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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드네의 실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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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드네의 실타래

진정한 진리의 실타래를 찾는 천도교종학대학원

  • 임형진
  • 등록 2025.10.08 15:03
  • 조회수 4,819
  • 댓글수 0


그리스·로마신화 속에 나오는 아리아드네의 이야기이다. 강대국이었던 크레타의 왕 미노스는 대단한 정복 군주였다. 그의 위세에 많은 그리스의 도시 국가들은 고개 숙여야 했다. 아테네 역시 굴복한 국가 중 하나였다. 미노스 왕의 아내는 매우 음탕한 여인이었다. 남편 몰래 바람을 피다가 어느 날 잘생긴 황소를 보고 반했다. 욕정을 참을 수 없는 그녀는 암소의 탈을 쓰고 그 황소와 만났다. 신화 속 이야기이니까 상상하고 들어 보자. 왕비가 임신을 하자 미노스는 매우 기뻐했지만 10달 뒤 태어난 아기는 몸은 사람인데 얼굴은 황소의 모습이었다. 충격을 받은 왕은 왕자를 ‘미노타우로스’라고 이름을 지어주고 숨겨서 키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장성한 왕자 주변의 신하들이 한 명씩 사라져 갔다. 살펴보니 왕자가 식인의 습성이 있어서 신하들을 잡아먹고 있었던 것이었다. 괴물을 키우고 있는 왕은 왕자를 깊숙한 미궁 속에 가두어 두기로 결정했다. 뛰어난 장인인 다이달로스가 동원되어 들어갈 수는 있지만 아무도 빠져나올 수는 없는 미로의 궁을 만들게 했다. 미궁이 완성되고 왕은 미노타우로스를 그 안에 넣고는 약소국가인 아테네에 해마다 선남선녀 7명씩을 바치게 해 아들의 먹이가 되도록 했다. 아테네는 어쩔 수 없이 굴욕적인 요구를 들어주어야 했다. 

 

아테네의 왕자인 테세우스는 분개해 평민 복장을 하고 7명의 남자 속에 숨어 들었다. 크레타에 도착한 인간 먹이들 속의 테세우스를 발견한 아리아드네 공주는 한눈에 반했다. 그러나 내일이면 그는 괴물의 먹이가 되기 위해 미궁 속으로 들어가야 했다. 밤새 고민에 빠진 공주는 다음 날 미궁으로 들어가는 테세우스에게 한 뭉치의 얇은 끈을 쥐여주었다. 만약에 미노타우로스를 죽이는 데 성공한다면 이 끈을 되짚고 미궁을 탈출하라는 것이었다. 자신은 밖에서 실타래를 풀어주고 있겠다고 했다. 신화는 용감한 테세우스가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실 끈을 되짚어 나옴으로써 미궁을 탈출한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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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세우스에게 실뭉치를 건네는 아리아드네 (출처:위키미디어)

 

세상은 혼자서 살아가는 것 같지만 오늘도 나는 주변에 수없이 사람들의 도움 속에서 살고 있다. 특별히 나를 이끌어 주는 천도교의 진리는 그 깊은 맛을 알면 알수록 감사함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나를 불안하게 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우리 도의 진리에 대한 해석과 설명의 차이 때문이다. 경전 해석에서부터 주문 수련법까지, 저마다 자신의 해법과 해석만이 진리라 하고 이런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의 설명에는 귀를 닫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어쩌면 천도교 하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진정한 진리의 깨달음을 인도해 줄 아리아드네의 실타래가 아닐까?

 

필자는 50대의 왕성할 때 6년간을 천도교종학대학원 원장을 역임하였다. 재직하는 동안에 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부끄럽게도 2년 과정의 커리큘럼 하나 완비한 것 말고는 내세울 만한 것이 없다. 어느덧 60대가 되어 다시 종학대학원에 돌아와 보니 그나마 행했던 나의 보잘것없는 성과에 더욱 고개 숙이게 된다. 교육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까. 지금껏 교단 밖의 학문의 세계에서만 보내왔던 삶이 여전히 부족하고 특별히 천도의 진리 앞에는 무지한 모습에 초라해지기까지 하다. 그래도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교단에 작은 기여라도 한다면 교육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변함없이 교계에는 여전히 완강한 난법들이 난무하고 고답적인 논리들이 무성하고 있다. 자신의 주장이 올바른지 그릇된 것인지에 대한 평가는 고사하고 그저 앞세우기 일쑤인 모습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어쩌다 우리 도는 이토록 깨달음을 얻은 선생님들이 많은 것인가. 진정한 선생님이라면 더욱더 겸손하게 고개 숙이고 차분히 동덕들을 대할 텐데. 분명한 사실은 우리 도는 교육의 역할이 부족했고 그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단의 유일한 교육기관이 천도교종학대학원에서 일익을 하고자 하는 입장에서 더욱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마침 준암 박인준 교령 체제하에서 천도교종학대학원은 실질적이고도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명실상부한 교육의 중심 역할을 하기로 했다. 이를 이끌 혁암 김혁태 원장은 새로운 개혁 방안을 만들어 제시하고 있다. 이제 본격적인 교단의 진리를 제대로 전수할 아리아드네의 실타래 역할을 하기로 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내년부터 원·주직 등 교역자들을 위한 특별 전문가 과정이 신설된다. 교역자들은 누구보다도 먼저 우리 도의 진리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이어야 하거늘 아쉽게도 그동안 등한시해 왔던 점을 고려할 때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실시할 수 있게 되다니 천만다행이다. 이를 위한 교단의 전폭적인 지원 역시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힌 상태이기에 본격적인 미로를 벗어날 수 있는 실타래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교역자들을 전문 교역자 교육과 함께 기존의 일반 교인 또는 시민들을 상대로 해 오던 교육 과정도 그대로 진행된다. 이전부터 실시되었던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해서 보다 체계적인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전문 교역자 과정이나 일반 과정 모두 교단의 지원으로 진행되므로 한동안 유지되었던 수익자 부담의 원칙을 사라지고 전액 무료 교육으로 실시된다. 

 

테세우스는 미노타우로스를 처치함으로써 영웅으로 등장해 헤라클레스에 버금가는 모험과 영웅담으로 오래도록 기억되는 주인공이 되었다. 그가 미로 속에서 미노타우로스를 죽였다고 해도 아리아드네의 실타래가 없었다면 그는 미궁에 갇혀서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고 영웅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 우리 역시 미궁을 벗어가 위해서는 아리아드네의 실타래가 필요하다. 

 

진리 앞에는 누구도 오만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비록 나의 수준이 높고 오랜 수련 생활을 했다고 하더라도 겸허하게 교육의 필요함을 인정해야 한다. 대신사님께서는 영남 최고의 지식인이었지만 결코 자신을 과시하거나 남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신 적은 한번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경신년 4월 5일 무극대도를 받으셨지만 내세우지 않고 다시 정진하기를 1년 2개월의 시간이 필요했다. 우리들 누구도 대신사님보다 뛰어나지 않음을 알기에 공부와 수련을 하루도 거스를 수는 없다. 천도교종학대학원이 모든 천도교인의 아리아드네의 실타래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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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암 임형진

경희대 교수

천도교종학대학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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