라 역사와 문학, 종교와 철학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들에게도 넓은 시야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학의 사상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뜻깊은 길잡이가 될 전망이다. -
춘암 박인호 상사의 삶과 독립운동 조명하는 학술세미나 개최동학농민혁명과 천도교 민족운동의 중심 인물인 춘암 박인호 상사의 순도 순국 85주기를 맞아, 상사의 생애와 사상을 조명하는 학술세미나가 7월 11일 오후 2시 예산군청소년복지재단 1층 비전홀에서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충남역사문화원 주최, (사)춘암박인호선생기념사업회와 충남동학농민혁명단체협의회 공동주관으로 개최되었으며, 천도교중앙총부, 예산군,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전국동학농민혁명연대, 전국농민회충남도연맹 등이 후원하였다. 박인준 천도교 교령은 축사에서 “올해는 동학농민혁명과 3 · 1운동에 참여하신 천도교 지도자, 춘암 박인호 상사의 순국 85주기가 되는 해로, 뜻깊은 이 시기에 상사의 고향인 예산에서 그 정신을 기리는 학술대회를 개최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전했다. 이어 춘암 상사의 생애와 업적을 소개하며 “1855년 충남 덕산군 막동리에서 태어난 상사께서는 1884년 동학에 입도한 이래 1893년 교조신원운동, 1894년 동학농민혁명, 1919년 3 · 1운동, 1926년 6.10만세운동, 1936년 무인멸왜운동까지 평생을 조국의 자주와 해방을 위해 헌신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상사의 민족운동은 곧 동학사상의 실천이었으며, 오늘 학술대회는 그 정신을 계승하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낙중 충남역사문화원 원장은 환영사에서 “춘암 선생은 50년에 걸쳐 동학농민혁명에서 무인멸왜기도운동까지 이어진 충남의 대표 독립운동가로, 이번 세미나가 춘암 선생의 역사적 의미와 사상을 재조명하고 관련 연구를 심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학술대회는 총 4개의 주제 발표와 토론, 종합토론 순으로 진행되었다. 박길수 대표(모시는사람들 출판사)가 「박인호 관련 연구 동향」을 발표하고, 이두영 상임이사(의암손병희선생계승사업회)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임형진 교수(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는 「박인호의 동학 사상과 민족의식」을 발표했으며, 장수덕 소장(내포동학문제연구소)이 토론을 맡았다. 성주현 박사(단국대 한중관계연구소)는 「내포지역 동학농민혁명과 춘암 박인호」를, 정을경 책임연구원(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박인호의 독립운동과 역사적 의미」를 각각 발표하였다. 이들 발표에는 박성묵 회장(예산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김학로 소장(당진역사문화연구소)이 각각 토론자로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춘암 박인호 상사의 동학사상과 실천, 민족정신을 되새기며, 상사의 삶이 지닌 현재적 의미를 되짚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번 학술대회는 박인호 선생의 독립운동 정신을 계승하고 지역과 학계의 연구 활성화를 도모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사진제공 노은정 -
동학혁명군 희생자를 기리는 사죄비 제막식내년이면 동학농민혁명 130주년을 맞는다. 동학농민혁명은 기록마다 차이가 있지만 수십만 명의 동학혁명군이 희생되었다. 반봉건 반외세를 기치로 1894년 1월 10일 고부에서 첫 기포한 동학농민혁명은 1895년 초까지 호남을 비롯하여 영남, 호서, 경기, 강원, 해서 등 전국으로 확산되었으며, 정부 관군과 동학혁명군을 진압하기 위해 출병한 일본군의 연합전선으로 각지에서 동학혁명군은 죽임을 당하였다. 일부에서는 이를 제노사이드 즉 대학살이라고 한다. 동학농민혁명 130주년 앞두고 지난 10월 30일 오전 11시 반경 전남 나주시 나주역사공원 내에서 동학혁명군 희생자를 기리는 사죄비를 건립하고 제막식을 가졌다. 이날 제막식에는 일본인 동학기행 참가자 30여 명과 한국 측 참가자, 신정훈 국회의원, 윤병태 나주시장 등 한·일 두 나라 시민 100여 명이 참석하였다. 참석자들은 이날 동학혁명군의 넋을 기리면서 전날 세상을 떠난 고 나카쓰카 아키라(中塚明, 95) 사죄비 건립 일본 쪽 공동추진위원장(일본 나라대학 명예교수)을 추모하는 묵념을 올렸다. 제막식은 사죄비 제막, 나천수 사죄비건립추진위원회 공동대표의 경과보고, 동학농민혁명군의 혼을 부른 시 낭송과 살풀이춤(작시 나천수, 살풀이춤 나금자, 시 낭송 김태정), 이노우에 가츠오(井上勝生) 홋카이도대학 명예교수와 나천수 공동대표의 비문 낭독, 이노우에 가츠오 교수와 박맹수 사죄비건립추진위원장의 각각 인사말, 윤병내 나주시장의 환영사, 신정훈 국회의원·이상만 나주시의회 의장·주영채 동학농민혁명유족회 회장의 축사, 기념촬영의 순으로 한 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주영채(주선원) 전국동학농민혁명유족회 회장은 축사에서 ‘슬픈 가족사’를 담담하게 들려주었다. 그는 “나주 동학농민군 희생자 사죄비는 한국과 일본 ‘동학’ 시민들의 노고와 바람의 결실”이며, “사죄비의 현장은 한·일 평화와 화해의 원점이자 동북아·세계 평화의 성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죄비 건립 경과보고에 의하면, 2018년 제13차 한일동학기행 방문단이 나주 호남초토영을 답사하면서 비롯되었다. 나주 호남초토영에는 동학농민혁명 당시 일본군에 의해 동학혁명군의 처형장이 있었고, 이곳에서 수백 명이 희생되었다. 당시 호남초토영은 동학혁명군의 진압 책임자인 일본군 미나미 고시로(南小次郞) 소좌가 관장하고 있었다. 일본 동학기행 방문단을 이끌던 나카츠카 교수는 “일본군이 가해했던 역사를 덮어 놓는다는 것은 학자적 양심에 위배된다”하고 조그마한 위령비를 세우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를 계기로 시작된 위령비 건립은 이듬해 2019년 민간인인 차원에서 건립하기로 하였다. 위령비는 2019년 나주에서 개최된 한일동학학술대회에서 이노우에 교수가 ‘사죄문’을 발표한 후 <사죄비>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2022년 일본 측에서 건립 모금운동을 전개하였고, 한국 측에서 뜻있는 시민들의 모금운동이 이어졌으며, 2023년 10월 30일 사죄비를 제막하였다. 한편 이날 사죄비 제막식에는 천도교 측에서는 주선원 동학농민혁명유족회장, 이윤영 동학혁명기념관 관장, 성주현 신인간 주필, 박길수 모시는사람들 대표, 김명재 순천동학농민혁명 영호도회소 사무국장 등이 자리를 함께 하였다. 사진, 글_성주현(신인간 주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