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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갑둔리 - 최초의 『동경대전』을 간행한 역사적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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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갑둔리 - 최초의 『동경대전』을 간행한 역사적 장소

강원도 인제군 남면 갑둔리 345-1

  • 편집부
  • 등록 2026.02.21 14:10
  • 조회수 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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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캡처 2026-02-22 233829.jpg
군부대가 들어오기 전 갑둔리 마을-갑둔리는 동경대전을 간행한 곳이다.


화면 캡처 2026-02-22 233844.jpg
동경대전을 간행한 김현수 집터

 

1879년에 이르러 해월 신사에 의하여 기획된 『최선생문집』은 1880년 6월 인제에서 간행되었다. 이때 부쳐진 표제(表題)가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다. 아직 경진판(庚辰板)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원기서』에 “아아, 선생의 문집(文集) 침자(鋟梓)를 경영한 지… (先生文集鋟梓之營…)” 등으로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대신사의 글들이 아직 동학 교단에서 ‘경전’이라는 인식보다는 ‘문집’으로서의 인식이 앞서 있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기획 당시에 『최선생문집』으로 한 것은 아닌가 한다.

그러나 발간이 되면서 『최선생문집(崔先生文集)』이 『동경대전(東經大全)』이라는 표제로 바뀌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동양에서 본래 ‘경(經)’은 ‘성인지언경야(聖人之言經也)’라 하여 ‘성인(聖人)의 말씀’을 뜻하는 것으로, 예사롭게 쓸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이 같은 견해에서 본다면, 대신사의 글은 ‘문집’이 아니라, ‘동경대전’이라는 ‘경전(經典)’이 되는 것이며, 동시에 동학의 교도들이 대신사를 성인으로 추앙한다는 의미가 된다. 

윤석산 교수의 견해에 의하면 이렇듯 해월 신사에 의하여 수운 대신사의 가르침이 ‘경전(經典)’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것은 동학이 하나의 가르침, 즉 한 종교로서 더 분명한 독자성을 확보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때까지 조선 사회를 유지해 왔던 유학, 그리고 당시 새로 유입되던 서학과는 그 차원을 달리하는 새로운 가르침으로서 동학을 분명하게 확립시키는 일이 된다. 

『도원기서』 중의 기록을 보기로 하자.


庚辰三月初十日 先生忌 祭移行于主人家 正月麟蹄接中 將營引燈祭 故主人及時元時晄 偕往其處 二十四日 金錠浩行引燈祭 二十八日 金顯德又行引燈祭 二月初五日 金鎭海別行引燈祭 四月初五日 祭祀各接行之 五月初九日 該爲刻板所 十一日爲始開刊 至於六月十四日 畢爲卽出 十五日 別爲設祭 其時表功別錄 記文

於戱 先文集鋟梓之營 歲已久矣 今於庚辰 余與姜時元 全時晄及諸益 將營刊板而發論 各接中幸同余議 而刻所定于麟蹄甲遁里 竣事如意 而始克成篇 以著于先生之道德 玆豈非欽歎哉 各接中 出誠力 費財者 特爲別錄表 論其功 次第記書 歲在庚辰仲夏 道主 崔時亨謹記

尙州尹夏成四十金冊本當 旌善接中三十五緡 麟蹄接中一百三十金 靑松接中六緡 刻板時有分定 都廳崔時亨 監役姜時元 全時晄 校正沈時貞 接有司黃孟基 全時奉 趙時哲 劉時憲 收有司韓鳳辰 洪時來 辛時一 金鎭海 李廷鳳 直日張道亨 金文洙 張炳奎 李晉慶 接有司金錠浩 治板 金輨浩 辛時永 鋟梓沈遠友 崔錫夏 金允權 運糧張興吉 金寅相 金孝興 李千吉 供饋李貴祿 姜基永 書有司 全世仁


경진년(庚辰年, 1880년) 3월 초열흘에 선생의 기제(忌祭)를 주인의 집에 옮겨 행하였다.

정월에 인제접중(麟蹄接中)에서 장차 인등제(引燈祭)를 베풀고자 하여, 주인과 강시원(姜時元)과 전시황(全時晄)이 함께 그곳으로 갔다. 24일에 김정호(金錠浩)가 인등제를 행하였고, 28일에 김현덕(金顯德)이 또 인등제를 행하였다. 2월 초닷새에 김진해(金鎭海)가 별도로 인등제를 행하였고, 4월 초닷새에 제사를 각 접(接)에서 행하였다.

5월 9일 각판소(刻板所)를 설치하였고, 11일에 개간(開刊)하기 시작하여 6월 14일에 이르러 인출(印出)하기를 마치었다. 15일에 별도로 제사를 베풀었으니, 그때 공을 별록(別錄)에 표하여 글로 기록하였다.

아아, 선생의 문집(文集) 침자(鋟梓)를 경영한 지 이미 오래구나! 지금 경진년(庚辰年)에 나와 강시원(姜時元), 전시황(全時晄) 및 여러 사람이 장차 간판(刊板)을 경영하려고 발론(發論)을 하니, 

각 접중(接中)이 다행히도 나의 의론과 같아 각소(刻所)를 인제 갑둔리(甲遁里)에 정하게 되었다. 준공하는 일이 뜻과 같아 비로소 편(篇)을 이루니, 이로써 선생님의 도덕을 밝히게 되었다. 이 어찌 기쁘고 기쁜 일이 아니겠는가? 각 접주에서 정성스러운 힘과 비용으로 쓸 재물을 낸 사람은 특별히 별록(別錄)에 그 공을 논하여 차례로 기록하여 쓴다.


경진년(庚辰年) 중하(仲夏) 도주(道主) 최시형(崔時亨)이 삼가 기록하노라.

상주(尙主) 윤하성(尹夏成) 40금 책본당(冊本當)

정선접중(旌善接中) 35민(緡)

인제접중(麟蹄接中) 130금(金)

청송접중(靑松接中) 6민(緡)


각판(刻板)할 때에 유사(有司)를 정해 주었다.


도청(都廳) 최시형(崔時亨)

감역(監役) 감시원(姜時元)

감역(監役) 전시황(全時晄)

교정(校正) 심시정(沈時貞)

교정(校正) 전시봉(全時奉)

교정(校正) 유시헌(劉時憲)

직일(直日) 장도형(張道亨)

직일(直日) 김문수(金文洙)

직일(直日) 장병규(張炳奎)

직일(直日) 이진경(李晋慶)

접유사(接有司) 김정호(金錠浩)

접유사(接有司) 신시영(辛時永)

접유사(接有司) 황맹기(黃孟基)

접유사(接有司) 조시철(趙時哲)

수유사(收有司) 홍시래(洪時來)

수유사(收有司) 신시일(辛時一)

수유사(收有司) 김진해(金鎭海)

수유사(收有司) 이정봉(李廷鳳)

치판(治板) 김관호(金館浩)

침자(침자) 심원우(沈遠友)

침자(침자) 최석하(崔錫夏)

침자(침자) 전윤권(全允權)

운량(運糧) 장흥길(張興吉)

운량(運糧) 김인상(金寅相)

운량(運糧) 김효흥(金孝興)

운량(運糧) 이천길(李千吉)

서유사(書有司) 전세인(全世人)

공궤(供饋) 이귀록(李貴綠)

공궤(供饋) 강기영(姜基永)

- 『도원기서(道源記書)』


화면 캡처 2026-02-22 233906.jpg
인제 경진판으로 추정되는 동경대전 목판본

 


인제 갑둔리에서 『동경대전』 간행의 일은 이후 천도교 역사 기록인 『본교역사』, 『천도교서』, 『천도교회사 초고』, 『천도교창건사』 등 모두에 나온다.


五月九日에 神師ㅣ 東經大全刊行所를 麟蹄郡甲遁里 金顯洙家에 設하야 六月十四日에 畢하고 同十五日에 致誠祭를 行하시다. 


인제 갑둔리는 대신사의 가르침을 담은 천도교 제1의 경전 『동경대전』이 간행된 중요한 지역이다. 그러나 2006년 육군과학화전투훈련장 조성으로 현재 해당 지역을 국방부가 관리하고 있다. 군부대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다는 입지 조건 때문이기도 하지만, 찾는 사람도 없고 공터 위에 표지판만 쓸쓸히 꽂혀 있는 모습이 안쓰러운 느낌마저 주는 것이 사실이다. 2016년 12월 2일, 강원도가 문화재위원회를 열고 도지정문화재 지정심의를 거쳐 인제 남면 갑둔리 351, 375번지 일대를 동경대전 간행 터 강원도 기념물(제89호)로 지정하고 몇 년간 공사를 거쳐 표지판과 주변 환경을 일부 정리했으나, 도 지정 기념물로서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하기에는 미미한 형편이었다. 최초의 『동경대전』을 간행한 역사적 의의를 지닌 장소로서는 많은 아쉬움을 주었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최근 인제군에서 동경대전 각판소와 갑둔리 소나무, 동경대전 간행 터(김현수의 집), 성황거리-비밀의 정원을 동학의 주요 유적지로 인제 문화관광 안내지에 수록하고 동학문화유적지로 정비했다. 한데 해월 신사께서 “저 새소리도 시천주의 소리이다.”라고 설법하신 성황거리에 대한 설명에는 사진 애호가들의 핫한 장소인 비밀의 정원이라고만 되어 있어 아쉽다. 

이곳에서 발간된 인제 경진판 최초의 『동경대전』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화면 캡처 2026-02-22 233938.jpg
인제 동경대전 간행 터가 강원도 문화재로 지정된 사실을 알리는 안내판
화면 캡처 2026-02-22 233950.jpg
인제 동경대전 간행 터에서 윤석산 교수(좌측)와 필자(우측)
화면 캡처 2026-02-22 234001.jpg
동경대전 간행 공방 터 안내판

 

수암 염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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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충북 진천 출생

한국종교인연대(URI-K) 공동상임대표

3·1운동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공동대표

수운최제우대신사출세20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공동대표

천도교서울교구 후원회장

천도교중앙총부 종의원 의장, 감사원장대행 역임

(사)한국사회평화협의회 감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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