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 포덕166년 2026.02.11 (수)
나는 월요일만 되면 늦잠 자는 날이라 하루 전날부터 마음이 편합니다. 전주한옥마을은 국내외 유명 관광지라 오래전부터 토요일 일요일은 쉬지 않고 근무를 합니다. 동학혁명기념관은 월요일이 되어야 쉽니다. 쉬는 날은 부지런 떨지 않으면 오전에는 어영부영 보내기 일쑤입니다. 집에서 먹고 노는 것도 의미는 있겠으나 그래도 남들처럼 관광도 가고 모임도 가야 하겠으나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도 오늘 부인과 함께 간단한 먹을거리도 챙기고, 어디로 가야 할까, 휴대폰 검색도 해봅니다. 그러다가 정읍 내장산에 눈이 와서 쌓였다는 소식을 알게 됩니다. 오늘이 2월 9일인데 무슨 눈이 왔다는 것인가, 하며 슬슬 보따리를 챙기며 차를 몰고 내장산으로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한 시간 가까이 내장산에 가까워질 때까지 눈은 보이지 않고 햇살만 내리쬐어 차 안이 더워지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내장산 입구 저수지가 가까워지자 여기저기 눈 쌓인 모습이 세상을 참으로 아름답게 빛나게 하였습니다. 어제 눈이 내리기 시작하여 오늘 오후에는 솔찬히 녹았지만 그래도 좋아 보였습니다. 차를 주차하고 천천히 걸으면서 사진도 찍고 하면서 내장산 코스 중에 그리 힘들지 않은 길을 골라 천천히 걷기 시작했습니다. 뿌드득 눈 밟는 소리가 어렸을 적 동심의 세계로 빨아들였습니다. 눈사람도 만들고 하루종일 썰매도 타고, 이제 손주들이 그러한 나이가 되어가는 것에 세월이라는 것이 그리 즐겁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내가 개띠라서 눈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부인의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게으르고 헛눈 팔던 나는 그만 뒤에 혼자 쳐지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홀로 천천히 걸으면서 나도 모르게 “내가 걷는 길은 하늘이 걷는 길이다”라고 중얼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발걸음도 가벼워지고, 마음도 상쾌해지고, 시간과 세월도 그때나 지금이나 나중이나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을, 옳거니 바로 그거야 “사람이 걷는 길은 하늘이 걷는 길입니다” 나나 너나 모두가 한울님 세상이라면, 극락과 천국도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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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윤영(선도사/동학혁명기념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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