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10.0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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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8일 오전 10시 당진시에 위치한 손병희 선생 유허지(손병희 선생 고택, 당진대도소 복원)에서 제8회 내포동학농민혁명 승전목 전승기념제가 개최되었다.
당진시동학승전목기념사업회가 주관하고 충남동학단체협의회, 동학실천시민행동에서 주최한 이번 전승기념제는 추운 날씨에도 당진시민들이 함께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천도교 의례에 따라 심고, 청수봉전과 주문3회 병송으로 시작한 이번 행사는 동학농민혁명 전투 중 일본군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승전목전투를 기념하고 재조명하였다.
당진 손병희 선생 고택은 현존하는 유일한 동학대도소이다. 의암 손병희 성사의 가옥이기도 했으며 전봉준을 비롯한 동학군 지도부가 와해되고 해월 최시형 신사님께서 순도하신 후 동학의 지도부가 은신했던 곳이기도 했다.
지난의암 손병희 선생은 1898년 8월부터 1899년 10월까지 1년 3개월 간 이곳 수청리 모동에서 대도소를 두고 활동하였다.
2012년 지역 향토사학자와 당진시 문화재팀에서 이 사실을 고증한 바 있다.
2015년 충남개발공사의 수청2지구 도시개발 사업과 함께 북쪽 300m 지점에 위치했던 손병희 고택에 대한 보존방안이 이슈로 떠올랐고, 2017년 당진시장이 현장방문을 통하여 수청2지구 근린공원으로 고택을 이전하여 복원하는 것을 확정하였다. 2017년~2019년에 고택에 대한 정밀실측용역과 목재해체 및 보존처리사업, 실시설계를 통하여 이전 복원사업에 대한 토대를 마련하고, 2020년에 4억원의 시비를 투입하여 2021년 8월 완공되었다.
이전된 손병희 고택은 대지면적 537㎡, 건물면적 74㎡의 규모로 안채와 담장, 바깥채(주춧돌만 복원)를 복원하였다.
내포 동학, 척왜양창의 깃발을 세우다
내포 지역의 동학은 1880년대 초에 전파되고 1880년대 후반부터 급격하게 확산되었다. 1894년 5월 홍주 목사 이승우李勝宇가 부임하면서 급격히 위축되기 시작하였다. 이승우는 부임하자마자 곧바로 동학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을 시작하였고 관군을 동원하여 체포와 처형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무차별적으로 사용하였다.
이후 내포의 동학군들은 하나의 세력으로 거대화하려는 지구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내포동학군은 척왜양창의 목적에 동참하기 위해 여미벌에 총집결하여 내포동학군이라는 거대조직으로 1만 5천명의 동학도들이 봉기한다.
여미벌에서 춘암 박인호 선생을 중심으로 한 총봉기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무렵, 내포 동학군들은 한양으로부터 진압군이 내려오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였다. 드디어 10월 24일, 내포 동학군들은 경군과 일본군의 연합 부대를 맞아 현재 충남 당진시 면천면 사기소리 승전목(勝戰項, 승전곡勝戰谷, 승전우僧田隅)에서 역사적인 전투를 치르게 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승전목 전투’이다.동학군들은 미리 산 양쪽을 선점하고 매복하였으며 일본군과 경군이 진격해 오자 일차 교전하고 패전하는 척 가장하여 연합군을 골짜기 안으로 끌어들였다. 당시 방어전을 펼친 내포 동학군의 숫자는 15,000여 명으로 추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군과 경군은 자신들의 우세한 화력을 앞세워 파죽지세로 승전목 앞까지 다다랐다.
승전목 전투는 내포 동학군들에게 첫 승리로, 일본군에 대한 공포를 이겨 낼 수 있는 대승이었다. 이날의 전투는 동학군들이 일본군과 교전하여 승리한 단 두 곳 중 한 곳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일본군과 정면 전투에서 승리한 유일무이한 전투로도 알려져 있다.
전승기념제에서 승리의 역사 재조명
당진시동학농민혁명승전목기념사업회 김학로 상임이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전승기념제서 오송환 당진 시장은 축전을 통해 뜻깊은 행사를 만드신 기념사업회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리며 손병희 유허지에서 동학 정신을 기억하고 1년 3개월간 은거했던 고택을 복원하게 된 점과 고택과 승전목 모두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에 큰 의미가 있음을 느낀다고 밝혔다. 또 역사의 주인이 민중임을 널리 알리고 되새기는 소중한 시간이기를 바란다고 축전을 통해 전달하였다.
당진시동학농민혁명승전목기념사업회 한광희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129년 전 그분들이 꿈꿨던 세상, 독립운동으로 이어지고 임시정부도 만들어지고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는 깊은 뜻이 있는 동학 정신과 함께 의인, 열사, 호국영령들은 대한민국을 만들었습니다. 유구한 역사와 3.1혁명정신은 조선의 백성에게 국민이 다함께 잘 살자는 정신을 심어주었고 대동세상을 열었습니다. 당진에서 동학군이 승전한 전투, 당진 내포 동학농민혁명군 전승을 기념하고 널리 알려 민족자존의 정신을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동학의 정신을 실현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만민평등, 인내천 그 뜻을 이어 자유민주주의, 나라다운 나라가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사)상생통일충남연대 최만정 이사장은 "시천주, 사인여천의 동학정신으로 평등세상을 이루려던 동학군, 하늘을 모신 존재로서 신분타파, 보국안민의 1894년 동학 정신을 받들고 이어가야 할 것입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기념행사로는 가수 문진오의 노래공연으로 동학농민혁명과 의암 손병희 선생의 삶과 정신을 담은 곡 죽창가와 겨레의 가슴 손병희가 준비되었으며 신채원의 기념시 <첫눈-1894 승전목에서>를 발표하였다.
천도교중앙총부 박상종 교령은 축전을 통해 제 8회 승전목 전승기념제를 축하합니다. 당진 승전목은 1894년 동학혁명 당시, 일본군을 상대로 하여 크게 승리한 최초의 전승지로써 그 역사적 의의가 크다 할 것입니다. 동학혁명군의 보국안민 정신을 오늘에 되살리고자 노력하시는 당진시동학농민혁명승전목기념사업회의 무궁한 발전을 심고합니다."라고 격려와 감사의 뜻을 전했다.