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 포덕166년 2025.12.06 (토)
지난 11월 14일 저녁, 포항 덕업관에서 열린 ‘동학 아름다운 사람들’ 공연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개최되었다. 이번 무대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동학의 핵심 정신인 ‘사람이 곧 하늘(人乃天)’이라는 물음을 음악으로 체감하는 자리였다.
김현성이 첫 음을 울리는 순간, 공연장은 조용히 하나의 질문으로 채워졌다.
“사람 속의 하늘은 어떻게 깨어나는가.”
절제된 조명과 담백하게 꾸며진 무대는 메시지를 더욱 선명하게 부각했다. ‘이등병의 편지’가 울려 퍼지자 객석은 각자 마음속 깊은 기억으로 이어지는 사적인 공간으로 변했고, 윤동주·이육사·한용운의 시구가 스크린에 비치며 동학의 사인여천 사상과 자연스럽게 만났다. 동학이 단순한 종교적 사상이 아니라 한국 근현대사의 정신적 뿌리임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공연 후반부에는 새로운 흐름도 더해졌다.
김현성은 포항을 알릴 신곡 ‘과메기 노래’ 발표 소식을 전하며 지역의 삶과 정체성을 담아낼 새로운 예술적 시도를 예고했다. 동학의 정신이 인간 존엄을 묻는다면, 이 노래는 포항의 바람과 바다, 그리고 그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노래하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습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관객 속으로 퍼져나갔다.
관객들의 반응은 각기 다르면서도 깊었다. 눈을 감은 노인은 오래 묻어둔 감정을 조용히 되새겼고, 청소년들은 설명하기 어려운 울림 앞에서 조용히 숨을 고르는 듯했다. 가족 단위로 온 관객들은 아이들과 함께 음악과 시가 전하는 메시지를 공유하며 공감의 시간을 만들었다. ‘아름다운 사람들’이라는 이름 그대로, 세대와 도시는 예술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이번 음악제는 동학의 인간 존엄 사상, 민족시의 항일정신, 그리고 지역의 정체성을 품은 현대적 음악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의미를 확장시키는 드문 기회였다.
‘사람이 하늘’이라는 선언은 불평등과 갈등이 여전한 오늘의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가치이며, 계속해서 묻고 답해야 할 질문임이 다시 드러났다.
공연 후 방명록에 남은 한 문장은 이 음악제가 가진 의미를 정확히 짚어냈다.
“동학혁명의 피는 오늘도 불의에 저항하는 씨앗이 됩니다.”
이는 과장이 아니다. 시대는 변했어도 인간 존엄을 지키려는 마음은 여전히 필요한 과제이며, 그 정신은 예술과 시민의 공감을 통해 다시 살아난다.
그날 덕업관은 작은 공연장이 아니라,
사람 속의 하늘을 확인하는 조용한 광장이었다.
예술은 화려한 언어 대신 이렇게 묻는다.
“지금의 우리는 우리 안의 하늘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
그리고 그 질문 옆에서, 포항의 바다와 사람을 노래할 새로운 음악이 조용히 시작되고 있었다.
사진, 허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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